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아미코
이마무라 나쓰코 지음, 홍미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독특한 소설을 만났다. 낯선 이름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상과 미시마 유키오상을 동시에 거머쥔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작가 이마무라 나쓰코의 데뷔소설! 사실 일본 소설은 추리소설 쪽으로만 주로 읽다보니 늘 같은 작가의 책만 읽으며 편식을 했던듯 하다. 이마무라 나쓰코의 소설을 통해 조금은 독서의 폭을 조금 더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소설은 세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책의 제목에 해당되는 '여기는 아미코'가 가장 긴 소설이면서 가장 독특한 소설이다. 물론 짤막한 다른 두편의 소설 또한 만만치 않은것도 사실이다. 할머니와 함께 산다는 아미코는 죽마를 타고 멀리서부터 걸어오고 있는 사키를 보며 현재에 머물게 된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준다. 늘 수업시간에 말썽을 부려 혼이 나거나 학교를 거의 가지 않는 아미코! 오빠와의 등하교길에서는 숨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집에서는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말썽꾸러기다. 엄마의 서예 수업 시간을 훔쳐보다 알게 된 노리라는 남자아이에게 관심을 갖게 되지만 어쩐지 아미코 앞에서는 입을 열지 않는 노리! 하지만 끈질긴 노력으로 한마디쯤 받아내고야 마는 아미코는 왠지 모르지만 보통의 아이와는 참 많이 다르다.아니 정말 많이 다르다. 


배가 불러오던 엄마가 아기를 낳던날, 노리를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남자 동생이 태어났을거라 생각했지만 동생은 없고 전과는 다른 다정한 엄마의 행동에 의아해하는 아미코! 엄마에게 선물을 해야 한다는 오빠의 부추김으로 태어나면서 죽은 동생을 위한 무덤을 만들게 되는데 그걸 선물받은 엄마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무너져 내려 무기력해져 버리고 만다. 그리고 시작되는 오빠의 반항과 시간개념을 상실한채 씻지도 않고 학교에 왔다 갔다는 아미코의 생활은 그야말로 엉망진창! 왜 아미코는 집안이 돌아가는 사정을 제대로 잘 파악하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엉뚱한 행동을 일삼거나 친구들이 괴롭히는대도 알아채지 못하고 노리만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것일까? 태어나자 마자 죽은 동생에 대한 슬픔조차 알지 못하는 아미코는 어딘가 단단히 고장이 난듯 하다. 


소설을 읽다보면 아미코의 행동에 이상을 알게 되고 보통 아이들처럼 행동하고 말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치 채게된다. 그리고 잘 이해되지 않던 엄마와의 관계도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이유와 이가 세개나 빠지게 된 이야기등을 하나하나 알게 되는데 그럴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게된다. 이 소설이 미스터리 추리소설도 아닌데 그런 느낌이 문득문득 들어서!



 


그리고 주점에서 일하게 된 나나세씨와 그녀에게 전해듣게 되는 유명 연예인 애인에 대한 이야기!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은 늘 착하고 싹싹한 나나세씨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데 나나세씨의 이야기를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다 그녀의 애인이 전혀 엉뚱한 여자와 결혼한다는 뉴스를 접하고도 나나세씨 편에 서서 그녀를 도와주려 무던히도 애쓰는 동료들! 글을 읽으며 없는 애인을 만들어 진짜 자신의 애인인것처럼 이야기하는 나나세씨도 놀라웠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철썩 같이 믿고 함께 맞장구치고 걱정해주던 동료들의 행동 또한 참 놀라웠다. 그러고보면 나나세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신입이 좀 쌀쌀맞기는 하지만 더 진실된 캐릭터인걸까? 참 독특한 소설!


그리고 혼자 살고 있는 치즈 할머니를 도와 주려 애쓰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참 짧지만 주인공이 누구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어 독자들의 상상력을 무한 자극시키는 소설이다. 세편의 독특한 소설을 정말 단숨에 숨도 쉬지 않고 읽어내려 간듯 하다. 추리소설도 미스터리 소설도 아닌데 그보다 더 미스터리했던 느낌이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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