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 황경신의 한뼘노트
황경신 글, 이인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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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정말 단숨에 읽어버리게 되는 책이 있다. 

그런 반면 어떤 책은 느릿 느릿 최대한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느림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 

황경신의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라는 책의 글귀들이 그렇다. 

그림을 그린이의 그림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그린이가 써내려간 그림같은 한자의 단어속에서 유추해 내는듯한 작가의 이야기는 

내게도 어떤 상상력을 자극하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 

하나의 산문을 읽고 나면 나 또한 '기억, 소풍, 연습, 연인, 인연' 같은 단어들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당신은 당신의 소리로 빛나고 나는 나의 소리로 당신의 세계를 밝혀,

멜로디는 화음이 되고 화음은 노래가 되고 노래는 시가 되어 주기를, 

이렇게 우리 하나의 세계에 담겨 어깨를 나란히 하고. ---p16 조율중에서


처음 시작부터 작가의 남다른 생각에 깜짝 놀라게 된다. 

다른 생각과 다른 소리가 같은 생각과 같은 소리로 모아지는 조율을 의미하기 보다는 

타인의 소리 하나하나를 인정해 주고 서로가 다르면서 어우러질 수 있는 조율을 이야기 한다. 

어쩌면 우린 정말 그런 조율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림을 보면 느껴지는 것들을 작가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 펴낸 책이랄까?

나 또한 작가의 느낌에 보태어 화가의 그림을 되새겨 생각해 보게되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책!

때로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들려주기도 하며 때로는 연인들의 이별과 만남, 때로는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하나의 단어를 접하게 되면 떠올려지는 수많은 가지들이 있다. 

그 가지마다 어디로 뻗어 갈지 모르게 뻗어가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끌어 모아 한편의 글로 만들어 내기까지 작가의 손끝에서 나오는 글들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작가의 발아래 어디쯤 이야기들의 보물창고가 있어 그곳에 자신의 뿌리를 뻗어 내려 

그것들을 끌어 올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한다. 

 

늘상 외출을 하게 되면 책 한권을 기본으로 가지고 가게 되는데 

한동안은 황경신님의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라는 책이 내게 길동무가 되어줄것 같다. 

부담없이 짤막하게 읽어 나가면서 작가의 생각과 상상속에서 나만의 생각을 끌어 내며 그렇게 느릿 느릿, 

나 또한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아직 다 펼쳐보여주지 않은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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