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나 화초를 참 좋아한다. 봄이면 어김없이 초록 잎사귀를 내미는 나무들을 보면서 겨우내 어디에 그렇게 이쁜 잎을 숨겨두었는지 알록 달록 이쁜 꽃들은 어째서 제각기 색이 다르고 향기가 다른지 궁금했었는데 그런 관심이 과학적 호기심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랩걸을 쓴 저자 호프 자런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과학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살았는지 깨닫게 되었다. 과학이라고 하면 그저 어려운 학문이라고만 여겼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그것이 과학이라니 조금은 친근해지는 느낌이다.

책의 겉 띠지 또한 참 독특하다. 띠지 그림이 어떤 식물인지 궁금했는데 크게 펼쳐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만들어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겨우살이! 남의 나무에 붙어 겨우겨우 살아서 겨우살이, 하지만 아주 높은 가지끝에 있어 쉽게 볼 수 없는 겨우살이를 담은 이 책!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식물의 이야기는 물론 여성 과학자로 살면서 장벽과 편견을 깨트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살았던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릴적에 마당에 꽂아 두고 고무줄을 걸어서 놀던 나무에서 싹이 올라와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바로 버드나무의 강한 생명력이라는 걸 아빠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물가 버드나무의 꺽여진 가지가 멀리로 떠내려가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서 뿌리를 내려 자라나지만 같은 나무일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고 뿌리를 통해 서로 이어져 있다거나 한참을 죽은 것 같지만 부활하는 식물등 정말 흥미로운 식물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실험실에서 놀고 엄마와 씨를 뿌리고 식물을 키우며 식물이 자라는 소리를 들을 줄 여성과학자 호프 자런! 그녀의 삶이 녹아난 식물을 사랑한 과학이야기가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