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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money story : 돈 쓰는 방법

현재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간에 사람은 누구나 돈을 쓴다. 돈의 규모나 내용은 다 다른겠지만 어찌되었건 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난 이상 돈을 쓰지 않고 살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간혹 산속에서 혼자 자급자족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이들은 극히 소수자들이다.) 돈을 모을 필요가 없거나 모으지 않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모으는것 만큼이나 신경을 써야 한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잘 써야지 잘 모을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한때 소비의 여왕이라 부를 만 했다. 많은 금액을 소비했다기 보다 내가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의 100%를 소비했으니까 말이다. 빚은 쉽게 생각하면 이 100%를 초과해서 101%가 되어버리면 생기는 것이다. 빚을 진 이유는 모으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소비가 잘못 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현재 재정상태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사람도 있겠지만 소비가 벌어들이는 금액을 초과해서 빚을 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적금통장을 만들어서 다달이 돈을 붓는것도, 종자돈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을 해서 돈을 굴리는것도 아니다. 당장의 소비 습관을 체크하고 줄일수 있는 가능한의 지출을 줄여서 빨리 빚을 청산하는 일이다. 알다시피 돈을 모은다는 것은 적어도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의 상태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나는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을 저금한다. 하지만 분명 나도 소비를 한다. 만약 소비를 하나도 하지 않고 사는 방법이 있다면 나도 그 방법을 쓰겠지만 현재로써는 소비를 하지 않는건 가능성이 없는 얘기이다. 그리고 소비를 전혀 하지 않고 그저 모으기만 한다면 그것도 참 불행할것 같다. 돈을 모은다는 것은 죽을때 무덤에 함께 싸가지고 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 돈에 대해 좀 더 편해지고자 모으는 것이니까 말이다. 돈에 대해 편해진다는 것은 돈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인데 돈 걱정을 하지 않는것은 곧 소비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인 것이다. 그러니까 돈을 모으는 것도 결국은 소비를 위해 모으는 것이다. 죽어서도 돈이 필요하다면 살아있을때 다 써버리면 안되겠지만 나는 아직까지 죽을때 돈을 싸들고 갔고 그 돈을 썼다는 사람의 얘기를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를 하면 좀 더 잘 할수 있으며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여서 돈에 대해 편해지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까? 대단한 노하우는 아니지만 그동안 내가 살아온 방법을 적어보기로 하겠다.

1. 한달의 소비 계획을 세워라.

보통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한달을 주기로 월급을 받고 소비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과금도 한달 기준으로 매겨지고 말이다. 따라서 한달의 소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엉망으로 산다면 1년의 소비 계획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먼저 수입 금액을 정확하게 알고 거기에 얼마의 돈을 쓸 것인가를 정한다. 그런다음 세부 항목의 돈을 나눈다. 각종 세금과 공가금은 얼마가 나갈 것인지. 그리고 식비는 얼마가 들 것인지 또 문화생활비는 얼마나 들 것인지 등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돈을 배분해야 한다. 가계부를 아무리 꼼꼼하게 적는다고 하더라도 써야 할 돈이 정해져있지 않는다면 가계부를 쓰는 것 자체만으로 소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강제로라도 예산을 편성해놓고 써야지 정해진 금액을 쓸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다가 조금 줄여도 되겠다 싶으면 예산을 짤때 미리 조금씩 줄여놓으면 된다. 계속 반복해서 하는 말이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살게 되어있는게 인간이다. 나는 이 금액 이하로는 죽어도 못살아 같은건 없다. 얼마전에 어떤 프로그램을 보니까 부모가 없는 여고생이 한달 생활비로 6만원을 쓴다고 했다. 아무리 아껴쓰는 내 기준에서도 저 돈으로 살 수 있을까 싶지만 그녀는 살고 있었다. 6만원으로 장도 보고 학교 차비도 한다고 했다. 가계부를 백날 써봐야 소용없다. 만약 소비를 줄이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런다고 해서 씀씀이가 줄지는 않을 것이다. 날마다 콩나물 500원 오이 700원 한다고 해서 다음달 쓰는 생활비가 줄꺼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쓸돈을 미리 정해놓고 써야 돈이 준다. 여태 생활비를 30만원을 쓴 사람이 있다고 치자. 다음달 생활비를 29만원으로 정해놓고 더이상 돈을 찾지 않는다면 그달은 29만원으로 살아 낸 것을 발견할 것이다.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이렇게 한 다음 29만원에서 한 25만원 쯤으로 줄이고 싶을때 한달의 소비 내역을 파악해서 불필요한 부분에 대한 계산을 하고 25만원으로 줄여도 괜찮을 것인가를 파악할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10만원씩 퍽퍽 줄이면 이내 나가 떨어지니까 얼마이상씩 줄일때는 반드시 가계부를 보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는 생각으로 금액을 줄여 나가야 한다. 이건 쓰면서 줄이는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한달 생활비를 떼어놓을때 줄여서 떼어놔야 한다.)

2. 통신요금(핸드폰 요금) 줄이기

통신수단이 집전화와 공중전화 뿐이었을때는 보통 4인가족 기준으로 전화요금이 3만원 정도가 나왔다. 그러다가 삐삐가 생기면서 전화요금 3만원에 식구 4명이 모두 가지고 있다고 칠 경우 기본요금 만원씩 해서 7만원 정도가 나왔다. 지금은 핸드폰이 보급이 되었고 삐삐는 사라졌는데 한 사람당 보통 3-4만원의 요금이 나온다고 쳤을 경우 통신비만 17만원의 지출금액이 나오게 된다. 물론 물가도 오르고 다 올랐지만 월수입이 그만큼 늘었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1년에 월급이 오르는 액수는 정말 눈에 띄지도 않을 지경이다.

핸드폰 요금은 분명 과하게 책정이 되어있다. 휴대전화가 별로 없었던 시절이면 모르겠지만 너도나도 다 가지고 있는데도 10초에 최하 9원에서 많게는 40원까지 받는건 정말 도둑놈 심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동통신 3사에서 가격을 줄일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그걸로 그들은 무지하게 돈을 벌었으니까. 내 친구가 이동통신사에서 근무를 해서 아는데 그들은 새로운 상품. 소비자의 입장에서 싸다 싶은 상품을 개발하지만 워낙 교묘해서 자기네들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거나 오히려 소비자가 더 쓰도록 만든다고 했다. (실제로 그들은 할인을 많이 해 주는데 소비를 해야 할인을 해 주므로 결과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상품 하나를 등록하므로써 지출이 또 생기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다면 이동통신사만 탓하면서 한달에 3-4만원 혹은 그 이상의 요금을 줘야할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휴대전화를 없앨수는 없겠지만 사업을 하지 않는 한. 그리고 자기가 하는 일에 핸드폰이 필요하지 않는 한 기본요금 정도로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 핸드폰 요금을 솔직하게 밝히자면 저번 9월에는 13,000원 정도가 나왔다. 어떻게 이렇게 나왔냐면 우선 내가 가입한 K통신사에서 가장 저렴한 기본료를 선택했는데 (12,500원) 한달에 10분간 무료통화가 되고 문자는 20건이 무료이다. 물론 나는 그걸 알뜰하게 다 챙겨썼다. 단 시간대마다 요금이 다 다른데 나는 아침 8시부터 밤9시까지는 10초당 39원이고 그 이외의 시간은 10초당 9원이다. 당연히 휴대전화는 밤 9시가 되어야 쓰고 그 전에는 주로 회사 전화를 썼다. 문자는 좀 많이 쓰는 편이라서 핸드폰으로 무료가 되는 20건을 쓰고 나머지는 네이트온에 가입을 해서 한달에 100건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네이트를 가입하면 되는데 S이동통신사 사용자만 가능하다. 내 경우 K이동통신이므로 내 친구의 이름으로 등록을 해서 쓰고 있다.) 거기다 장기고객 할인이라고 해서 한 2천원 정도 할인이 되고 핸드폰으로 TV를 보거나 동영상을 주고 받고 이메일을 확인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이건 거의 돈지랄 수준으로 요금이 부과된다.) 좀 아껴쓰긴 했지만 필요할때 핸드폰을 썼고 문자도 보내고 했지만 내 핸드폰 요금은 왠만하면 15,000원을 넘기지 않는다. 매월 생각없이 통장에서 3-4만원씩 많게는 6만원씩 빠져 나가던 핸드폰 요금이었는데 막상 줄여보니 반 이상 줄일수가 있었다. 아주 급한일이 아니면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해도 요금을 생각해서 할인되는 시간대에 전화를 하고 간단하게 통화를 끝낸다면 충분하게 가능한 일이다. (오래 수다를 떨고 싶을때는 집전화를 이용해서 수다를 떠는게 좋다. 핸드폰과는 비교도 안되게 싸니까 말이다.)

그냥 114 전화해서 안내 언니가 권하는대로 아무 요금이나 쓰지 말고 꼭 이동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귀찮더라도 요금제도를 일일이 확인해서 맞는걸 찾아쓰기 바란다. 또 요새는 세월이 좋아져서 각 통신사 홈페이지에서는 통화 시간대등의 간단한 설문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게 나올만한 요금을 시뮬레이션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할인과 비 할인 요금의 격차가 점점 많아지고 있으내 (최대 4배) 꼭 그 시간들을 잘 확인하길 바란다. 자기가 오전에 통화를 많이 하는지 오후에 통화를 많이 하는지도 꼼꼼하게 챙겨서 요금을 정한다면 아무생각 없이 그냥 맘에 드는 요금제를 선택했을때 보다 단 몇천원이라도 핸드폰 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핸드폰을 없앨수는 없다. 그렇다면 최대한 아껴쓰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답이 없다. 알다시피 핸드폰은 24시간 사람들과 나를 연결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급한 일이거나 비상시에 빛을 발휘하는 물건이다. 그런데 이걸로 TV보고 이메일 보내고 수다떨고 하겠다면 당신은 돈이 아주 많거나 아니면 돈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이다. 줄여보면 알겠지만 핸드폰 요금이 가장 쉽고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 소비 품목이다. 아직 자기 요금을 기본요금이 얼마 이외에는 아는게 없다면 당장 해당 통신사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살펴보길 바란다. 그렇게 꼼꼼하게 체크하고 아꼈는데도 단 백원도 통신요금이 안줄면 나한테 연락하길 바란다.

3. 할인에 혹하지 말자.

사람들은 할인을 해 준다고 하면 대번에 혹한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1,000원에 팔던 물건을 반값인 500원에 모신다는 방송이 나오기라도 하면 아줌마들은 전속력으로 달리고 이내 그 물건을 파는 장소는 아수라장이 된다. 그렇다면 그 모든 사람들이 그 물건이 꼭 필요했을까? 그 물건이 오이라고 치자. 오늘 가자미 구이와 된장찌게를 끓여먹을 예정이었던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주부에게는 당장 오이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 가자미의 물을 보고 있는데 저 방송을 듣자마자 미친듯 달려가서 오이를 샀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 사람은 500원을 절약한 것일까? 아니다. 분명 500원을 낭비한 것이다. 왜냐면 처음부터 오이를 살 생각도 없었고 오늘 오이가 필요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놔 두면 언젠가는 먹는다고? 맞다. 그렇긴 하다. 그런데 이게 오이 하나로 끝나지 않고 온갖 품목에 다 해당이 된다면? 언젠가는 쓰겠지 하면서 사는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된다. 소비도 강제로 줄이면 줄여지듯 사야할 물건들도 정말 필요할때 사면 줄어들게 되어있다. 미리 사 놓을 필요는 전혀 없다. 내일 당장 전쟁이 일어날것도 아닌데 마트에 가 보면 카트기가 터지라고 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보기에는 낭비다. 비록 할인을 해서 싸게 산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좀 오래된 할인점과 새로생긴 할인점을 비교하면 같은 메이커의 할인점이라도 카트기의 크기가 다르다. 요즘 가장 흔하게 쓰는 크기의 카트기도 더 큰 크기로 늘이는게 검토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장을 예전보다 더 많이 본다는 증거다. 그럼 요즘 사람들이 옛날 사람보다 더 먹나? 아니다. 전부 할인에 미쳐서이다. 마트는 알다시피 상품을 큰 사이즈로 판다. 만두 200g은 1천원이지만 200g은 1,800원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걸 산다. 그런데 내가 살아본 결과 자주 먹는게 아니라면 괜히 쓸데없이 싸다고 큰 품목을 사 놓을 필요가 없다. 어찌되었건 당장에 1천원이면 해결이 되던 지출에서 800원이 더 느니까 말이다. 평생을 놓고 본다면 언젠가는 먹을 만두였으니 싸게 사는것일수도 있지만 당장의 소비에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나가는건 좋지 않다.

할인을 한다고 하는 상품이 당장 내가 필요해서 사러나온 상품이 아니라면 사지 않기를 바란다. 예정에 없던 소비는 무조건 낭비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싸다고 해서 이것저것 사다가 보면 막상 그 물건을 제돈주고 살때 보다 전체적인 소비는 늘어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할인은 우리 좋으라고 하는게 아니다. 그네들이 더 많이 팔려고 더 많이 이익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다. 장사꾼들이 왜 뭣하러 손해를 보겠는가. 마침 필요한 물건이 싸게 나왔다면 그건 분명 싼게 맞다. 하지만 앞으로 필요할것만 같은 느낌이 확 드는 물건이 싸게 나왔다면 그냥 지나치기 바란다. 나중에 제돈주고 사도 충분하다. 필요할 그때그때 가서 소비를 하는게 훨씬 더 아끼는 지름길이다. 할인은 공짜가 아니다. 장사치들이 좋자고 만든거니 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게 속편하다. 흔히 싸게 파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정신없이 물건을 주워담는데 필요한 물건이었다면 이미 가지고 있었을것이고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 제가격을 주고 사도 낭비가 아니니 절대 할인한다고 혹해서 물건을 사지 말길 바란다. 

4. 아무리 사고싶어도 한달이 지나면 잊혀진다.

나는 물건을 무척 좋아하는 인간이다. 특히 디자인이 잘 된 (내 마음에 들게 디자인된) 물건을 보면 가지고 싶어서 거의 고통에 가까운 심정을 느끼게 된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서 온갖 물건들의 사진이 다 넷상을 떠돌아다닌다. 오죽하면 내가 소 뷰티풀이라는 코너까지 만들었겠는가. 실은 거기에 내가 올리는 사진속의 물건들은 전부 내가 아리도록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정말로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은 없다. 단지 가지고 싶을 뿐이다. 너무 뻔한 소리지만 가지고 싶은걸 다 가진다면 돈 모으는건 포기해야 한다. 가지고 싶은것도 다 가지면서 돈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백만장자라 하더라도 펑펑 써대면 언젠가는 파산한다. 돈은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은 유한하다. 하지만 소비의 세계는 무한하다.

어떤 물건을 발견했다고 치자. 그게 옷이건 신발이건 화장품이건 상관없다. 아무튼 무지하게 가지고 싶은 새로운 물건을 발견했을때 우리는 그걸 가진 자신을 상상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그 물건을 사게 된다. 하지만 우린 인간이니까 생각을 해야 한다. 사지 않고 돌아왔는데도 그 물건은 아른거릴 것이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그 물건이 둥둥 떠다닐 것이다. 그 물건의 임자는 꼭 자신같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사는 기간을 보류하길 바란다.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잊혀질 것이다. 내 경우에는 최대 한달까지 걸리는것도 있었는데 한달이 지나고 나니 그 물건이 어떠했다는 것 조차 기억이 나질 않았다. 물건에 대한 욕심은 순간이다. 그 순간만 잘 넘기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내가 신용카드를 만들지 말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순간을 넘기는데 있어 신용카드는 커다란 걸림돌이 되니까 말이다.

5. 사고 싶은것과 필요한것을 구분하자.

좀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물건은 사고 싶은것과 필요한것으로 나뉜다. 사고 싶은것의 경우는 꼭 필요에 의해 산다기 보다는 그냥 그 물건을 보는 순간 사고싶어 졌다던가 아니면 가지고 싶어지는 경우이다. 만약 그 물건의 존재 자체를 아예 모른다면 전혀 사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물건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필요에의한 것은 꼭 필요한 경우로 그 물건의 구체적인 모습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샴푸 치약이 그런 물건들이다. 정확하게 어떤 메이커의 어떤 제품을 살지를 정하지 않더라도 샴푸와 치약은 꼭 필요한 물건이다. 옷의 경우도 백화점을 가서 너무나 예쁜 티셔츠를 발견했다면 그건 사고 싶은것이고 집에서 입을 편한 츄리닝이 필요해서 혹은 청바지가 한벌 필요해서 사러 나가면 그건 필요한 것이다. 즉 사고 싶은것은 그 물건을 본 순간 갑자기 필요성이 느껴지는 것이고 필요한 물건은 사러 나가기 전에 집에서부터 그 물건이 필요했던 것이다. 집에서부터 꼭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물건은 반드시 사야만 하는 물건이다. 이번 겨울에는 코트가 하나 있어야겠다랄지 여름에 자외선 차단제를 사야겠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해서 그 물건을 사야하는 경우인 것이다. 하지만 코트를 사러 갔다가 예쁜 모자를 발견해서 사면 좋겠다고 느껴지는 것.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러 갔다가 새로나운 립글로스의 색이 너무 이뻐서 가지고 싶어지는 것은 그냥 사고싶은 것이다.

사고싶은걸 다 사고 살 수는 없다. 그러니까 이 부분은 반드시 자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사야할 물건에 대해서 인색할 필요는 없다. 물론 사야할 물건도 100% 다 살수는 없지만 예산편성이 된 부분이라면 사도 무방하다. 사고싶은걸 사기 위해 그걸 '맞아 내겐 이런게 필요했던 거야'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시키지는 말기를 바란다. 그렇게 자신을 속이면서 물건을 사다가 보면 은행잔고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지갑은 더 얇아질 것이다. 세상에 좋은 물건은 끊임없이 나온다. 그것에 대해 다 욕심을 부리다 보면 은행 하나를 통째로 털어도 해결이 안될꺼다. 가지고 싶고 사고싶은 마음을 조금만 참다가 보면 언젠가는 어느정도는 가지고 싶은걸 사도 되는 재정상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6. 물건을 사러 가기 전에 품목을 적자.  

나는 물건을 사러 가기전에 꼭 필요한 품목을 적어서 나간다. 특히 장을볼때가 그렇다. 자잘한 물건들을 많이 사야 하므로 머리속에 다 넣고 가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 않은 제품들이 많으므로 무심결에 카트에 담을수도 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냉장고문을 열고 다 떨어진 식료품을 체크하고 욕실에 가서 필요한 샴푸나 비누를 체크하는게 필요하다. 그런데 장을 보려고 갑자기 적으려고 하면 생각이 잘 안난다. 그래서 나는 뭐가 하나씩 떨어질때 마다 그 품목을 다음 장볼때 사기 위해 수첩 뒤에다 적어둔다. 그리고 장을 보러 가기 전에 다시한번 체크를 하고 나선다. 물론 장보러 나가서 꼭 적은것만 살수는 없다. 갑자기 빵이 먹고싶어졌다던지 국수를 해 먹고 싶을수도 있으니까. 그런걸 아예 하나도 안살수는 없으니까. 장을 보기 전에 대충 금액을 정한다. 나는 보통 3만원에서 4만원선에 장을 본다. 필요한걸 다 사고 조금 돈이 남으면 가서 사고싶어진 (혹은 먹고싶어진) 물건을 한두개 정도 산다. 물론 적힌것만 다 사고 딱 돌아서면 좋겠지만 막상 장을 보다가 보면 그렇게까지 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적어놓고 장을 보는것과 아예 적지않고 가서 장을 보는건 천지 차이다. 난 저번에 아무것도 안적고 충동적으로 장을 봤는데 무려 11만원이 나왔다. (기절할뻔 했었다.) 적는것과 적지 않는 것의 차이는 이렇게 크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한두 품목을 빼고는 적힌것만 사고 마트를 빠져 나오는게 현명하다.

장을 보는 물건들은 가격이 적고 또 시세에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일일이 가격을 다 적어갈수는 없으니 대략적인 금액만 정하고 가지만 화장품처럼 조금 비싸면서 가격이 거의 고정된 물건들은 미리 집에서 필요한 금액만 챙겨간다. 그래야 그걸 사러 가서 또다른 물건들을 사지 않는다. 옷도 마찬가지이다. 필요한 옷을 적고 대충 가격을 정한다. 그래야 지나치게 비싼 옷을 단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사게되는 일이 없다.

7. 백화점을 이용하자.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 것이다. 돈을 모으는 사람에게 아마 가장 경계를 해야 할 곳이 있다면 그건 바로 백화점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백화점을 딱 한가지만 사러 갈때 이용한다. 바로 화장품이다. 단품 하나가 떨어졌다면 인터넷에서 산다. 하지만 여러품목을 합쳐서 십만원 단위가 넘어간다치면 (난 기초가 다 떨어지면 보통 30만원 정도가 든다.) 백화점에서 사는게 유리하다. 인터넷은 알다시피 10%에서 암만 많아도 수입 화장품은 30%를 넘게 할인하기는 힘들다. 물론 백화점은 단돈 십원도 깎아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백화점에서 사는가.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한 메이커로 많이 사면 샘플을 챙겨준다. 보통 유명 화장품의 샘플들은 무지하게 코딱지 만한데 그건 몰라서 그렇다. 비싼 메이커의 샘플일수록 정품의 2분의 1용량으로 나오는 샘플들이 많다. 내 경우에는 30만원어치 사는 대신에 30만원어치 산 품목의 모든 2분의 1용량 샘플을 챙겨온다. 그래서 그 샘플들을 먼저 쓴다. 보통 나는 화장품을 사면 4개월에서 많게는 5개월을 쓰는데 샘플을 먼저 쓰면 약 2개월 정도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차라리 인터넷에서 10~20% 할인을 받는 것 보다 훨씬 남는게 된다. 다음 화장품을 살 기간을 2개월이나 미룰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백화점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비싼건 아니다. 가끔씩 백화점에서는 행사를 하는데 그럴때는 잘만 고르면 정품가격의 반이하로 떨어지는 물건들을 살 수 있다. 물론 이때 주의할것은 필요도 없는데 싸다고 무조건 사면 안된다는 것이다. 마침 옷을 사려고 마음을 먹었다 싶으면 이런 경우를 이용하면 좋다. 내 친구의 경우 26만원짜리 정장을 봐 뒀다가 행사때 가서 10만원에 구입을 했다. 정장 한벌정도는 면접을 보건 뭘 하건 사회생활을 하면서 꼭 필요한 물건이니 낭비라고 보기는 힘들다.

백화점은 자리세 때문에 밖에서 사는 것 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도 가끔은 할인이나 세일을 한다. 어떤 메이커 제품을 꼭 사고 싶었다면 기억해뒀다가 행사나 세일을 이용하면 좋다. 그리고 요즘 장사가 안되어서 그런지 15만원정도의 물건을 사면 만 오천원짜리 상품권을 주기도 한다. 백화점에 가서도 마구 사대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가끔씩 싼 기회를 이용해서 꼭 필요한 물건을 장만하는것도 나쁘지 않다. 단. 자제할 각오가 되어있지 않으면 당분간은 백화점 출입은 안하는게 좋다. 

8. 내가 메이커 옷을 사는 이유

나는 살면서 여태 보세라고 불리우는 상표없는 옷을 산 적이 없었다. 옷의 대부분은 메이커를 사 입었고 그것도 서너가지 메이커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메이커는 대부분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노멀한 제품들이 나오는 브랜드이다. 몇 가지로 메이커를 추리는 이유는 서로 코디하기가 좋고 (같은 메이커끼리는 분위기가 비슷해서 믹스해서 입기가 좋다.) 제품의 하자가 발생할 경우 반품이나 교환이 쉽고 무엇보다 노멀해서 내가 살이찌거나 옷이 헤어지지 않는 한 오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메이커 나름이므로 잘 골라야 한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때 입던 옷을 아직까지 입는다. 워낙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메이커 옷들은 비싼만큼 튼튼하게 나와서 형태가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 친구 중에서 싸다고 늘 보세만 사 입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그녀는 의류비의 지출이 상당히 많다. 우선 보세는 유행에 가장 민감하다. 유행이란건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 시기. 즉 유행하던 시기만 지나면 바로 촌스러움과 연결이 된다. 그래서 막 유행할때는 최첨단을 걷게 되지만 그 기간이 짧다. 그리고는 그 수명을 다 하게 된다. 즉 계절마다 보세 옷을 한보따리씩 사지만 유행때문에 그리고 옷의 질이 좋지를 않아서 오래오래 빨아가면서 입기가 힘들다. 그래서 그 친구는 나보다 훨씬 싼 옷들을 사지만 결과적으로는 나보다 더 많이 의류비를 지출하게 된다.

내 경우에는 메이커 옷을 그 매장에 가서 사지 않고 상설 할인점을 이용한다. 그런 곳에는 보통 이월상품이나 단추가 떨어진것 같은 단순 하자 제품을 많게는 70%까지 싸게 팔고 적어도 50%정도는 항상 할인이 된다. 그렇게 사면 보세옷이랑 크게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다. 단지 신상품을 사기 위해 메이커매장에서 제돈주고 다 사는것은 어떻게 보면 낭비이다. 올봄에 나온 신상품의 경우 가을이면 거의 계절적으로 비슷한 시기이니 할인매장에 다시 등장한다. 만약 메이커매장에서 올봄에 신상품을 샀다 하더라도 가을이면 그 옷을 꺼내 입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기적으로 약간 늦기는 하지만 유행을 타지 않는 상품을 구입한다면 얼마든지 메이커 제품도 싸게 구입이 가능하다.

나는 꼭 메이커를 사라는게 아니다. 그냥 하나의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보세를 사도 상관은 없다. 그러니까 통상적인 계념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돈 아끼는 방법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냥 생각할때는 메이커의 10만원이 넘는 청바지를 사느니 보세의 3만원짜리 청바지를 사는게 낫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대학때 산 청바지를 아직 입는다. 벌써 8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면 그 옷을 산 가치는 충분히 뽑는 것이다. 그래서 난 철철이 옷을 사대지 않아도 왠만큼 입을 옷들이 있다. 무조건 싼걸 산다고 해서 돈을 아낄 수 있는건 아니다. 물건에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가격을 조금 지불하더라도 제대로 된걸 구입해서 오래오래 쓰는게 이득일때도 있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옷이 그렇다.  

9. 집이 없으면 차도 없다.

내가 가장 사고싶은 품목이 있다면 바로 차다. 현대인에게 자가용만큼 필요한 필수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차가 없으면 장을 보는것도 어디로 여행을 가는것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나는 여태 자가용을 사지 않고 버티고 있다. 돈이 없냐고? 아니다.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현금으로 자가용을 살 돈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차를 사지 않고 있다. 만약 차 값이 천만원이라 치자. 그걸로 끝난다면 그래. 나도 천만원을 주고 차를 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험금 세금 기름값 어쩌고 해서 보통 자가용을 몰면 한달에 30-40만원의 차량 유지비가 든다. 내 한달 버스비가 3만6천원 가량 드는것과 비교하면 정말 큰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차는 집을 사고 난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 빌라에서 자가용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지만 나는 빌라에서 가장 적은 금액의 집세를 내고 있다. (보통 다른 사람들과 4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오히려 돈으로 치자면 내가 차를 가지고 있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그들은 집세를 50만원을 내는것도 모자라서 또 차량 유지비로 30만원을 쓰니 전부 66만원 정도는 나보다 더 쓰는 셈이다. 나는 기껏해야 한달에 집세와 차비를 14만원을 쓰니 말이다. 한달에 66만원이면 1년이면 7백 9십 2만원. 약 8백만원 돈이다. 아직까지 내 집이 없는 상황에서 8백만원이 과연 우스운 금액일까?

내 친구 중에서도 나는 차가 없는 유일한 인간이다. 심지어 빚이 있는 친구도 이번에 새로 차를 뽑으려고 하고 있다. 가끔은 창피할때도 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차 한대 몰지 못하는 내가 바보스럽게 느껴질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차를 사느라고 평생 내 집이 아닌 남의 집에서 살 생각은 없다. 그냥 지금 좀 불편하더라도 얼른 모아서 집을 사고 난 다음에 차를 사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아직까지 내 집이 없는 상황에서 차를 가지고 있다면 잘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차량으로 영업을 하거나 일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단지 출퇴근을 하고 주말이면 놀러가고 장보는 용도로만 사용한다면 사용하는것에 비해 너무 과한 비용을 지불하는게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땅이 넓지 않다. 그리고 좀 복잡하긴 해도 대중교통이 깔리지 않은 지역은 없다. 그러니까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중교통을 이용할수가 있다. 가끔 파업하고 어쩌고 하면 열이 뻗치기는 하지만 자가용 운전자들도 요즘 기름값 때문에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차는 워낙 소비단위가 큰 품목이므로 집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큰 소비단위가 해결이 되었을때 비로서 생각을 해 볼만한 소비가 아닌가 싶다. 차의 편리성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많지만 소달구지를 타고 다니라는것도 걸어다니라는것도 아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수 있는 마당이라면 생각만큼 차 없는 생활이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차는 한번 생기면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나중에 라면을 끓여먹을만큼 궁핍해져도 없애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사람은 편하다가 불편한건 잘 못견딘다. 그렇다면 집사기 전에 애초에 차가 없다면? 그건 견디기가 쉽다. 고등학교때를 생각해봐라 우린 전부 자가용을 몰고 학교에 가질 않았다. 시루처럼 터지려고 하는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찡겨가면서 학교를 다녔다. 아무리 일찍 자가용을 몰아도 대학교 다닐때 몰았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 만약 집이 없이 월세를 내는 상황에서 단지 출퇴근용의 자가용을 몰고 다닌다면 나는 과감하게 차를 팔라고 말하고 싶다. 한달에 30만원만 줄여도 돈은 정말 빨리 모일 것이다. 길에다가 한달에 30만원을 뿌리느냐 아니냐는 자신의 선택이겠지만 말이다.

 

위에서 내가 말한것만 지켜도 혹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변형해서 적용해도 소비는 눈에 띄게 줄 것이다. 말로는 합리적인 소비가 쉽지만 그게 실천도 쉽지는 않다. 저것 역시 어느날 요이땅 하고 출발한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조금씩 조금씩 어느것 하나라도 자신에게 맞게 하다가 보면 어느새 소비는 줄어있을 것이다. 소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인 반면 얼마든지 줄일수도 있는 양면의 날을 가지고 있다. 그 사이에서 잘 조절을 하는 것은 누가 대신해줄수 없는 일이다. 오직 쓰는 주체인 당사자만이 조절이 가능하다. 내가 말한것은 일종의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하나 분명한것은 어떤 형태로건 자신의 소비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소비를 적게 또는 꼭 필요한 곳에 합리적으로 한다는 사실이다. 왜냐면 고민은 실천을 부르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것 부터가 출발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소비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을 하길 바란다. 아무생각없이 그냥 쓸때와는 확실하게 차이가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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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12 2004-10-04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11111

월요일 아침부터 운이 좋지요?

이 한주도 좋았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소굼 2004-10-04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11111 되셨군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9까지:) 소요님 한 주에 좋은 기운이 깃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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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95 2004-09-25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야마피카라 였던가요? 방금 봤는데 왜 기억이 안 날까~~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놀고] Snowcat in Paris

스노우캣 인 파리, 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어제 한나절 보다가 재미난 부분도 많고 좋은 구절도 많아서 내내 곱씹다가 페이퍼에 올립니다.

방에서만 굴러다니던 스노우캣이 무슨 일인지 파리로 날아갔습니다. 그곳에서는 물론 자동차를 타고다닐리 만무하고 뚜벅이 생활을 해야 할텐데, 큰일이지요! 그런데 예상외로 우리의 스노우캣은 여느 여행객 못지않게 거리를 활보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는군요.

그러고보면 누군가가 시키거나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면 사람은 무슨 일이든 귀찮아하지 않는 법인가 봅니다. (일요일에 손끝하나 까딱하기 싫은 저도 얼린 연시를 먹기 위해서라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60걸음 걸어나가 슈퍼에서 연시를 사오니까요)

넣은 그림들은 모두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찍사의 저주받을 손떨림으로 인해 사진상태가 그닥 좋진 않습니다만, 렛츠룩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신간의 맛보기라는, 좋고 좋은 쪽으로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파리-예술-화가-베레모. 베레모를 쓴 전형적인 '파리여행객' 스노우캣이 보입니다. 골방에 박혀있을 때보다 훨씬 신나보이는군요.

이런 외투를 입고 돌아다녔다고 하는군요.

옆에 깨알같이 써있는 글귀는 이것,

-이 외투로 파리에서 겨울을 났다. 봄이 되어 더이상 입고 다니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 허전함이란. 여행을 하면서 그렇잖아도 낡은 외투가, 더 낡은 외투가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더 편한 외투가 되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저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고서점입니다. 100년이 되었다고 하지요.

알록달록한 색채로 그려진 서점풍광을 보고 있자니, 당장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네요.

박스앞에 서서 물건을 고르는 사람 보이지죠. 1-2유로의 가격표가 붙은 책들이라고 합니다. :)(부러워라!)

서점 안에 들어간 풍경입니다. 좁다란 계단을 올라가면 이런 글귀가 써있다고 하네요.

-이방인을 냉대하지 마라. 그들은 위장한 천사일 수도 있으니.-

이 글을 본 순간 이 서점을 좋아하게 된 스노우캣처럼, 한 번도 저 곳에 발을 들이지 않은 저도 이 곳이 좋아졌습니다.

 

여느 관광객처럼 오르세 미술관을 찾은 스노우캣. 이 책은 파리여행기답게 유난히 예술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미술, 음악 쪽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더욱 즐겁게 읽으실 수 있겠네요.

오르세 미술관 뿐 아니라 루브르, 피카소 전시회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왼쪽은 세잔, 르느와르, 마네, 모네, 드가, 고갱..인상파 화가 작품의 주인공들이 잔뜩 모인 흥겨운 풍경.

그 와중에 좋아하는 고흐와 만나기도.

스노우캣과 고갱의 대화가 들리는 듯 합니다.

고: 자네, 여긴 왜 왔나? (심각하다)

스: 저..

고: 쯧..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몽마르뜨 언덕의 상세도입니다.

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언덕에 당연한 듯이 앉아서 끄적거렸을 스노우캣이 연상되는군요.

오래 머무른 파리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그림입니다.

 

여행책에서의 백미라 꼽을 수 있는(그리고 스노우캣이 가장 열광했던) 키스 쟈렛, 팻 매쓰니의 공연관람기는 읽는 이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돌아오기 직전, 파리에서 공연포스터를 보고 당장 체류를 결심했다고 고백할만큼, 이들에 대한 스노우캣의 애정은 대단합니다.

말이 잘 안통했을 프랑스 매표소의 직원에세 떼를 써서 '이것 때문에 체류했으니 좋은 자리를 주시오'라고 요구하기도 하지요. (결국 가장 좋은 자리를 얻어냅니다!) 왼쪽은 키스 쟈렛의 공연 관람기 중.

팻매쓰니, 찰리 헤이든이 함께 연주하는 모습입니다.

이 공연관람기는 그야말로 스노우캣의 파리행적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었지요.

-그 날선 연주는 10여 분 정도 계속되었다. 단 1초도, 단 한 음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이. 연주가 끝나자 사람들은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연주자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박수를 보냈다.-

<Snowcat in Paris>는 빨리 본다면 단숨에, 천천히 본다면 하루종일 볼 수도 있는, 그런 책입니다. 미술, 까페, 음악, 여행, 서점, 사람들. 이 중 하나에라도 애정을 가진 이라면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 기꺼이 권해드립니다.

저는 파리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보고 언젠가 꼭 파리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제 친구는 팻 매쓰니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만, 제가 스캔한 컷을 보고는 꼭  CD를 사서 들어보겠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 중 누군가도, 저처럼 갑자기 파리가 그리워지고, 팻 매쓰니를 들어보고 싶고, 그것도 아니라면 파리의 스노우캣처럼 한적한 까페에 앉아 사색을 즐기고 싶어진다면 참 좋겠습니다. :)

P.S: 이 책에는 정말이지 가보고 싶은 까페가 한 다스는 나옵니다. 다들 어찌나 예쁘고 한적해보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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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9-22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탐나요 탐나. ^ㅂ^

Laika 2004-09-22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사고 싶은데, 이거 사서 읽으면 또 파리에 가보고 싶을것 같아서 곤란....^^

▶◀소굼 2004-09-2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그죠; 라이카님은 오오..'또'에 좌절..ㅠㅠ;저는 아직 외국엘.._-;;
 
 전출처 : 가을산 > 가을 주말 - 2 책도장 장만기

얼마 전부터 서재인들의 페이퍼에 등장하던 Ex Libris를 볼 때마다 하나 장만하고 싶던 차에,
매너님께서 책도장을 장만했다는 페이퍼를 보고는, 나도 장만해 보기로 결심했다.

어떤 모양으로 할까..... 구상을 하다가,


우선 이름과 함께 들어갈 Lynx(살쾡이, 야생 고양이) 그림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서, 그중에서 젤 만만한 놈으로 골랐다. 

 

 

 

 

 


Lynx 가 향한 방향이 이쪽이 더 나은 것 같아서 방향을 뒤집고,  적단한 구도로 잘라냄.

 

 

 

 

 


칼라 사진은 도장 파는 데 무용지물이다.

나아가, 회색도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그림을 black and white로 정리했다.

정리하는 중간의 모습.

 

 

 


흑, 백 정리를 끝내고 이름을 넣었다.

'가을산'은 한글로 넣고 싶었는데,

포토샵에 맘에 드는 글씨체가 없었다.

옆으로 기울이고 싶었는데, 이탤릭체 기능도 없었다.

(아니, 방법을 몰랐다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할수없이 영문 이름을 넣었다.

 


도장을 파려면 좌우가 뒤집혀야 하기 때문에

그림도 뒤집었다.

 

 

 

 

 


종이에 실재 도장 크기(5cm x 5cm)로 프린트 해 낸다.

 

 

 

 

 

 

 

이 윗 사진에서 이 사진으로 넘어오는 데 고생이 많았다!

1차 시도: 먹지를 대고 저 그림을 고무판에 옮겨 그렸는데,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먹지를 떼어보니, 이런! 하나도 안 옮겨졌다. 완전 헛고생을 했다.

2차 시도: 다음에는 고무판에 목공풀로 종이를 붙이고, 그 종이랑 같이 그림을 파 보았다.
종이를 자르느라 한 번, 그 밑의 고무를 파내느라 또 한 번, 여러 번 손이 갔을 뿐 아니라, 종이가 중간에 움직여서 망했다.

3차 시도: 어떻게 하든 그림을 고무판에 직접 옮겨야 한다는 결론을 내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 보았다. 레이저 프린트의 토너가 무엇으로 녹는지 보려고 물, 알콜, 아세톤, 신나를 묻혀 보아서, 신나가 제일 무난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종이와 고무판을 대고, 신나를 어느정도 묻혀야 번지지 않으면서도 그림이 묻어날 수 있는지를 여러 차례 실패를 한 끝에 겨우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림을 옮길 수 있었다.  참! 이렇게 할 때는 바로 된 그림으로 전사를 해야지, 뒤집힌 그림으로 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드디어 그림 완성!  ^0^

 

 

 

하지만, 고무판은 아직 도장이 아니다.

 

 

 


고무판의 크기에 맞추어 자투리 목재를 재단했다.

 

 

 

 

 


 

고무판이 들어갈 부분을 1mm정도 들어가게 팠다.

이 면이 평평하게 파져야지, 울퉁불퉁하면 도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

 

 

 

 

 

 

 

 

도장의 뒷면.

손에 잡기 좋게 위아래의 옆면을 오목하게 팠다.

사포질하고 락커칠함.

 

 

 

 

고무판을 제자리에 본드로 붙였다.

 

드디어 완성!!  ^0^

 

 

 

 

 

 

책에다가 도장을 찍어 보았다.


 

 

 

 

 

 

 

 

 

 

 


실재 크기에 가까운 사진.

 

와~~~!!  저도 책도장 장만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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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95 2004-09-20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져요.. 책도장이라.. 저는 포토샵을 못해서 못 만들것 같지만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소굼 2004-09-2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대단하신 가을산님~ 포토샵은 둘째치고 나무 손질하는 작업이라던가 그런게 꽤 힘들 것 같은;

로므 2004-09-20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엄두도 안나는 과정들이...
하나 가지고 싶긴 한데... 어떻게 저런걸 일일히 다 할 수 있을까...
음.. 로므는 고무판 파다가 망해버릴 것 같네요... --;;

▶◀소굼 2004-09-20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므님 그냥 우리는 지우개나 팔까봐요^^;

soyo12 2004-09-21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저거 직접 파는 거에요? 왠지 제가 저걸 하겠다고 하면 고무가 아니라 손을 더 많이 팔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드네요.^.~
 
 전출처 : nrim > 책장

1. 나 혼자 힘으로 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3단 이상은 곤란하다.
높아도 자리 옮기는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집 밖으로 꺼낸다던가 할때는 혼자 옮길 수 없으니까. 그리고 나 같이 방구조 바꾸는 게 취미인 사람에게는 무거운건 최대의 적이다.

2. 뒷면이 트여 있어야 한다. 집이 반지하이므로 뒷면이 막혀 있을 경우, 뒷면으로 습기가 가득 차버린다. 그리고 뒷쪽 상태를 볼 수 없으니 곰팡이가 피는지 어떤지 알 수도 없고..
뒷면이 트여 있어야 하지만 뒷쪽으로 책이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10Cm 정도의 턱이 있으면 좋겠다.

3. 만화책에서 잡지, 화집까지 다양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높이 조절이 되면 좋겠다.

4. 무게를 잘 버텨야 한다. 지금 집에 있는 책장은 죄다 휘어있다. -_-
무게도 잘 버티고, 습기에도 강한 튼튼한 놈이 좋겠다.

책장을 바꿔볼까 하고 이래저래 원하는 사양을 정리하다 보니.. 이건 내가 만들지 않는 이상 실현이 어려울거 같다.. 흠흠...
당분간 버티다가 목공 배워서 내가 만들어 버릴까....



ㅎㅎ 내가 만들면 이렇게 만들거다... 책마다 높이와 양에 맞게 맞춤형으로..
특히 만화책은 한질씩 한칸에 들어가게..~!
그림에선 통짜로 보이지만, 공간박스처럼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쌓는 형식이다...
필요할때마다 하나씩 만들어서 쌓아주면 되고.. 쌓을때마다 다른 모양의 책장을 만들 수 있는.. 흠하하..
배치 바꿀때마다 퍼즐맞추기 하는 기분일거야... 마치 몬드리안의 그림 같잖아.. (아.. 과대망상이다.. ㅎㅎ)

저건 뒤가 트인 사각 박스를 크기대로 만들고 뒷면에 책 안빠지게 보조대만 하나 달아주면 되니까
조금만 배우면 만들 수 있을거 같다. 몇몇개는 서랍이나 문도 달아주고....
한쪽은 계단식으로 되도록 쌓으면 냥이들 캣타워 대신으로 쓸 수 있을듯....
주문 제작할 수도 있지만... 내가 만드는게 훨씬 재밌잖아...
으아.. 근질거려... 담달에 당장 배우러 갈까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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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12 2004-09-21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 꿈이 저런 책장을 거실 전면에 부착하는 겁니다. 물론 가운데는 벽걸이 TV를 넣고, 그리고 색은 진한 월넛색으로, 큰일입니다. 울 엄니가 로또가 되셔야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