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詩선
손나라 지음 / 트로이목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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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엔 그 의미도 잘 모르면서 노트에 옮겨 적으며 좋아했던 시!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들이 사춘기 그 시절엔 그토록 감성적으로 다가왔던 시! 이제는 시를 읽으며 시인의 삶을 떠올리고 우리네 인생살이를 더듬어 나의 삶을 돌아보기로 한다.

19년동안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책을 쓰게 된 저자는 시를 통해 시인의 삶을 짤막하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성장과 삶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마치 한편의 자서전을 읽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자신의 이야기는 물론 자라오면서 고통을 주기도 했던 부모와 형제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교직을 하며 만났던 제자들의 이야기등을 정말로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스물아홉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간 기형도 시인의 가난하고 슬픈 어린시절과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를 기다리며 애타는 마음을 담은 시를 읽으며 저자는 자신의 늙으신 어머니와 아버지 이야기를 한다. 허리를 다쳐 오랫동안 해오시던 가게를 팔고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 이야기에 문득 허리디스크에 시달리시면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우리 엄마가 떠오른다. 혼자서 동의보감을 공부하고 위장약을 만들고 수지침을 놓으신단 아버지의 이야기에서는 문득 직접 약주를 담그시고 수지침을 놓으시는 우리 아빠가 떠오른다. 어쩜 우리 부모님들은 다들 그토록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건지 타인에게는 너그럽지만 가족은 나몰라라하는 아버지가 야속하고 무조건 가족에 헌신하는 어머니의 삶이 안쓰럽기만 하다.

얼마전 암을 소재로 암으로 고통받고 암으로 죽지만 암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눈물나게 했던 드라마에서 시 한구절이 등장해 반가웠던 찬상병 시인의 귀천! 누구보다도 우울했던 삶을 살았던 시인조차 이 생의 삶을 소풍이라 말하고 저 세상에 가서는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는 싯구에 그만 뭉클하게 된다. 자신의 묘지에서 가족들이 소풍 오듯 즐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아버지 이야기에 최근 죽음을 대비해서 이런 저런것들을 챙기시던 부모님이 떠올랐다. 요즘은 공동묘지 시설이 잘 되어 있어 가까운 곳에 부모님을 모시고 형제들이 소풍가듯 나들이 가도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웰빙은 물론 웰다잉을 강조하며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유언장을 쓰고 관속에 누워보는 체험을 하기도 하는데 요즘의 이런 모습을 본다면 천상병 시인은 어떤 시를 읊조렸을까?

사랑시의 대명사 김소월시인의 시, 너무도 그리워 현재의 슬픔을 미래에까지 펼쳐 놓은 이 시가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고딩 아이들의 패러디 시는 딱 그시기의 아이들의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그 시기 정신병에 걸린 오빠로 인해 고통받았던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한다. 그때에 자신의 피신처가 되고 위로가 되어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래도 지금 돌이켜보며 그 시절이 보석이었다고 말한다. 내게 그토록 고통을 준 형제나 가족은 없지만 잦은 전학으로 친구가 없었던 십대 시절은 내게도 참 힘겨운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때를 추억해보면 참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같은 시간들이 맞다.

우리나라 대표 시인들의 명시 50여편의 시를 통해 시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시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저자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에 나의 삶까지 되돌아보는 참 좋은 시간이 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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