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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첫 소설로 ‘나무‘를 만나면서 차원이 다른 상상력의 세계를 엿보고 놀라워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잠‘이다. 비록 소설이지만 그간의 잠에 관한 연구내용등을 활용해 인간의 뇌활동을 다루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야기에 푹빠져들어 읽게 된다.
책의 겉옷을 벗기니 분홍 속살이 드러난다. 이제 막 얕은 수면의 단계를 넘어 점점 깊은 잠에 빠져들면서 저 수면의 밑바닥에 서 있는 누군가를 향해 나아가는 그림! 그것이 나중에서야 20년후의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떤 것들을 그에게 묻게 될까? 아니 거꾸로 20년전의 나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들을 하게 될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이라기보다 수면에 대한 연구 자료를 풀어 놓은 듯한 이번 소설은 이렇게 수면 곡선을 그래프로 보여주기까지하고 있어서 이것이 흡사 수면에 대한 논문이 아닐까 하는 착각까지 하게 만든다. 주인공 자크 클라인은 어려서 영화 죠스를 본 충격으로 깊은 잠에 들지 못하게 되자 아빠와 엄마의 도움으로 악몽에서 탈출하게 되고 나아가 수면연구가인 엄마의 도움으로 학업 성적은 물론 창의력까지 갖추어 의사의 길을 걷는 인재가 된다.
항해사인 아빠의 죽음이후 비밀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사람이 죽게 되고 궁지에 몰리게 되자 아무말도 없이 사라져버린 엄마로 인해 다시 불면에 시달리게 되는 자크! 마약과 여자에 취해 겨우겨우 잠에 빠져들게 된 자크는 꿈에서 20년후의 자기라고 우기는 남자를 만나 엄마가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저 한낮 꿈이라고 치부하고 마는 자크! 죽을 위기를 넘기며 엄마를 찾던중 기면증에 시달리는 르뽀기자의 도움으로 엄마와의 연결고리인 꿈의 민족 세노이족을 만나게 된다.
잠은 그저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한 수단이며 꿈은 그냥 깨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수면이 사람의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데다 전혀 생각지 못한 타임슬립까지 소재로 삼아 이렇게 흥미진진한 소설을 쓸 수 있다니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세계는 어디에서 시작이고 어디까지가 끝인걸까?
20년후의 내가 꿈속에 찾아와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 엄마를 찾던 자크가 만나게 되는 꿈의 민족 세노이족과 미래의 자신을 만난 현재의 자크의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궁금해져서 얼른 2권을 펼쳐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