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97년 3월
절판


사람이 제도를 만들고 거기 참여하는 본래의 뜻은 이내몸에 이로움을 얻고자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제도란 한번 만들어지면 자신의 생명과 운동 원리를 가지는 까닭에 언제까지고 그 이익이 개인의 이익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특히 제도가 자기 보존의 열정에 빠져 방어 본능을 한 권리로 휘두르기 시작하면 개인엑는 치명적인 억압 장치로 변질되기도 한다.-70쪽

"집안에 만권의 책이 있으면 문창성(文昌星)이 비치어 귀한 자손이 나고 대대로 글이 끊어지지 않는다 한다."-97쪽

하루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해가 지는 것이 세상의 끝이다. 그러나 긴 세월을 자기 것으로 품은 사람에게는 내일의 시작이다.-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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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네즈 -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전혜성 지음 / 문학동네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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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엄마의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
잔소리은행처럼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나에 대한 걱정거리들을 듣고 싶지 않아서인데,
전화를 안 받는 일이 반나절만 계속되면, 엄마 표현을 빌려 나는 정말 "쌀쌀맞은 년"이 되고 만다. 
참 이상하게도, 언니나 남동생에게는 물론 그 어떤 타인에게도 욕을 전혀 하지 않는 분인데
나한테는 "~ 하는 년" 이란 욕을 욕같지도 않게 종종 하는 엄마.
그러나 사실은 나처럼 고집 세고 못된 딸한테만 하는 애정표현이란 걸 나도 알고 있다.
언니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정말 착한 딸이니까 욕먹을 일도 없고.

<마요네즈>는 그런 책이다.
애증의 모녀관계.
제일 좋은 친구였다가도 기분 안 좋을 땐 있는 성질을 다 부리고,
그랬다가도 밥상머리에 앉으면 기분이 풀려 버리는.

그런데 갑자기 드는 궁금증.
우리나라 출판가에서 종종 상종가를 치는 <아버지>나 <마요네즈>나 <엄마를 부탁해> 같은 책
미국에서도 통할까? 이건 대한민국의 정서에만 맞는 장르(?)일까?
아는 미국인한테 물어보고 싶은데 아는 미국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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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네즈 -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전혜성 지음 / 문학동네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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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이 들끓을 땐, 손을 덴다. 살의가 치받치면, 살을 벤다. 산란할 땐, 언제나 무언가 깨어진다.-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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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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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언제나 대부분,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19번 <파리대왕>은 정말 아니올씨다.
물론, 책을 사기 전 알라딘에서 땡스투 적립금을 타먹기 위해 먼저 읽은 이들의 리뷰를 꼼꼼하게 읽으면서
번역의 상태가 심히 메롱스럽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정말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거다.
마치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영어 숙제로 해석 열 번씩 해갔던 딱 고 정도의 국어실력이랄까.
의역이 아니라 완전 직역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옛날스러운 말투는 또 어떻고.

몇 가지 짚어 보자면,

먼저, "야코가 죽은 것이다."
엥? 야코? 처음엔 야코라는 애가 죽은 건가 했는데, 이 단어 진짜 오랜만에 들어본다.
정확하게는 콧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데 정말 옛날 영화에서나 한번씩 들어봤던 단어.
그냥 "기가 죽었다" 라고 해도 되지 않나? 굳이 옛날 속어를 써야 돼? 나 이 책 헌책방에서 산 것도 아닌데?
뒷부분에는 "치도곤을 놔주었어." "귀쌈을 질러박았어." 같은 문장도 있다.
"그 녀석들이 나를 소경으로 만들었어." 라는 문장도.
여기 주인공들 분명히 아저씨가 아니라 소년들인데. 헐.

그리고 "I am..." 이라고 시작되는 문장은 "나는..." 이라고 꼭꼭 직역해 주기.
"나는 계속했어. 나머지는 내가 보낸 거야. 그러나 나는 사냥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나는...."
그래. 나도 중1 때 이랬었지. 나는 학교에 갑니다. 나는 친구를 만납니다. 나는 밥을 먹습니다. 나는 학생입니다....

한 술 더 떠,
잘 모르는 단어는 영어단어 그대로 써놓고 밑에 각주를 달아놓기.
"분홍색의 표석이 뒤죽박죽 굴러 있고 그 위로는 사탕을 입힌 것처럼 구아노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응? 구아노? 구아노가 뭐길래 다닥다닥 붙어 있나 의문스러운데 마침 각주가 달려 있다.
---해조의 똥이 쌓여서 굳어진 것으로 비료로 쓰이는 경우도 있음.
에잇, 뭐야. 그럼 그냥 "해조류의 똥이 굳은 채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다 읽고 나서 용산역 뿌리서점에 갔다가 <파리대왕>을 발견했는데 심각하게 다시 사서 읽을까 고민했을 정도.
제대로 된 번역으로 읽었다면 2배 정도는 더 재미있었을지도 몰라.
 






 

 

 

 

 

 

 

 

 

못난 번역 핑계로 나는 9월 16일부터 홀로 내팽개쳐진 채 <파리대왕>을 읽기 시작했는데, 

 






 

 

 

 

 

 

 

  

  

10월 8일에 M양을 만나 홍대 바이은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핸드백엔 이 책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내 핸드백 안을 흘깃 보더니 요즘엔 무슨 책을 읽냐고 물어보는 M.
꺼내서 번역이 메롱스럽다 어쩐다 흉을 보는데
혹시 파리대왕이 프랑스 파리의 왕 이야기냐고 너무나도 조심스레 묻는 M!
안 그래도 M의 별명이 '로마 출신 파리지엔느'이기 때문에 당연히 농담으로 받아들였는데
정말로 정색을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창피 당할까봐 너한테 살짝 물어보는 거라는 수줍은 고백!!!
ㅋㅋㅋㅋㅋㅋ 완전 웃겨서 커피가 코로 들어갈 뻔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는 M 앞에서 무라카미의 신작 1Q84를 '아이큐 팔십사'라고 읽은 사람인 걸.
어쩜 이리도 끼리끼리인지. ㅋㅋ

그나저나 바이은 커피는 언제 먹어도 최고!
직접 만든 베이글도 먹어봐야 하는데 항상 배가 부른 상태로 가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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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사람아, 그냥 갈 수 없잖아
사석원 지음 / 푸른숲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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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사람아, 그냥 갈 수 없잖아>는 정말로 내 스타일의 술 이야기.
그냥 술집이 아니라 이제는 사라져가는 '대폿집' 이야기들이다.
거기에 호쾌한 그림까지 곁들여지니 침이 쥬르르~ 술이 저절로 땡기는 책.
전국소주기행을 갈까 했는데, 약간 궤도를 틀어서 전국막걸리기행으로 해도 괜찮겠다.
요즘 세계의 음주문화에 대해 공부할 일도 생겼는데, 이건 '본 공부' 전의 가벼운 '스타터'용으로 아주 굿.

그나저나 요즘 정말로 막걸리가 마시고 싶은데
가족을 제외한 지인들 대부분이 막걸리는 물론 술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대구머리조림이 그렇게 맛있다는 인사동의 '남원집'에 가보고 싶은데... (아직 남아있겠지요?)
북한 막걸리인 대봉막걸리도 먹고 싶고.

먹고 싶은 게 많아 큰일인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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