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것인가?라는 것도 중요한만큼
어떻게 죽을것인가? 라는 것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즘!
아직 한창 살아가야 할 날이 창창한데
어느새 돌잔치나 결혼식 축하하는 자리가 잦아들고
누군가의 부음소식이 더 자주 들려오게 되고 보니
더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듯하다.
죽음을 앞둔 사람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사람은 없겠지만
살아 남아 그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의 경우
떠나보내야하는 순간의 아픔과 슬픔은 말할것도 없고
급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에 그저 망연자실하고만 있을수가 없다.
그래서 사는것만큼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중요하게 다가온다.
블루베일은 1877년 영국 메리포터 수녀가 설립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들의 푸른 베일을 의미한다.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는 갈바리에서 예수의 임종을 지키는 사람들의 그 마음으로 살아가는 수도회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질병의 고통속에 수차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고통을 겪어야했던 메리포터가
죽음의 끝자락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보기위한 수도회를 설립했다.
그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가 1963년 한국에 들어와
그뜻을 이어 강릉 갈바리의원을 설립, 한국 최초의 호스피스 병원을 세운다.
2013년 12월 다큐로 방송되었던 죽음을 앞둔 이와 그들의 가족 그리고 수녀들위 100일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살아가는 일이 힘겨워 죽음을 자주 생각하던 피디가
갈바리수녀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며 100일간 죽음앞에 놓인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수녀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숭고하게 그리고 있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순간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그저 슬픔에 목놓아 울고만 있어야할까?
슬픔에 맞서 당당히 이겨내야할까?
갈바리 블루베일의 수녀들은 슬프면 슬픈대로 슬퍼하라고 말한다.
또한 서로가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와 떠나보내야하는 이를 위한 파티를 연다.
죽어가는 가족을 위해 맘속에 담아두었던 하고 싶은 말을 담은 편지를 쓰고
남아서 살아가야할 가족을 위해 핸드폰고리를 만들어 선물하게 한다.
그리고 충분히 사랑한다는 말을 하게 하는 그 시간!
그렇게 서로가 못다한 사랑을 아낌없이 나눌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추억을 더듬어 못내 아쉬움을 털어내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가슴에 남아 있는 이야기들을 담은 편지 또한 애틋하다.
그리고 고인을 보내고 난 이후의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내도록 다독이고 위로한다.
그 슬프고 힘겨운 시간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를 이야기한다.
어느 수녀의 인터뷰에서 죽음의 순간은 끝이 아닌 삶이 완성되는 순간이라는 말을 한참 생각한다.
죽으면 모든게 끝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죽음 조차도 실감하지 못하는데
임종의 순간 가족에게 충분히 시랑받으며 눈을 감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죽음은 없을 듯 하다.
죽음의 순간이 아닌 살아있는 지금 이순간
사랑하는 이들에게 함께해서 고맙다는 말을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물론 눈물없이 읽을 수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