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남편에 대한 오쿠다 히데오식 복수극[나오미와 가나코]

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나오미와 가나코, 두 친구는 한 남자를 감쪽같이 제거하고 땅속에 묻어 버린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가나코의 남편, 왜 두 여자는 이 남자를 제거해야만 했을까?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으면 현실속에서 진짜로 벌어지는 이야기인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이야기속에 혹은 이야기속 주인공에게 빠쪄 들어가게 된다. 

언뜻 두 여자의 각각의 이야기가 전개 되는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나오미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바톤을 이어받듯 가나코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하나로 끝을 맺게 된다. 

도쿄 백화점 외판부에서 잡다한 고객의 요구에까지 응대해야하는 일을 하는 나오미!

어느날 절친인 가나코가 남편의 폭력에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혼을 권유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없는데다 오히려 남편의 보복이 두려워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는 친구와 

친구의 남편을 아예 이 땅에서 제거해 버리자는 계획을 도모하기에 이른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그 남편과 닮은 중국인을 알게 되고 치매에 걸린 백화점 고객을 이용해 

나오미는 감쪽같이 그 남편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다. 

결혼과 함께 전업 주부로 살아가던 가나코는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을 친구와 제거해 버리고 

이제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지만 남편의 행방을 끈질기게 물어오는 남편의 여동생과 

흥신소와 경찰의 추적에 시달리며 압박감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것만 같은 기분이다. 

급기야 일본에 있어서는 안될 사람이 나타나고 자신들의 범행 현장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니

이제나 저제나 나오미와 가나코가 경찰에 붙들려 갈것만 같아 나 또한 노심초사하게 된다. 

내 친구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 해야 할까?

나 또한 친구를 위해 남편을 죽이는 일에 동참할 수 있을까?

친구의 남편을 함께 죽이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이런 친구라니 그녀들의 우정은 어떤것일까?

물론 누군가를 죽인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지만 

소설로나마 폭력 남편을 없애주는 오쿠다 히데오의 이야기는 꽤나 흥미진진하다. 

또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는 영업부라던가 외판부의 고객 응대 이야기 같은 

소소한 읽을 거리가 등장해 이야기를 더욱 재밌게 끌어가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아내들이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다는 불편한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곤 했는데 

이제는 아내와의 불화나 이혼 이후 아내의 집에 총을 들고 쳐들어가 

아내는 물론 가족을 몰살시킨 이야기가 뉴스에 종 종 등장한다. 

어쩌면 오쿠다 히데오는 그렇게 고통받고 있는 여자들을 대신해 

소설로나마 시원한 복수극을 펼쳐 보이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나오미와 가나코, 두 여자는 지금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