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첫사랑]이라는 제목만으로 그냥 사춘기 아이들의 흔한 첫사랑쯤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지금 사랑이라는 감정때문에 갈등하는 청소년들에게도
그 시기를 거치고 지나온 설레는 첫사랑의 기억을 가진 부모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멋지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첫눈에 이사온 앞집 또래 남자아이에게 반해버린 줄리와
첫만남부터 참견해대고 졸 졸 따라다니는 줄리아가 무서워 몇년을 도망다니는 브라이스가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가 느끼는 감정들과 사건들을 번갈아 가며 들려준답니다.
두사람이 느끼는것이 어쩌면 그렇게나 천지 차이인지 읽는 내내 사람은 정말
누구나 자기가 느끼는 대로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한다는 말이 맞는구나 싶더라구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브라이스에게 푹빠져 버려 허우적 대던 줄리도
줄리의 진가를 알아 보지 못하고 피하던 브라이스도 점 점 진실에 눈뜨기 시작합니다.
첫눈에 사랑에 빠져 허우적 대는 줄리가 점 점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게 되는 과정과
처음부터 맘에 들지 않았던 줄리아에 대한 감정이 이런 저런 사건으로
자꾸만 흔들리고 이상하게 변해가는 사실을 부인하려 하는 브라이스를 보며
지금 우리 아이들의 감정이 바로 이런 감정이 아닐까 가늠해보며 즐거워집니다.
브라이스에게 줄리는 왠지 제멋대로인거 같은 대책없는 말괄량이지만
무엇이건 빠져들게 되면 열정을 다해 열심히 하는 빛을 가진 소녀랍니다.
그에 비해 브라이스는 날때부터 태생이 그런건지 겁이 많고 소심해서
자꾸만 줄리와의 관계에 오해를 불러 일으킬 일들을 벌이게 되더군요,
대조적인 두아이의 성격만큼 대조적인 두 가족의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합니다.
두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만큼 두 가족간의 이야기는 두아이가 성장하는 데에 아주 중요한 배경이 되어 줍니다.
줄리의 가족은 지적 장애 삼촌을 쉬쉬하고 숨기고 사는 가난한 가족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따뜻한 가족으로 그려지는데 비해
브라이스네 가족은 그야말로 현실적이면서 이기적인 그런 가족형태라고 할까요?
문득 우리 가족은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 하지만 아주 드물게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이 있단다.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게 되지.'---p128
줄리를 통해 죽은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리워 하는 쳇 할아버지 또한
이야기속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두 가족간에 줄리와 브라이스와의 사이에 다리가 되어 준달까요?
진실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존재로 철없는 브라이스와 사랑스러운 줄리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이런 존재가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절실하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오래된 플라트너스나무를 사랑하게 된 줄리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소녀인데다
달걀 부화에 얽힌 갖가지 일들은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또한 뒤늦게 진실을 깨닫고 용감해진 브라이스의 행동에도 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그렇게 서로의 진실을 넘겨다 보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 합니다.
브라이스가 줄리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녀의 앞마당에 심은 플라트너스의 어린 묘목이
아이들의 사랑을 먹고 무럭 무럭 자라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지금 첫사랑에 설레이는 우리 아이들이 겉모습이 아닌
무지개빛으로 반짝이는 진실을 들여다 볼줄 아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