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그늘 1
박종휘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첫 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짜임새있고 탄탄하게 때로는 긴박하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평범하게 사랑하며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려 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념의 갈등속에 방관자적 입장에서 그저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며 살아가려던 남자 평우! 글모르는 사람들에게 글공부를 시켜주며 한남자를 만나 그저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아가고자 했던 채봉! 두사람은 우연이 이어주는 인연의 끈으로 운명처럼 맺어져 알콩달콩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가 싶지만 남편이 마음속 깊이 내면의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안 채봉은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


처음 채봉과 평우의 만남은 어느 로맨스 소설의 연인의 만남처럼 참 흥미진진하고 알콩달콩하다.우연히 가게된 냉면가게에서 서로 인연이 된 노신사와 채봉이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되고 우연히 비를 피해 나무 아래로 들어가게 된 정임과 평우는 장모와 사위 사이가 되는 그렇게 서로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인연이 만들어져 결국 운명처럼 만나게 되는 채봉과 평우!


그러나 운명은 이들을 그렇게 알콩달콩 사랑만 하며 살 수 있게 두지 않는다. 두사람이 아이 셋을 낳으면서 서로의 삶에 충실하게 살게 될때쯤 갑자기 광풍이 몰아닥치듯 위기가 찾아오고 역경의 순간과 함께 죽음의 순간이 닥쳐오는등 삶과 죽음이 서로 뒤엉켜 두 사람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꿔가고 있다. 부잣집 막내로 유순하기만 하던 채봉은 점 점 억척스러워지고 평우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건 살기 위한 걸세, 바람의 존재도 인정하면서,,,,,, 

흔들리지 않으면 부러질 건 뻔하지않은가?'  ---p286


전쟁으로 혼란한 시기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도 빨갱이로 몰려 처형을 당하게 된 평우의 삶과 세 아이를 낳고 넷째 아이를 배속에 가지고도 남편의 죽음앞에 꿋꿋하게 버텨내는 채봉의 삶은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려 하지만 시대의 풍파가 그러라고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깨닫게 한다. 바람에 부러지지 않기 위해 흔들리는 나무처럼 어쩔수 없이 살아 남기 위해 시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그 어렵던 환난과 고통의 시대를 살아간 우리의 선조들을 생각하면 그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일제 강점기의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중 지식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없이 친일을 하는 경우도 있고 끝까지 민족 해방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독립만세를 외치며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방이 되고 또다시 민주와 공산이라는 이념의 갈등속에 한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며 빨갱이 편에 서기도 하고 민주주의 편에 서기도 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과 함께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그려지고 있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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