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사노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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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노 요코!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은 이름! [100만번 산 고양이] [내 모자]등의 그림책과 동화책을 쓴 작가 사노 요코! 그녀의 삽화 또한 낯설지가 않다. 표지속 삽화만 해도 그렇다. 성인 고양이인듯한 동물 두마리, 약간은 무게감있는 터치로 표정이 살아 있는 강렬한 느낌을 주는 그림! 이런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삶은 어떨지 궁금할때가 있다.사노 요코의 생을 담은 에세이! 그녀의 그림만큼 범상치가 않다!





아직 살아 있는 작가일까 싶었는데 어느새 유명을 달리한 사노 요코! 조금은 오싹하고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이다. 살아 생전엔 잘 알지 못했던 누군가의 생을 죽은 후에야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이 어쩐지 꿈을 꾸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 혹 그녀의 100만번 산 고양이 이야기처럼 어디선가 살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에세이니까 목차를 보고 궁금한 글 부터 찾아 읽는다. 에세이를 만나는 나만의 방법! 우리는 늘 책을 처음부터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건 아닐까? 어차피 에세이란 건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오락가락하며 저자의 생각과 삶을 담아 놓은거니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책 한권 읽고는 어느새 내가 사노요코스러워진거 같다!




그리고 드문 드문 강렬한 느낌을 주는 그녀의 삽화들! 100만번 산 고양이에 등장하는 고양이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에세이를 읽다가 그녀의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에 심취했다. 어릴적 오빠와 함께 호기심 발동으로 고양이를 못살게 굴었던 이야기! 아이가 없는 옆집 아주머니가 어느날 죽은 고양이를 들고와 울던 장면, 자신의 집에 놀라온 친구에게 고양이가 토하는 모습을 들키고 부끄러워했던 이야기등 어쩌면 하나같이 고양이에 대해 좋지 못한 기억만 있을까? 그러다 자신의 아이가 고양이를 이뻐하자 기르기 시작한 고양이, 편견을 깨보자고 못생긴 고양이를 기르려다 결국 포기하고 만 이야기등 사노 요코 그녀의 이야기가 꽤 생생하고 흥미롭게 읽힌다.




꽃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사노요코에 대한 이미지가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유학시절 제비꽃 때문에 친구와 사이가 얼그러지게 된 이후 꽃이란 꽃을 종류를 가리지 않고 사들였다는 그녀의 독특한 근성! 또한 온통 자물쇠 투성이였던 낯선 땅에서 향수병에 시달려야했던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게 되는데 피부색도 눈색도 언어도 달랐던 사람들 틈에서 외로움에 빠져 지냈을 사노 요코의 표정이 보이는듯 하다. 


죽음을 선고받은 이후 외제차를 지르며 '죽음 그까짓게 뭔데?' 하고 유쾌하고 통쾌하고 누구보다 즐겁게 살다가 생을 마감한 사노요코! 이 에세이를 만나고보니 딱 사노 요코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사노 요코처럼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생앞에 당당할 수 있기를 나 또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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