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그늘 2
박종휘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담고 있는 소설들은 읽으면서 화도 나고 눈물도 나고 참으로 주체할 수 없는 그런 감정에 빠져들게 되는거 같아요, 하지만 서로가 엇갈리는 운명속에서도  시대적 아픔속에서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 다시 만나게 되는 채봉과 평우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평우와 채봉 두사람은 우연이 운명이 되어 만나 서로 부부가 되고 알콩달콩 잘 살아가다가 누명을 쓰게 된 남편 평우는 처형이 되고 남겨진 아내 채봉은 넷이나 되는 아이의 엄마가 되어 살아가게 되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평우는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 결국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살아가게 되고 남편을 찾아나선 아내 채봉 또한 위기의 순간들을 지혜롭게 잘 넘기며 남편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게 되요, 

운명은  어떻게든 이 두사람의 인연을 갈라놓으려고 정말 악다구니를 쓰더라구요, 





일제강점기의 고통속에서 벗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제는 전쟁으로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고발하고 빨갱이로 몰아 법의 판결도 없이 처형시키고 그때의 시국은 정말 내가 살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송구스러운 이야기들이에요, 평우네 집안도 평우로 인해 가족들이 줄줄이 죽음에 처하게 되고 게다가 이승만대통령을 떠받들며 그를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았던 평우의 셋째형 근우 또한 자신이 신념을 쫓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이의 정책으로 인해 가족이 참상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앞에서 자살로 자신의 뜻을 전하고 죽어요, 대나무는 휘어지지 않고 부러진다고 하지만 근우는 너무 어리석은 죽음을 택한거 같아요,ㅠㅠ






가족과 친척, 그리고 정으로 맺어진 친구와 이웃이 얼마나 힘이 되고 따뜻한지 우리민족의 정서가 바로 이런게 아닐까 하는 감동이 있었어요, 서로가 품앗이를 하고 어려울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던 마을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도와주고 숨겨주고 챙겨주고 그러거든요, 하지만 오직 자신의 출세와 이익만을 도모하는 누구 한사람 때문에 평우네 집안은 정말 쑥대밭이 되고 말아요, 채봉은 자신도 모르게 폐결핵 말기에 이르게 되어 병원신세를 지게 되구요, 결국 아이들은 친척집에 맡겨 온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힘겨운 나날을 살아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살아요, 

한편 평우는 새롭게 얻은 허운학이라는 이름으로 고향과는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우연히 듣게 된 아내의 소식에 가슴이 저며 암호같은 시를 적은 편지를 띄우게 된답니다. 이런 우연도 실은 그들 부부가 쌓은 선행때문이에요, 자신 또한 위험한 상황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도와주었던 채봉의 선행으로 평우의 귀에 아내의 소식이 들어가게 된거죠! 그로 인해 실은 채봉 또한 죽을 위기를 넘기기도 했구요, 아무튼 죽어가는 사람은 누구든지간에 살리는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에요, 선행은 선행으로 돌아온다는 사실 또한 여실히 보여주는 소설이구요!






평우네 가족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 나라가 원망스럽고 한스러워서 당장에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에요, 언제나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선하게 살아가면서 나라일에 도움이 되고자 열심히 살았던 평우의 아버지 상백은 죽으면서도 결코 누구도 원망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해요, 이는 나라가 잘못해서 그런게 아니라 나라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 잘못하는 일이니 신념을 잃지 말고 착하게 살아가야 한다구요! 요즘 사람들은 수틀리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 상백과 같은 아버지가 또 있을까 싶어요,  

아빠도 만나지 못한채 엄마 또한 병원을 오가야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게 되는데 구수한 사투리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슬아슬하고 참 찡하면서도 재미난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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