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그저 낭만적으로 읽고 듣고 낭독하는데에만 집중하고 살았나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시가 참 낯설게 여겨진다.
남의 집 대문이 빼꼼히 열려 있다고 그 속을 낱낱이 들여다 볼수는 없는데
그 틈새로 들여다보는 희열을 느끼듯 시를 보라고 말한다.


집을 생각하라고 하면 당연히 창문과 지붕이 있는 그 외관을 떠올리기 마련.
하지만 진짜 집이란 그 속을 이루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묵과하고 산다.
그러니 자꾸 크고 넓은집 타령을 하는지도...


시도 그렇단다.
그냥 쓰여진 글자만 읽고 외우고 말아서는 안되며
그 단어와 문장속에 숨은 것들을 찾아내야 한다는 얘기!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그렇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시는 그냥 시로 봐주면 안되나 싶은 그런 반항심이 생기는...ㅋㅋ




김소월의 진잘래가 이별을 노래하는 시가 아니란다.
문장에 쓰인 단어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형.
그러므로 절절히 사랑하고 있는 지금을 이야기하는거라고...
노래 가사로도 쓰일만큼 유명한 김소월의 진달래를 읊을때면 
뼈에 사무치는 절절한 사랑을 느끼곤 하는데 
그렇게 느끼는게 맞는가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김광섭의 [저녁에]




저렇게 많은 별들중에서
별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 수록
별은 밝음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시는 대중가요 가사로 먼저 알게 되고는 
신랑한테 보내는 편지에 쓰기도 했던 기억이 나는 시다.
그저 운명처럼 만나진 인연이 다시 또 어디선가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그리운 마음을 담은 시!

수직적공간이 어쩌고 영원한 순환의 시선이 어쩌고 하는
어려운 말들로 시를 들여다 보지 않아도
시는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거 아닐까?
너무도 학문적으로 시를 분석해 놓은 이어령의 [언어로 지은 집]
책이 살짝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남의 집을 실컷 엿봤으니 이제 그만 그 문을 닫고 나와야 할 거 같다.
엿보는것도 어느정도!

어쨌거나 이육사의 광야,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유치환의 깃발, 
정지용의 향수, 이육사의 청포도, 이상의 오감도, 박두진의 해 등
학창시절 일부러 외우기까지 했던 시들을 다시 만나게 되니 참 반갑고

그때는 몰랐던 시에 숨겨진 것들을 알고 보니 

내가 그동안 시를 잘 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시에 대한 느낌이 또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하는건 사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