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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2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평점 :
어릴때부터 별보기를 참 좋아했던 나는 학창시절엔 별자리별 운세나 성격등이 궁금해서 잡지를 넘길때 가장 먼저 펼쳐보는 페이지였던 기억이 난다. 내 별자리인 양자리의 성격은 직설적이며 솔직하고 책임감이 강한데다 대쪽같은 성격이라고 그랬던거 같은데 살아오면서 가만 돌이켜 보면 그런 성격이었던거 같다. 혈액형이나 띠를 먼저 따져서 그사람의 성격을 논하곤 하는 우리와는 좀 많이 다른 정서를 가진 서양의 별자리에 따른 미스터리한 사건을 둘러싼 열두남자의 이야기!
2013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800여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인데다 28세의 젊은 여성이 쓴 최연소, 최장편소설이라는데 관심을 끌었음은 물론 12궁도의 별자리 궤도에 따른 사건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꽤나 세밀하고 밀도있게 풀어 놓고 있어 천재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가 굉장히 복잡하다.
1편에서는 한남자의 죽음과 길가에 쓰려져 있던 창녀를 두고 크라운 호텔의 열두남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방금 뉴질랜드 금광 마을 호키티카에 도착한 월터 무디라는 남자가 전해 듣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제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어 사건의 진실을 추측하기가 쉽지 않다. 호기심을 부추긴 1편의 열두남자의 이야기덕분에 2편의 이야기는 혼자 나름 상상했던 것과 비교해 가며 읽게 되는데 역시 이유없는 결과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오랜시간 행방이 묘연해진 갑부를 부르는 혼령송환술을 하고 사라졌다고 생각한 사람이 나타나는가 하면 모든 사건의 주역들이 법정에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증언이 시작된다. 금광사업을 하러왔던 월터무디는 변호사가되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는 처음 사건의 발단이 된 시점으로 넘어가 이 사람들이 어떻게 엮이게 되는지를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다. 금을 가로채고 차지하기 위한 인간의탐욕과 야망이 평온한 작은 금광마을을 어떻게 혼란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는지가 하나둘 밝혀지게 된다.
역시 1편의 열두 남자가 자신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갖가지 이야기만큼 2편의 이야기도 복잡하게 진행되는데 시간과 공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풀어나가게 되는 이야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혼란을 가져오기는 하지만 이름이 바뀌어 혼란을 가져왔던 두 남자의 진실과 창녀의 사라진 총알의 행방을 알게 되는 순간, 같은 시간에 태어나 같은 운명의 별자리를 가진 두 남녀의 이야기등 생각지 못한 전개가 꽤나 흥미진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금광 사업이 한창이었던 그 시대를 배경으로 아편에 빠져들게 된 사람들과 금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을 서사적 묘사로 풀어 나가는 작가의 소설은 구성이 꽤나 치밀한데다 그 시대의 생활모습과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