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문득 떠오른것은 한국 단편문학전집이었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텔레비젼에서 방영되던 TV문학관을 보는듯한 대사도 별로 없고 그저 물흐르듯 흐르는 한시간짜리 짧은 단편드라마에 무언지 모를 강한 느낌을 받을때처럼 그런 느낌이 들었다. 바다소뿐만아니라 다른 단편들도 생생한 느낌을 주는건 그 작가의 특별한 능력일까?
바다소! 부모도 없이 눈먼 할머니 밑에서 자란 깡마른 어리기만하던소년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이야기! 바닥사에서 야생으로 길러지는 바다소를 열다섯 먹은 소년이 , 것두 빼빼마른 불쌍해 보이는 소년이. 그 야생의 사나운 소를 사서 집으로 데리고 오는 과정을 그렸다. 그 소년도 이제는 할머니를 더이상 의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것일까? 자신이 그저 철없는 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어찌보면 우리네 인생을 말하고 있는듯도 하다. 모진 풍파와 비바람을 헤치고 드디어 바다소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이야기. 세파에 이리저리 휩쓸리면서 세상의 중심에 우뚝서게 될 우리의 모습을 그 소년이 보여준다고나 할까?
금방이라도 쓰러져버릴듯 하다가도 소를 놓쳐 버릴듯 하다가도 강인한 정신력으로 끝까지 놓치 않는 고삐는 동아줄 같은것이 아닐까? 한번 잡으면 놓칠 수 없는,,, 이 작가의 글을 읽으며 '과연 이 소년이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다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바다소를 굴복시키는 장면에 이르러서야 '그럼 그렇치'하게 되는 살아있는 이야기다. 이제 그 혀약하던 아이만은 아니게된 힘겹고도 고통스러운 성장기를 거친 소년이 집에 돌아와 할머니를 만나는 장면에선 정말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보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이렇게 성장기를 보내고 듬직한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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