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도서관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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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코끼리]와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의 범상치 않은 문장으로 만났던 황경신을 이번엔 서른여덟편의 글로 만났다. 다른 사람의 여행을 대신해준다는 어느 여자의 이야기  [바나나 리브즈[를 시작으로 셰익스피어가 낭독회를 한다는 [국경의 도서관]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하지만 어쩐지 이야기가 아직도 더 남아 있는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건 왤까?

 

그래 당신도 잘 알고 있는것처럼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수만년동안 되풀이 되고 있다.  ---p34

 

때로는 너와나, 혹은 우리 주변의 어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가 하면 책갈피, 천사와 악마, 우체통등 종류도 다양한 주인공들이 등장해서는 삶과 죽음, 우정과 배신, 여행,사랑등에 대한 정말 독특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마치 한편의 동화같기도 하고 우화같기도 하며 환타지한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듯도 하고 드라마가 펼쳐지는것도 같은 그런 기분에 빠지기도 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갈피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까지, 하나의 씨앗을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흙 같은 것이.---p49

 

처음의 타인의 여행을 대신해 준다는 어느 여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에 별별 직업이 다 있다지만 남들의 여행을 대신해 준다닌 거 참 괜찮은 직업이라는 부러운 생각과 함께 작가의 독특한 발상에 놀랐다. 그런데 이어지는 부모에서 부터 시작된 특별한 인연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는 나비와 바다의 이야기에서는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낯설지 않은 그런 느낌의 드라마를 보는듯 했으며, 누군가의 소중한 책갈피가 되었다가 그만 떨구어져 장미의 씨앗과 만나 자신의 새로운 가치를 찾는 이야기가 참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 슈베르트를 살려내어 그와 대화를 주고 받는 이야기나 생의 마지막날 자신의 영혼을 반반씩 나눠가지고 있다는 천사오 악마를 순서대로 만나게 되는 이야기등은 마치 한편의 미스터리 스릴러를 보는거 같은 느낌도 들면서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슬픈생애를 살아가면서 만든 음악들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어준다는 사실이, 천사와 악마를 만나 갖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또다른 생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이야기들이 참으로 신비롭게 다가온다.

 

이야기의 소재는 정말 무궁무진하게 많다. 하지만 나와 같은 보통 사람은 아무리 많은 소재들을 늘어 놓는다 해도 그것을 한편의 멋진 스토리로 만들어 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황경신이라는 이 작가는 어느때 어느곳에 있어도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요술주머니를 하나 더 가진 사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녀의 책을 만날때마다 더욱 빠져드는 나를 발견하게된다. 곁에 두고 아껴가며 한문장씩 곱씹어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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