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멈추지 않네 - 어머니와 함께한 10년간의 꽃마실 이야기
안재인 글.사진, 정영자 사진 / 쌤앤파커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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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함께한 10년간의 꽃마실 이야기

라는 부제에 나는 그냥 단순히 사계절 온갖 꽃이 피는 곳으로의 여행 이야기를 생각했다.

그런데 부처를 핑계삼아 어머니와 함께 한 나들이길에서 만난 자연과 함께 

어느새 사진속 주인공이 어머니가 되었다는 

저자의 들어가는 말을 읽으며 내마음 어느구석에선가 싸아한 바람이 일어

책을 읽는 내내 그 바람이 이리 저리 나를 휘감아 멈추지를 않는다. 




꽃을 좋아하게 되면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는 하지만

이상하게 정말 그 말이 맞는것도 같은 생각이 든다. 

한창 젊은 나이에는 그렇게 많은 꽃들이 있어도 다른 일에 더 눈길을 주고 더 분주히 살았는데 

어느새 작은 꽃 한송이도 그저 지나칠 수 없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이제 40대의 내가 이러할진데 칠순이 넘은 우리 엄마는 꽃을 대하는 마음이 어떤것일까?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이 책을 통해 나는 내내 우리 엄마를 떠올리게 되었다. 




꽃이 피고 지는것 또한 자연의 섭리로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영역밖의 일이다.

내가 꽃을 보고 싶다고 해서 꽃이 피어 주지 않는것처럼 

지금 내 곁에 있는 우리 부모님이 계속 함께 할 수 있을거 같지만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도 부러 짬을 내어 어머니를 모시고 어느지방 어느 절에 핀 동백꽃, 겹벚꽃, 매화꽃, 꽃무릇 등등을 

보러가게 된 저자가 옛 선조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스님의 말을 되새기며 한없이 부족한 자신을 깨닫는 여정을 통해 

나 또한 있을때 잘하라는 사람들의 말을 무시하며 나를 중심으로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카네이션 닮은 겹벚꽃을 보여드리려 갔지만 꽃이 제때 피어주지 않거나 사라질 수있다는 사실에 

언제나 곁에 머물러 줄 거라 생각하며 살지만 언제 내곁을 떠나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매화밭을 찾아 매화꽃을 보여드리면서 오히려 어머니가 담아 주시는 매실잼을 떠올려 

내내 어머니의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살아온 자신의 삶을 되새기게 된다 .

그저 아리따운 꽃 한송이 보여드리고자 먼곳을 찾았으니 미처 어머님의 몸상태를 챙기지 못했음을 

꽃나들이를 다니며 깨닫게 되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나 또한 참 여러가지 생각에 마음이 심란해진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는다는 말을 한참이나 되새기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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