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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두 시 나의 도시 - 지금 혼자라 해도 짙은 외로움은 없다
조기준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8월
평점 :
요즘의 우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걸까?
잠깐이라도 내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면 어떤 것들을 떠올릴 수 있을까?

밤열두시 나의 도시!
밤이라는 게다가 열두시라는 시간이 주는 느낌이 묘하게 나를 사로 잡는 책 제목! 오로라가 펼쳐지듯 펼쳐지는 갖가지 소소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는 이 책 한권이라면 나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만끽 할 수 있을것만 같다.

이런 책들은 사실 목차는 그냥 넘기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봐도 좋지만 이왕이면 목차를 보고 호기심을 가지고 혼자만의 상상을 하며 그 페이지를 펼쳐 보는 것도 좋겠다. 저자가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면 감동적일테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해도 결코 나쁘지 않다.

시작부터 뭉클하다. 내가 좋아해서 블로그 배경음악으로도 카카오스토리 배경음악으로도 깔아 놓은 노래,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이 노래가 좋은 이유는 노래가 등장했던 [키다리 아저씨]라는 영화덕분이다. 영화속 두 주인공이 레코드가게라는 공간속에서 만나 함께 비를 피하며 들었던 그순간의 영상이 음악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사랑은 진짜 봄비처럼 나를 점점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가하면 이별은 겨울비처럼 순식간에 차갑게 만든다고 생각이 든다. 몰론 저자 또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깜짝 놀랄 수밖에!

내 방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고, 저렇게 끝이 난다. 방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난 출국하는 것이다. - p106
여행, 나 또한 여행을 참 좋아한다. 때만 되면 몸이 근질거려 여기저기 여행사를 기웃거리고 기회만 되면 날아가려고 애를 쓰지만 정작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충만함 보다 집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든다. 해서 근래에는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이 아닌 내가 사는 동네 혹은 멀어야 서울 어디쯤으로의 나들이를 즐기곤 한다. 몇번을 가도 갈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참 놀라운 서울! 그런데 이제는 그마저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러 저자의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인다. 방3, 화장실2, 베란다3, 거실1, 작지만 공간이 아홉개나 나뉘는 우리집으로의 여행이라니 문을 열면 입국하고 문을 닫고 출국하는 참으로 놀라운 여행이 아닐 수 없다!ㅋㅋ

책을 읽는것에 대한 선입견은 없지만 편식은 한다. 그리고 나는 만화책을 참 좋아한다. 그런데 만화책이라고 하면 왜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는걸까? 쉽고 재밌지만 한권을 정독하려면 한시간은 걸리는 만화책! 최근엔 만화학습지가 꽤나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만화로 만든 학습지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있지만 아예 책이라고는 눈길도 주지 않는 아이들이 만화책속에 빠져 읽는다면 나쁠건 없지 않을까? 왜 우리는 모든것을 좋고 나쁜것으로 편을 가르려 하는걸까? 그냥 만화책을 읽고 좋다면 읽으면 되는 것인데!

어쩌면 내 이야기 같은, 때로는 남 이야기처럼 낯선 저자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 책! 밤 열두시에 한꼭지씩만 읽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