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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레이얼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비트레이얼'은 배신, 배반을 뜻한다. 어떤 종류의 배신, 배반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는다.
한여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름은 로빈! 직업은 회계사! 오늘 해야 할 일을 적고 매일을 계획적으로 살아가던 로빈은 은발에 장신이며 화가인 남편 폴에게 한눈에 반해 결혼하고 만다. 그런데 남편은 무계획적이고 무책임하며 자유분방한 성격이다. 그리고 그들은 결혼4년차에 접어들어 모로코 에사우리아로의 여행을 하는 중이다. 이렇듯 무덤덤하게 자신이 지금 이코노미석 비행기에 앉아 힘겹게 여정에 올라 있음을 이야기하는 로빈은 자신의 눈먼 사랑으로 인해 앞으로 자신이 어떤일을 겪게 될지 전혀 알지 못한다.
이런 저런 실갱이 끝에 가까스로 목적지에 도착한 이들 부부는 호텔이 예약되어 있지 않다는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듣지만 로빈의 회계사 이력으로 방을 구할수 있게 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로빈과 폴의 나날은 마치 신혼여행을 온것처럼 행복하기만 하다. 폴은 숙소 테라스에 작업실을 만들고 아름다운 그림을 몇장식 그려낸다. 로빈은 평소 배우고 싶었던 프랑스어를 배우며 즐거운 날들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로빈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메일을 받게 된다. 로빈이 소망하는 한가지는 아이를 갖는 것이다. 폴 또한 로빈의 소망에 동참해 늘 최선을 다해 왔다 .그런데 결국 불안불안하던 이야기의 사건이 터지고 만다. 무책임하게 행동한 것도 모잘라 벽에 피칠을 하고 사라져버린 남편으로 인해 로빈은 용의자로까지 몰리게 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모로코에서의 남편 폴 찾기! 확실하지도 않은 폴의 뒷모습만을 쫓아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는 로빈이 찾으려고 한것은 진정 무엇이었던걸까? 남편 폴의 무계획적인 씀씀이는 자신으로 인해 고쳐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로빈! 하지만 그러지 못해 뒤통수를 맞으면서도 로빈은 폴을 놓지 못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남편의 매력에 빠져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로빈은 남편 폴을 보며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닌 부모님을 삶을 생각하며 자신의 선택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되짚어 보고 아버지가 죽던 날 밤, 아버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폴 같은 남자를 사랑하고 책임지려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남편을 찾던 중 카사블랑카에서 잠깐 살았던 동안의 폴의 삶에 대해 알게 되고 그가 구제불능의 무책임한 인간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래도 가느다란 어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그를 찾아 헤매던 로빈은 사막에서 불행을 당하게 된다. 왜 로빈은 그토록 자신을 배반하고 로빈을 만나기 이미 오래전부터 타인의 삶을 망가뜨리며 제멋대로의 삶을 살아 오다가 또다시 죄의 굴레를 자신에게 떠넘기고 무책임하게 사라져버린 남편을 찾으려고 하는 것일까? 남편 폴을 사랑했던 그 감정이 로빈을 이토록 힘겨운 삶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수가 없다.
위기의 순간 어쩔 수 없이 죄를 짓게 되는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과 불행을 겪게 되지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는 이야기는 로빈의 삶이 결코 불행하기만 한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것도 같다. 하지만 배신의 순간, 그를 놓아버리고 떠나버렸더라면 로빈은 더 이상의 불행을 겪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그런데 남편 폴은 정말 어디로 사라진것일까? 또 다른 어느곳에서 로빈과 같은 또다른 누군가를 만들고 있는건 아닐까? 문득 끝났음에도 끝난거 같지 않은 이야기의 결말에 소름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