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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 어이없고 황당하고 늘 후회하면서도 또 떠나고야 마는
한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평점 :
‘그 개고생을 해 놓고 왜 또 짐을 꾸리고 있는 걸까?‘
진짜 미스터리한 것중 하나가 바로 여행! 아무리 편한 여행을 한다고 해도 집나가면 개고생! 짐을 싸고 여행 계획을 세우고 여행지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등 갖가지 일들을 겪으며 힘겨워하면서도 여행에서 돌아와 왜 또 짐을 꾸리는 걸까?
저자의 여행이야기는 정말 리얼하다. 결코 엠에스지같은 양념이 없는 저자의 삶의 한 조각같은 날것 그대로의 리얼 여행기! 한번쯤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하게 될 진짜 여행이야기가 이 책에는 살아 꿈틀댄다. 혼자 떠나거나 동생과 함께하거나 가족과 함께 하게 되는 여행이 하나도 더하고 빼지도 않은거 같은 있는 그대로의 여행이야기를 한다.
여행 선배 아버지의 충고를 듣지 않고 결국 전기포트를 사고 거기에 라면을 끓여 먹고 무시하고 지나쳤던 가이드북의 한 페이지처럼 사기를 당하고 고향이 아닌 곳에서 고향의 느낌을 받으러 먼길을 가는 여행! 정말 그렇다. 누군가가 추천해 주는 것들을 무시하고 갔다가 현지에서 결국 그걸 사게 되고 분명 쇼핑은 사기라고 듣고 갔는데도 멀쩡하게 사기를 당하고 여행 아침에 먹는 신라면을 먹으며 행복감에 빠지게 되는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아무리 완벽한 여행가방을 꾸린다고 해도 분명 무언가를 빠트리게 되거나 공항에서 비행기에 올라 이륙하는 순간까지도 뭔지모를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여행! 남편의 실직으로 이왕이렇게 된거 여행이나 가자하고 나서게 된 아이들과의 여행길에 오른 저자는 전기장판을 끄고오지 않은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을 모두 전기장판 탓으로 돌리려는 듯! 여행은 그렇듯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무엇인가가 늘 바탕에 깔려 있기 마련! 그런데도 여행을 꿈꾸게 되는 참 이상한 일!
‘내게 여행이란 건 ‘가장 먼 곳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좋든 싫든 그것이 나다. 그게 ‘진정한 나‘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의 일부인 것은 확실하다. 그리하여 여행이 끝날 때마다 나는 같은 사람인 채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 그건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보너스 같은 것이다.‘
도입부의 이 글이 여행에 대한 저자만의 깨달음이기도 하지만 글을 읽는 내내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주 낯설고 가장 먼곳에서 나라는 존재를 찾게 되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때면 나는 이미 그전의 내가 아닌 나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놀라운 사실!
‘가장 낯선 곳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 여행‘
늘 익숙한 지금의 자리를 벗어나 잠깐이라도 낯선 곳에 나를 놓아두는 것도 참 좋은 것이 바로 이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