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이다.

소설의 첫 문장을 생각의 시작점으로 삼고 이러저런 사연과 사상, 상황들을 펼쳐놓는다. 읽지 않은 소설들이 많아서 소설 소개글로 읽은 부분도 많다. 작가의 삶과 연결하여 쓴 글들은 단상이지만 묵상의 글로 재밌게 읽었다.



어쩌면 소설의 첫 문장에게 부여된 가장 큰 임무는 소설의 시작이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인지도. 아니면 시작을 분명히 할 수 없는 이야기의 숙명을 드러내는 것인지도. - P281

말에는 정처가 없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은 그 말로 정처를 찾고자 한다. 정처 없는 그 말들의 정처를 찾는 행위의 집합이 곧 정치이리라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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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말들 - 일상이 즐거워지는 마법의 주문 ㅣ 문장 시리즈
마녀체력(이영미) 지음 / 유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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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아내와 데이트의 대부분은 함께 걷는 거였다. 결혼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내와 함께 걷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걷기의 말들‘이라는 책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걷는다‘는 말은 단지 두 발로 걸음을 옮기는 행위만이 아니라 삶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 책은 '걷기찬양'이자 '인생예찬'이다. 


나를 들여다보는 데에는 산책만 한 ‘책‘이 없다. - P34

하루가 멀다 하고
말하는 자리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설 때마다
같은 말을 읊조렸다.
"내가 뭐라고" - P200

걷기는 언제나 부재하는 이들에 대한 오랜 기도이고, 유령들과의 부단한 대화이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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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 윤동주 유고시집, 1955년 10주기 기념 증보판 ㅣ 소와다리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윤동주 지음 / 소와다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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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이번에 윤동주 님의 시를 읽으면서 계속 내 마음을 맴도는 단어이다.

시인은 부끄럼 없이 살고자 했던 거 같다.

사는 게 부끄럽고 시가 너무 쉽게 쓰여지는 것마저도 부끄러워한다.

철저한 자기 성찰에서 나온 솔직한 고백이다.


그런 윤동주 님의 고백을 읽으며

내내 내 자신이 부끄럽다.


어떻게든 부끄러운 것을 감추려 하고

혹여 남들에게 들켰을 때는

구구절절한 변명으로 포장하려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P58

내 경건한 마음을 모셔드려
노아 때 하늘을 한 모금 마시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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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 앞에 서서 가르쳐야 했다, 그 전에 글을 써서 준비했고, 그 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말을 했다. 20 여 년 동안 그 일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 썼던 내 글들이 모두 다는 아니었지만 상당수가 참 부끄러워졌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동식물 포함해서)에 대한 살핌과 헤아림은 전혀 없지는 않았으나 겉만 슬쩍 보아 넘기기 일쑤였다. 그러면서도 뭔가 깊고 넓고 큰 가르침인냥 심각한 표정에 잔뜩 힘을 준 목소리로 말했다. 글은 삶의 거울(173쪽)이라는데 내 삶은 실속은 없고 겉멋만 잔뜩 들어서 대단한 사람이라는 착각에 허우적거렸던 거 같다. 다시 찬찬히 깊이 살펴보고(관찰), 그 뜻을 헤아려서(통찰), 내 삶으로 품어내는(성찰) 글을 쓰고 말을 하며 살아야 겠다. 

나만의 언어 발명하기. 이것이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까닭이다. - P16

자기 이해를 전문가에게 의탁하기보다 스스로 성찰하고 풀어가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으며 그 중 가장 손쉬운 하나가 내 생각에는 글쓰기다. - P43

글쓰기는 곧 남들에게 보여지는 삶, 해석당하는 삶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버리는 일이다. - P60

‘질문하는 글‘은 ‘생성하는 삶‘으로 이어진다
- P118

우리는 경험이라는 체에 걸러진 것만을 본다. - P96

글에는 적어도 세 가지 중 하나는 담겨야 한다. 인식적 가치, 정서적 같이, 미적 가치. 곧 새로운 지식을 주거나 사회의 지평을 넓혀주거나 감정을 건드리거나. - P65

글은 삶의 거울이다 - P173

작가는 삶에 대한 옹호자 다. 모든 생명은 그 땅의 최상이고 그 세월에 최선이었음을 기록하는 것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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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ㅣ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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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두고 읽어도 좋을 책이다. 글쓰기 책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삶 살피기 책이다. 글이란 쓰기 전에 먼저 살펴야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나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다른 이들의 삶을 찬찬히 살피고 곱씹은 후에야 비로소 글을 쓸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이제껏 너무 교만하게 살아왔다. 들여다보지 않았고 살피기도 전에 함부로 제단했다. 곱씹지도 않고 너무 많은 말을 했다.

무시나 과장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인정과 옹호의 글쓰기는 이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일까 - P41

남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기가 발 디딛 삶에 근거해서 한 줄씩 쓰면 된다. - P49

공부는 독서의 양 늘리기가 아니라 자기 삶의 맥락 만들기다. - P109

Man(인류)에 대해 쓰지 말고 man(한 인간)에 대해 쓰라.
E. B. 화이트 - P204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건 건조한 정답이 아니라 육성이 담긴 질문, 진실을 추구하는 목소리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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