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 현상 - 5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가)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50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금이님도 요즘 아이들을 기르는 바로 우리와 같은 엄마임을 새삼 느낀다. 혹시 아이들의 비밀일기장을 살짝 살짝 훔쳐본건 아니실까? 요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살짝 살짝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의묶음이다.

'금단현상'에서 보여주듯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이 안될때 가장 속상해하고 누나와 동생이 서로 시간을 체크해 가며 경쟁하듯 그렇게 달라든다.
오빠때문에 정지 먹은 인터넷, 그래서 기다리던 남자친구의 답장 메일마저 확인을 할 수 없다. 그런데 때마침 전화가 걸려 오고 기다리던 남자친구의 전화로 착각할 정도의 금단현상을 보인다. 미처 확인도 해 보지 않고 스스로가 생각한 결과 속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결국 남자친구의 전화가 아니란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면 우리 아이들의 이성교재에 대한 속사정도 살짝 엿볼 수 있다고 해야할까?
요즘은 이런 금단현상을 우리 엄마들이 더 많이 보이는것만 같다.
쇼핑에 대한, 혹은 아침드라마에 대한, 또 우리 아이들 교육에 대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잠시도 쉬는 꼴을 보지 못하고 밖으로 내몬다던가 하루를 빼곡하게 채워서 무언갈 하게 하지 않으면 불안해들 한다. 그리고 엄마들도 이 컴퓨터에 재미를 들려 아이가 학교가고 없는 시간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아이의 컴퓨터 중독에만 치우친 우려를 할일이 아니지 싶다.

'꽃이진 자리'이야기는 요즘 흔한 맞벌이 부부들의 늦은 귀가로 혼자 있어야 하는 아이가 겪는  참 신비스럽기까지 한 이야기다. 아이가 항상 같은 장소에서 할머니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어느새 정이 듬뿍 들었는데 어느날 거짓말 같이 사라져버린 할머니! 누구도 증명해 줄 수 없는 믿거나 말거나 한듯한 만남이 못내 아쉬워 할머니를 찾아가게 되고 우려했던 사망소식, 그리고 결국 그렇게 부러워하던  분홍스웨터를 선물 받게 되는데... 한편으로 가슴이 참 찡한 이야기다. 멀리 떠난 아들손녀를 위해 그 모델로 삼은 아이에게 할머니는 진즉에 선물이 하고 싶어서 그런 핑계를 댄건지도 모르겠다. 요즘 이렇게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이 많은 세태를 강하게 비판하는듯한 이야기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이처럼 가슴찡한 추억을 만들고 있는걸까? 그러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램일까?

'촌놈과 떡장수' 이또한 아이들의 놀이터처럼 되어가는 피시방을 매개로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사실 신나게 놀 수있는 공간이 참 부족하다. 학교에서는 친구가 될 수 없는 두 아이가 피시방에서의 만남을 통해 서로 가까워지고 결국 서로가 비슷한 처지란 사실이 더 우정을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다. 요즘 아이들이 정말 이렇게라도 참된 우정을 쌓아갈 수만 있다면...

'나의 마니또'는 내게도 있는 마니또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시절 마니또에게 정말 열심히 편지와 선물을 주었었는데, 그래서 그 마니또를 밝히는 날 들고가기에도 버거운 곰인형을 선물로 받았었던 기억이 떠올라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우리 아이들이 순수하고 맑고 따스한 마니또의 마음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이야기!

'십자수' 여친을 위해 직접 자기손으로 수를 놓는 남자아이!
요즘 아이들은 어릴적부터 벌써 여친 남친을 두어 서로가 선물을 챙겨 주고 그런다. 그것도 어른 빰칠정도의 선물이다. 화이트데이엔 꽃다발과 사탕, 생일엔 이런 십자수! 참 놀라운 일이 아닐 수없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예뻐 보이지만은 않으니 나도 어느새 구세대가 되고 있는건가 보다. 그치만 강하게 부정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는 정말 고리타분함을 느끼게 되는걸 보니 조금은 아이들 입장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생각을 해 봐야할것도 같다.

이처럼 아이들과 추억을 나누며 조금씩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이금이님은 참 소중한 이야기를 살짝 살짝 귀뜸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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