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 경보가 울려대는 정말 끝날거 같지 않는 이 여름에 마침 그에 딱 걸맞는 제목의 소설을 만났다. 열대야에 잠을 뒤척이는 요즘 이 소설이 더위를 좀 식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펼쳐 든다. 내내 불행하기만 한 셰리든의 삶에 살짝 짜증이 날려고 할때 쯤 형사 조던의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호기심을 부추긴다.

불행은 연이어 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딱 그런 캐릭터로 등장하는 17세 소녀 셰리든! 넬레 노이하우스의 [여름을 삼킨 소녀]에 이은 연작 소설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이야기 중간 중간 전작의 내용이 등장해 대충 내용은 짐작하게 된다. 하지만 역시 전작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크리스마스 날, 그랜트가의 막내아들이 가족을 총으로 쏘아죽이는 비참한 사건이 발생한다. 가족의 참상에 실신을 했던 안주인 그랜트 여사는 사라진 막내딸 셰리든은 친딸이 아니며 이남자 저남자를 유혹하는 창녀로 이 사건의 주범이라는 발언을 한다.

사건을 담당하게 된 조던형사는 침착하게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진실을 밝히려 애쓴다. 그리고 사라진 막내딸 셰리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언젠가 이곳에서 탈출하겠다던 결심을 실행에 옮겨 집을 떠나온 셰리든은 뉴스를 통해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하고 붙잡혀 살인자 취급을 받으며 마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미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열일곱 셰리든의 성장통은 정말 너무 가혹하다. 양엄마에게 구박받고 막내오빠에게 학대 받으며 겨우 겨우 버텨낸 셰리든에게 이제는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주범으로 낙인 찍혀 오갈데가 없게 된다. 물론 셰리든의 처신 또한 온당하지 못한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녀가 겪어 내야하는 고통의 무게가 너무도 크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당당하려 애쓰는 강인한 정신력과 조던 형사나 심리 상담 치료사와 같이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도와주려는 이들도 분명 있다. 그런데도 그녀의 운명의 바퀴는 왜 그렇게 수렁으로만 빠져드는걸까? 외로움이 뼈속까지 스며들어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싶어 하고 자신에게 호의적인 사랑에 빠지는 그녀의 행동은 정말 나쁘기만 한것일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뇌종양 판정으로 검사를 받게 되는 조던 형사는 자신이 아버지의 핏줄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지게 된다. 이건 뭐 아닌 밤중에 홍두께? 셰리든이라는 소녀의 진창같은 삶에 짜증이 살살 돋아 나려 할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전개 되어 독자의 관심을 다시 붙드는 작가의 능력은 놀랍다. 하지만 조던이 새로 눈뜨게 되는 성 정체성과 전혀 짐작조차 아니 생각조차 못한 가족사의 베일이 벗겨지는 이야기는 `알고보니 그가 내 친오빠?` 와 같은 한편의 막장 드라마 같다.

양어머니의 범죄에 대한 판결과 전혀 생각지 못한 조던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셰리든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마지막 이야기는 왠지 불길한 다음 편을 예고하고 있달까?

이야기가 꼬리를 물면서 서로 얽히고 설켜드는 이런 소설은 진실이 밝혀질때마다 또다른 진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혹을 가지게 만든다. 그래도 어쨌거나 끝나지 않는 여름이라는 제목은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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