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사샤 마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그냥 평범한 부엌의 요리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보다 힘겨웠던 성장과정,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른채 방황하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은 이 책은 요리 그 이상의 감동을 담고 있는 힐링에세이다.195개 나라, 195가지 요리법, 4년 동안 펼쳐진 전 세계 요리 도전을 자신의 블로그 '글로벌 어드벤처'에 올리고 한권의 책에 담아 놓은 사샤 마틴이라는 한 사람의 삶과 사랑이야기다. 



부엌이라해서 요리 레시피만 잔뜩 든 책인가 했다. 그런데 사샤라는 여자의 무척 개인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고 드문 드문 사연속 요리 레시피를 말로 설명해 놓아 뭔가 신선한 느낌이 든다. 사실 요리라고 하면 뭔가 잘 꾸며진 사진으로 만드는 과정을 올려야 하는걸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저 말로 풀어서 요리를 설명할 수 있다니 뭐랄까? 요리를 상상하는 재미가 더해진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그녀의 평범치 않은 성장이야기가 마치 한편의 소설 같이 펼쳐지고 있다. 




누구나 사연 한 줄 없는 사람 없겠지만 사샤의 성장과정은 정말로 파란만장하다. 아버지도 없이 자란 어린시절, 엄마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 다녀야 했으며 심지어는 엄마와도 떨어져 양부모도 아닌 법적후견인 집에 맡겨지게 된다. 그나마 오빠 마이클과 함께 있어 참 다행이라 여기지만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오빠마저 일찍 떠나보내게 된 사샤 또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해 방황하게 되는데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친구를 만나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대학생이 되어 그동안 부모 역할을 했던 법적후견인의 곁을 떠나 독립하게 되면서 사샤는 내내 접어 두었던 자신의 꿈을 펼치려 요리를 배우게 된다. 



사샤는 어린시절부터 먹을것에 굶주려 있었지만 엄마가 만들어주던 요리들을 무척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프고 힘들었던 성장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중간 중간 먹을게 없었던 때에 사과 농장에서 멍든 사과를 주워다 만들었던 엄마의 파이 요리, 104세까지 장수한 사촌이 만들어준 요리, 함께 요리하며 소통하고 싶어했던 사샤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던 퍼트리샤의 요리, 잦은 이사로 방황하던 때에 낯선 파리에서 꾸역꾸역 먹었던 바게트, 퍼트리샤가 없는 틈을 타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던 요리, 엄마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하던 자리에서 만든 요리, 한번도 챙겨주지 못했던 엄마를 위해 만든 요리등, 정말 많은 요리 레시피가 소개되고 있다. 








홀로서기를 시작으로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요리에 다시 도전하게 되고 더불에 시대의 변천에 따라 자신의 요리를 자신의 블로그 '글로벌 테이블 어드벤처'에 올리기 시작, 그리고 늘 꿈꾸었던 세계요리에 도전, 결국 세계인의 식탁이라는 특별한 이벤트를 하기에 이른다.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을 자신의 성장과정, 하지만 요리를 통해 모든걸 털어내고 힐링하며 살아가게 된 사샤의 이야기가 정말 감동적으로 펼쳐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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