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미치다 - 썸과 애니가 여행천국, 뉴욕에서 띄운 99통의 편지 매드 포 여행서 시리즈
김랑.정령 지음 / 조선일보생활미디어 / 2007년 4월
절판


영화 <연애사진>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이 꼭 아름다워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때로 외로울 수도 잔인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이 도시를 닮은 대사입니다.-22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우스트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장바구니담기


(각주 中)
발바닥이 간지러운 곳을 파보면 보물이 나온다는 미신이 있다. (!!!)-28쪽

밤길을 가는 어떤 나그네는
저 달무리를 공기의 현상이라 불렀다지.
우리 정령들은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데,
그게 유일하게 올바른 생각일 거야.
저건 분명 비둘기란 말이다.
내 딸이 조개수레를 타고 올 때,
예부터 익혀온 독특한 방법으로
기이하게 날면서 인도하는 것이지.-197쪽

젊은이라도 신임을 얻게 되면,
아무도 모르는 새 어른으로 성장하는 법입니다.-32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인 조르바 Mr. Know 세계문학 5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6년 2월
절판


내가 산투리를 칠 때는 당신이 말을 걸어도 좋습니다만, 내게 들리지는 않아요. 들린다고 해도 대답을 못 해요. 해봐야 소용없어요. 안 되니까...-21쪽

바다, 가을의 따사로움, 빛에 씻긴 섬, 영원한 나신 그리스 위에 투명한 너울처럼 내리는 상쾌한 비. 나는 생각했다. 죽기 전에 에게 해를 여해할 행운을 누리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고.-26쪽

아프라키 인들이 왜 뱀을 섬기는가? 뱀이 온몸을 땅에 붙이고 있어서 대지의 비밀을 더 잘 알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 뱀은 배로, 꼬리로, 그리고 머리로 대지의 비밀을 안다. 뱀은 늘 어머니 대지와 접촉하고 동거한다. 조르바의 경우도 이와 같다. 우리들 교육받은 자들이 오히려 공중을 나는 새들처럼 골이 빈 것들일 뿐......-100쪽

그는 다시 불 속에서 알밤 몇 개를 꺼내어 껍질을 깠고 우리는 잔을 부딪쳤다. 우리는 꽤 오랫동안 마시면서 큼직한 토끼 두 마리처럼 오독오독 밤을 씹어 먹었다.-125쪽

확대경으로 음료수를 들여다보면 (언젠가 기술자 하나가 가르쳐 줍디다) 물에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쬐끄만 벌레가 우글거린답니다. 보고는 못 마시지... 안 마시면 목이 마르지... 두목, 확대경을 부숴 버려요. 그럼 벌레도 사라지고, 물도 마실 수 있고, 정신이 번쩍 들고!-185쪽

사면을 내려가면서 조르바가 돌멩이를 걷어차자 돌멩이는 아래로 굴러 내려갔다. 조르바는 그런 놀라운 광경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걸음을 멈추고 돌멩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나를 돌아다보았다. 나는 그의 시선에서 가벼운 놀라움을 읽을 수 있었다.
"두목, 봤어요?"
"......"
"사면에서 돌멩이는 다시 생명을 얻습니다." -212쪽

조르바, 돋보기로 태양 광선을 한 곳에다 집중시키면 어떻게 되는 줄 아시지요? 그곳엔 불이 붙지 않아요? 왜? 태양열이 분산되지 않고 바로 그 지점에만 모이거든. 우리들의 정신도 이와 같아요. 정신을 한 곳. 오직 한 곳에만 집중시키면 당신도 그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지요. 알아듣겠어요, 조르바?-284쪽

늘 그렇듯이 잠이 나를 이겼다. 죽음 역시 나를 이기리라고 생각하며 나는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384쪽

인간이란 참 묘한 기계지요. 속에다 빵, 포도주, 물고기, 홍당무 같은 걸 채워 주면 그게 한숨이니 웃음이니 꿈이 되어 나오거든요. -393쪽

부인이 숨을 거둔 방에는 침대도 트렁크도 의자도 없었다. 방 한구석에 뒤축이 닳고 빨간 뽕뽕 방울이 달린 슬리퍼 한 짝이 있을 뿐이었다. 슬리퍼는 여전히 주인의 발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보다 더 충직한 슬리퍼는 발에게 푸대접을 받았으나 사랑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었다.-42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구판절판


우리는 말하는 사람이 결국은 언제나 제 일인칭이라는 사실을 흔히 잊어버린다. 만약 나 자신에 대해서만큼 내가 잘 아는 다름 사람이 있다면 내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불행히도 나는 경험이 부족한 탓에 '나'라는 주제로 한정되게 되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는 다른 모든 저자들에게도 남의 생활에 대하여 주워들은 이야기만을 하지 말고 자기 인생에 대한 소박하고 성실한 이야기를 해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먼 타향에서 자기 친지들에게 보냄직한 그런 이야기 말인데, 사실 그가 성실하게 살았다면 그것은 먼 타향에서나 가능했을 터이니 말이다.-10쪽

(주석 中)
아르카디아 - 고대 그리스인들의 이상향으로 소박한 전원 풍경을 가진, 끝없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된 곳. '아르카디아에 갔을 때'는 하나의 문학적 표현이다.-83쪽

왜냐하면 속담에도 있듯이 사람이 한가하면 악마가 일거릴르 찾아주니 말이다.-104쪽

변질된 선행에서 풍기는 악취처럼 고약한 냄새는 없다. 그것은 인간의 썩은 고기요, 신의 썩은 고기이다.-106쪽

처음 일주일 동안은 호수를 바라볼 때마다 그것이 마치 산허리에 자리잡은 산상 호수인 것처럼 느껴졌으며, 호수의 바닥이 다른 호수의 수면보다 훨씬 높은 것 같은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호수는 안개의 잠옷을 벗고 여기저기서 저 부드러운 잔물결이나 잔잔한 수면이 점차 모습을 드러냈으며, 안개는 무슨 밤의 비밀회의를 막 끝낸 유령들처럼 살금살금 숲의 사방으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이슬마저도, 산허리에서 그러듯이 여느 곳보다 더 늦게까지 나뭇잎에 맺혀 있는 것 같았다.-124쪽

근처에 물이 있으며 좋다. 땅에 부력을 주어 땅을 띄워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은 우물이라도 하나의 가치는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땅이 대륙이 아니라 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125쪽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여러분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두지 말라. 백만 대신에 다섯이나 여섯까지만 셀 것이며, 계산은 엄지손톱에 할 수 있도록 하라.-132쪽

뉴스가 도대체 무엇인가? 그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는 것을 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137쪽

자장가를 듣듯이 심심풀이로 하는 독서는 우리의 지적 기능들을 잠재우는 독서이며 따라서 참다운 독서라고 할 수 없다. 발돋움하고 서듯이 하는 독서, 우리가 가장 또렷또렷하게 깨어 있는 시간들을 바치는 독서만이 참다운 독서인 것이다. -150쪽

이 화차에 실려가는 찢어진 돛들은 재생되어 책으로 인쇄되겠지만, 그보다는 지금 이대로가 읽기도 쉽고 내용도 재미있다. 이 돛들이 겪은 폭풍우의 역사를 이 찢어진 자국들만큼 생생하게 그려낼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것들은 더 이상 고칠 필요가 없이 바로 인쇄에 들어갈 수 있는 교정쇄인 것이다.-172쪽

올빼미 우는 소리를 가까이서 들으면 자연의 소리 가운데 가장 우울한 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자연의 여신이 죽어가는 인간의 신음소리를 올빼미 소리로 형상화시켜서 자신의 합창단 가운데 영구히 집어넣은 것 같다. -180쪽

아, 아침 공기! 만약 사람들이 하루의 원천인 새벽에 이 아침 공기를 마시려들지 않는다면, 그것을 병에 담아 가게에서 팔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아침 시간에 대한 예매권을 잃어버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아침 공기는 아무리 차가운 지하실에 넣어둔다 해도 정오까지 견디지 못하고 그 전에 벌써 병마개를 밀어젖히고 새벽의 여신을 따라 서쪽으로 날아가 버릴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199쪽

내 방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둘은 우정을 위한 것이며 셋은 사교를 위한 것이다.-200쪽

마침내 나는 줄을 당기기 시작한다. 한손 한손으로 천천히 줄을 감아올리면 뿔이 난 메기 한 마리가 끽끽거리며 몸을 비틀면서 물밖으로 끌려 나온다. 깜깜한 밤에, 특히 나의 생각이 다른 천체들의 방대하고 우주생성론적인 문제 주위를 방황하고 있을 때, 고기가 낚싯밥을 무는 가벼운 충격을 느끼면서 몽상에서 깨어나 자연과 다시 연결이 되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체험이었다. 이제 나는 공기보다 더 진할 것 같지 않은 아래쪽의 물속은 물론 위쪽의 하늘로도 낚싯줄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리하여 나는 낚시 한 개로 두 마리의 물고기를 낚았던 것이다.-252쪽

월든 호수의 경치는 그 규모가 수수하며 매우 아름답기는 하나 웅장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자주 와본 사람이나 그 호숫가에 살아본 사람이 아니면 깊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이 호수는 너무나 깊고 맑기 때문에 자세하게 묘사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호수는 길이가 반 마일에다 둘레의 길이가 1 3/4마일에 이르는 맑고 싶은 초록빛의 우물이며 61에이커 반쯤 되는 넓이를 가지고 있다.-253쪽

월든 호수는 똑같은 관측 지점에서 보더라도 어떤 때는 청색으로 어떤 때는 초록색으로 보인다. 하늘과 땅 사이에 놓인 이 호수는 양쪽의 색깔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언덕 위에서 보면 호수는 하늘의 색을 반영하고 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모래가 보이는 호숫가의 물은 누런 색조를 띠고 있으며, 조금 더 깊은 곳은 엷은 녹색, 그러고는 점차로 색이 진해져서 호수의 중심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물은 한결같이 짙은 초록색이다. 빛의 상태에 따라서는 언덕 위에서 보더라도 호숫가 근처의 물이 선명한 초록색일 때가 있다.-254쪽

호수의 이름은, '새프로월든' 같은 영국이 지명에서 온 것이 아니라면, 원래부터 '월드인폰드', 즉 '담으로 둘러싸인 호수'라고 불린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263쪽

호수는 하나의 경관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표정이 풍부한 지형이다. 그것은 대지의 눈이다. 그 눈을 들여다보면서 사람은 자기 본성의 깊이를 잰다. 호숫가를 따라 자라는 나무들은 눈의 가장자리에 난 가냘픈 속눈썹이며, 그 주위에 있는 우거진 숲과 낭떠러지들은 굵직한 눈썹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268쪽

9월이나 10월의 이런 날 월든 호수는 완벽한 숲의 거울이 된다. 그 거울의 가장자리를 장식한 돌들은 내 눈에는 보석 이상으로 귀하게 보인다. 지구의 표면에서 호수처럼 아름답고 순수하면서 커다란 것은 없으리라. 하늘의 물. 그것은 울타리가 필요 없다. 수많은 민족들이 오고갔지만 그것을 더럽히지는 못했다. 그것은 돌로 깰 수 없는 거울이다. 그 거울의 수은은 영원히 닳아 없어지지 않으며, 그것의 도금을 자연은 늘 손질해준다. 어떤 폭풍이나 먼지도 그 깨끗한 표면을 흐리게 할 수는 없다. 호수의 거울에 나타난 불순물은 그 속에 가라앉거나 태양의 아지랑이 같은 솔이, 그 너무나도 가벼운 마른걸레가 쓸어주고 털어준다. 이 호수의 거울에는 입김 자국이 남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입김을 구름으로 만들어 하늘로 띄워 올리는데, 그 구름은 호수의 가슴에 다시 그 모습이 비친다. -271쪽

10월 하순경 된서리가 내리면 소금쟁이와 물매암이는 마침내 자취를 감 춘다. 그때부터 11월 말까지 평온한 날에는 호수의 표면에 파문을 일으킬 만한 것이라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11월의 어느 오후였다. 며칠 동안 계속되던 비바람이 그치고 평온이 다시 왔지만 하늘은 아직도 구름이 잔뜩 끼고 공기는 엷은 안개로 가득했다. 호수가 너무 잔잔했기 때문에 수면을 구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수면은 이제 10월의 화려한 색들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의 어두운 11월의 색깔을 반영하고 있었다.-272쪽

시 한 줄을 장식하기 위하여
꿈을 꾼 것이 아니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나는 나의 호수의 돌 깔린 기슭이며
그 위를 스쳐가는 산들바람이다.
내 손바닥에는
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으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내 생각 드높은 곳에 떠 있다.-277-278쪽

이 호수를 '신의 안약'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 사람이 있다.-278쪽

나는 철둑길을 걸을 때면 내 그림자 주위에 후광이 생기는 것을 보고 늘 신기하게 생각했으며, 어쩌면 내가 선책된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일지 모른다는 공상을 해보기도 했다. 나를 찾아온 사람 하나는 자기 앞을 걸어가던 어떤 아일랜드 사람들의 그림자에는 후광이 없었으며 오직 이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만이 그런 특징이 있노라고 단언하기도 했다.-291쪽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산토끼는 어린아이처럼 운다고 했다.-306쪽

곤충학자들이 논한 다음과 같은 사실은 의미심장하다고 하겠다. 커비와 스펜스는 자신들의 저서에서 "완전한 상태에 있는 어떤 곤충들은 소화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관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규정짓기를, "일반적으로 이 상태에 놓인 거의 모든 곤충들은 유충 상태에 있을 때보다 훨씬 적은 음식을 먹는다"고 했다. 또 "식욕이 왕성한 배추벌레가 나비가 되고, 식욕이 왕성한 구더기가 파리가 되어서는" 한두 방울의 꿀이나 그 밖의 단물로 만족한다는 것이다.-309쪽

시인은 날개 달린 말과 더불어 날개 달린 고양이를 키우는 게 제격이 아니겠는가?-336쪽

우물을 덮는다는 것, 세상에 그것처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우물을 덮을 때 아마 그 집 사람들의 눈에서는 눈물의 샘이 터졌으리라.-377쪽

(올빼미는 고양이의 날개 달린 사촌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381쪽

숲 속을 거닐다 보면 갑자기 들꿩이 날개를 급히 치며 도망치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그때 주위의 나뭇가지와 잎사귀에 쌓인 눈이 마치 체로 쳐낸 황금 가루처럼 햇빛 속에 쏟아져 내렸다.-396쪽

퍼치는 유충을 삼키고, 강꼬치고기는 퍼치를 삼키며, 낚시꾼은 강꼬치고기를 삼킨다. 이리하여 자연의 각 단계 사이에 있는 틈이 메워지는 것이다.-408쪽

물 밖으로 잡혀 나온 강꼬치고기는 마치 천명을 다하지 못하고 하늘의 엷은 공기로 옮겨가는 인간처럼 몇 번 몸부림치고는 물속에서의 삶을 단념해버린다.-409쪽

"봄비의 부름을 받고 풀들은 처음으로 싹튼다."하고 어느 옛사람은 말했지만, 언덕마다 풀들이 봄 불처럼 타오르는 모습이 마치 대지가 돌아오는 태양을 맞기 위해 내부의 열을 발산하는 것만 같다. 그 불길의 색깔은 붉은색이 아니고 초록색이다.-442쪽

나는 경험에 의하여 적어도 다음과 같은 것을 배웠다. 즉 사람이 자기 꿈의 방향으로 자신 있게 나아가며, 자기가 그리던 바의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는 보통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성공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때 그는 과거를 뒤로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을 것이다. 새롭고 보편적이며 보다 자유로운 법칙이 그의 주변과 내부에 확립되기 시작할 것이다.-461쪽

뼈 가까이에 있는 살이 맛있듯이 뼈 가까이의 검소한 생활도 멋진 것이다.-470쪽

즉 처음엔 코네티컷 주, 다음에는 매사추세츠 주 어느 농가의 부엌에 60년 동안이나 놓여 있던 사과나무로 만들어진 오래된 식탁의 마른 판자에서 아름답고 생명력이 넘치는 곤충이 나왔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 곤충이 자리잡고 있던 곳의 바깥쪽으로 겹쳐 있는 나이테의 수를 세어본즉, 그보다도 여러 해 전 그 나무가 살아 있을 때에 깐 알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었다. 아마 커피 주전자가 끓는 열에 의해 부화되었겠지만 그 곤충이 밖으로 나오려고 판자를 갉아먹는 소리가 여러 주일 전부터 들렸다는 것이다.-476쪽

태양은 단지 아침에 뜨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47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3월
장바구니담기


뉴욕은 무진장한 공간, 끝없이 걸을 수 있는 미궁이었다. 아무리 멀리까지 걸어도, 근처에 있는 구역과 거리들을 아무리 잘 알게 되어도, 그 도시는 언제나 그에게 길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 주었다. 시내에서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서까지도.

<유리의 도시>-10쪽

전화는 그가 마음에 들어 하는 물건이 아니어서 그는 몇 번인가 전화를 없앨 생각까지 했었다. 싫은 것 중에서도 제일 싫은 것은 전화가 부리는 횡포였다. 전화는 그의 뜻과는 상관없이 하던 일을 중단시킬 뿐 아니라 결국은 그 명령에 굴복하게 하는 힘까지 가지고 있었다.

<유리의 도시>-19쪽

전에 어디선가 눈은 얼굴에서 절대로 변하지 않는 유일한 부분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서였다. 유년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눈은 그대로 남는다.

<유리의 도시>-88쪽

글을 쓰느 건 혼자 하는 일이니까요. 그게 삶을 다 차지하죠. 어떻게 본다면 작가에게는 자기의 삶이 없다고도 할 수 있어요. 설령 있다고 해도 실제로는 없는 거죠.

<유령들>-270쪽

파리의 하늘은 나름의 법칙이 있어서 밑에 있는 도시와는 상관없이 움직였다. 지상의 건물들이 대지에 단단히 들러붙은 견고하고 파괴될 수 없는 고체라면, 하늘은 광대무변하고 끊임없이 요동치는 무정형의 유체였다.

<잠겨 있는 방>-43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