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 - 미국 정신의 르네상스를 이끈 우정
하몬 스미스 지음, 서보명 옮김 / 이레 / 2005년 12월
절판


훗날 그는 <자연>이란 책으로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노라고 고백했다.-20쪽

"에머슨은 주변 사람들이 대개 자신을 모방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자신감에 찬 사람을 보면 신선함을 느꼈다."-130쪽

"헨리는 섬세하고 예리하게 자연을 관찰한다. 이런 특이한 관찰자는 독창적인 시인만큼이나 드물다."-130쪽

지적인 대화가 우정을 다져주는 것이라면, 사상이 완전히 일치되지 않는다는 느낌은 원인을 정확히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 관계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었다.-136쪽

에머슨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사'가 될 수 있는 글들을 쓰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의 집필 습관은 "별다른 연결점이 없는 수많은 주제의 글을 많이" 쓰면서 많은 분량을 "균형감과 일관성을 기준으로 줄여가는 것"이었다.-174쪽

헨리가 월든 호수로 옮긴 얼마 뒤 에머슨은 유언장을 고쳐 그 '외딴 집'의 땅을 헨리에게 상속했다.-183쪽

헨리는 월든 호숫가 오두막에서 처음 8개월을 지내는 데 필요한 생활비가 손수 일해서 번 13달러 34센트뿐이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그 중 10달러는 에머슨에게 빌린 돈이었다. (이레출판사의 월든 85쪽)-183쪽

"[소로우는] 고독을 생활을 즐기고 비사교적이고 침묵을 즐기고 남의 말을 경청하지만 자신의 말은 아끼는 게 습관이 돼 있다. 말을 해야 할 때도 침묵했다. 그러나 한 번 말문을 열면 어떤 꾸밈도 없는 단순명료한 진실이 튀어나왔다."-227쪽

어느 날 야외소풍에서, 에드워드가 넘어져 열심히 딴 허클베리를 쏟아버렸다. 소로우는 우는 아이를 껴안고 내년에 더 많은 열매를 따려면 이렇게 일부는 땅에 흩어놓아야 한다고 위로했다. "바로 이 자리에 가지가 무성해져 베리가 잔뜩 열릴거야. 그럼 그게 다 네 덕이지." 이 말에 에드워드는 곧 밝아졌다.-258쪽

<월든>은 '책의 주인공'과 '현실의 소로우'를 혼동하게 한다는 평이 있다. 소로우의 경험에 기초한 책이지만, 내용이 서술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주인공은 실제보다 더 위대한 인물이었다. 이 "헨리 소로우"는 다른 이들의 삶을 좌우하는 사회 경제제도에서 벗어난 사람, 주변상황을 통제하는 사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일상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볼 충분한 근거를 찾아내는 사람이었다. 또한 자연과 신비적인 관계를 유지해가면서도 그것을 엄밀한 눈의 과학적 관찰로 탐구해가는 자연주의자였다. -266쪽

소로우의 <월든>은 첫 일기를 쓴 1837년부터 해온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서 <콩코드 강과 메이맥 강에서의 일주일>보다 더 폭넓고 다양한 지지를 받았다. 출판사는 책이 첫 해에 738권밖에 팔리지 않아 실망했지만, 소로우는 독자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데서 용기를 얻었다. 하버드 대학의 한 학생은 당시 캠퍼스에서 자주 들리는 질문은 "소로우란 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273쪽

그는 최후의 나날을 끝없는 피로 속에서 보냈지만 끝까지 여유를 잃지 않았다. 5월 6일 소피아에게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의 마지막 장을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나슈아 어귀를 지나쳤고, 곧 새먼 부룩도 지나칠 즈음, 우리의 배를 가로막는 것은 바람밖에 없었다." 이때 그는 나직이 중얼거리듯 이야기했다.
"이제야 멋진 항해가 시작되는군."
그리고 잠시 후 숨을 거두었다.-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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