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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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소설은 역자 후기를 통해 듣는 이 파수꾼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것도 같다. 

하퍼 리의 유일한 소설이라고 알려졌던 [앵무새 죽이기]가 세상에 나온지 55년만에 등장한 [파수꾼]!

이유인 즉슨 [앵무새 죽이기]를 쓴 저자 하퍼리는 자신이 쓴 책의 인기에 눌려 오히려 다음 책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앵무새 죽이기]를 영화로 먼저 봤던 나는 책이 궁금해서 사다 놓고는 아직 펼쳐보지 못하고 있는데 

전작이지만 후작이 된 [파수꾼]을 읽고 나니 [앵무새 죽이기]라는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인 메이콤을 떠나 뉴욕에서 살아가던 진 루이즈는 매년 한번씩 귀향길에 오르게 되는데 

늘 비행기를 이용하다가 기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번엔 기차를 이용해 고양에 돌아가기로 한다. 

어쩌면 이런 변화가 그녀에게 이미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닥칠 일을 미리 알려주는 신호였는지도 모른다. 


늘 고향은 그녀에게 돌아가야할 집이면서 안식처였지만 그녀는 고향에서의 삶을 꿈꾸지는 않는다. 

자신을 이만큼 성장시켜준 어릴적 추억이 가득한 메이콤은 그녀에게 늘 그모습 그대로인데 

이런 저런 변화된 모습들과 메이콤의 사람들이 점 점 그녀를 불편하게 만든다. 


어릴적부터 형제처럼 자라온 헨리를 만나 결혼을 이야기하지만 어딘지 남 이야기를 하는듯 하고 

구태의연하고 고리타분한 세계속에 머물러 살아가고 있는것만 같은 알렉산드리아 고모의 태도는 늘 못마땅하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는 늘 그녀에게 우상이며 존경의 대상이란건 변함이 없다. 

아니 변할수 없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걸 무슨 신앙처럼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고 해야할까?

흑인이니 백인이니 하는것들과 무관하게 언제나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한 아버지가 

어느날 흑인들을 깜둥이라고 비하하는 무리속에 섞여 있는 것을 목격한 그녀는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자신의 신념이 배신당한 것 같은 그런 비참한 심경이 되어 삼촌을 찾아가지만 

삼촌과의 대화는 그녀도 그랬지만 정말이지 주제를 빗겨간 듯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사랑하던 헨리에게서는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는 식의 변명을 듣게 되고 

결국 아버지와 정면으로 마주서서 어떻게 자신을 이처럼 배신할 수 있는지 온갖 망언들을 쏟아내고 만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들이 이제는 피터팬같은 어린 환상속에서 벗어 나야만 하는 진루이즈의 성장통이라니!


엄마 없이 자란 진루이즈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순진무구하면서 완고하다. 

생리가 시작된 날 죽는 줄로만 알았던 이야기나 키스만으로 임신을 하게 되는 줄 알고 열달을 끙끙 앓았던 그녀!

자신의 안식처이며 파수꾼이 되어 주었던 어린 시절 메이콤과 아버지에 대한 그녀의 완고함을 깨트려

뒤늦게 아버지로부터 독립된 자신으로 성장해 나가야하는 결정적 시기에 이르게 된 이야기가 

어쩌면 우리의 성장이야기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파수꾼]의 진루이즈의 어린시절 추억과 그녀의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과 말투 등을 통해

그녀의 성장통을 함께 겪으며 어느 하나 놓지고 싶지 않은 매력적인 캐릭터에 푹 빠져들어 읽게 된다. 

물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종 종 등장하지만 그건 또 그런데로 이런 책의 매력이지 않을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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