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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걷다 - 폭풍의 언덕을 지나 북해까지
이영철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도보나 트래킹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거에요! 한달여간의 여정을 준비하고 도전하는 일이 쉽지는 않아 늘 생각만 하고 있다면 그보다 노선이 짧고 산티아고 순례길 못지 않은 아름다운 길 CTC트레킹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직장을 퇴직하고 도보여행을 시작해 벌써 여러권의 책을 내기도 한 이영철 저자는 늘 꿈만 꾸던 세계10대 트레일 걷기를 완주했답니다. 그중 15박 16일 간의 영국 CTC (코스트 투 코스트)를 완주한 이야기를 이 한권의 책에 풀어놓고 있어요!
어쩜 섬나라인 영국은 지도가 우리나라랑 참 많이 닮았어요! 그 한가운데를 가르는 길이 바로 CTC 트레일! 총거리 315km인 이 길은 해더꽃이 만발한 8,9월이 걷기에 좋구요 이정표가 잘 없으니 지도는 필수랍니다. 하루에 21키로를 약 15일이라는 기간동안 걸었다고 하는데 잘 가늠은 안되지만 인천 월미도에서 갈릉 정동진이나 묵호항까지의 거리라고 하네요! 가이드북이 잘 없지만 유럽의 가이드북 핸리 스테드만의 ‘코스트 투 코스트 길‘이라는 가이드가 가장 도움이 된답니다.
보랏빛 나는 꽃이 헤더꽃(히스)! 영국 소설 폭풍의 언덕에 자주 등장하던 낯설지 않은 꽃이네요! 그러니까 이 CTC길은 영국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의 생가와 무덤이 있이 그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구요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와 그 자매가 짧은 삶을 살던 곳이자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한 곳이래요! 폭풍의 언덕 하니까 이미지가 확실하게 그려지는듯!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그곳의 역사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길을 잃고 헤매고 비를 만나기도 하는 변수가 많은 이야기들이 마치 내가 이 길을 걷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합니다. 처음 여행지에서 만난 팀스부부가 저자에게 건넨 하얀 조약돌이 저자는 물론 나를 마지막 여정으로까지 무사히 데려다 줄거 같은 그런 기분으로 여행하게 되요!
무지개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마을 그래스미어! 학창 시절 그의 시 한구절쯤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그만큼 낯익은 이름의 시인이 살던 마을이라니 시인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서라도 한번쯤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럽은 어딜가나 고풍스런 건물들이 분위기를 내지만 특히나 시인이 좋아했다는 수선화꽃 피는 수선화가든에서 시인의 시집 한권을 펼쳐 읽으며 시인을 추억하고 싶네요!
요크셔 데일스 리스는 언니인 샬론 브론테의 ‘제인에어‘와 동생인 에밀리 브런테의 ‘폭풍의 언덕‘이 탄생된 곳이에요! 영국의 시골마을에서 자매가 동시에 소설을 출간할 수 있었던건 대자연의 힘일까요? 언니에 비해 책의 반응이 별로였던 동생은 폐결핵에 걸려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죠! 동생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읽어보면 작품이 전반적으로 우울한 느낌으로 언니의 ‘제인에어‘와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녀들의 삶의 터전이며 소설의 배경이 된 이곳 또한 꼭 들려보고 싶네요!
저자는 15일이라는 여정동안 낯선길을 헤매기도 하지만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해요!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들과 새로운 경험들과 길과 사람이야기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쳐 놓고 있어서 영국의 CTC트래킹을 계획하게 된다면 이 책은 필수! 조만간 나 또한 이 책을 배낭에 넣고 트레킹에 나설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