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어울리지 않는거 같은 말이 있다.
할머니가 `헐~` 하고 말하거나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한 꼬맹이가
`아이고 ` 리는 단어를 쓰거나 하면
왠지 어색하고 이상한 것처럼
세태가 변하고 어른이 되면서 하기 힘들어 지는 말
혹은 그 상황에 적절치 않은 생각에 꺼려지는 말,
남들 눈치가 보이는 말등
마스다 미리의 하기 힘든말을 보면
왠지 나랑 세대가 비슷하구나 느끼게 된다.
ㅋㅋ
우리는 어릴적부터 속옷을 팬티나 빤스라고 사용해 왔는데 이제는 팬츠가 속옷이 아닌 바지라고 쓰여서
왠지 팬츠라고 발음하기가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을 했다.
조끼라는 단어만 사용했던 나는 언젠가 베스트를 몰라 당황했던 기억도 난다.
쫄바지만 알던 때에는 그게 레깅스랑 비슷한 말인지 전혀 몰랐고
그러고보면 세대가 흐를수록 한글보다는 영어가 더 통용되는거 같은 느낌마저 든다.
등산복을 아웃도어라고 하고 배낭을 백팩이라고 하니...
그렇게 말하면 왠지 다 고생해지는 느낌이 드는걸까?
어느때는 딸아이에게 내가 하는 말이 너무 할머니같다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겐 아마 취직은 했니?
라는 질문이 젤 난감할거 같다.
참 언젠가 대학생이 된 조카를 오랜만에 만난적이 있는데
대학을 다닌다는 말에 아무생각없이 어느대학 무슨과에 다니냐고 물은적이 있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점점 이상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왠지 그런 질문도 이제는 정말 조심스럽다는 생각이든다.
점점 세대가 변함에 따라 변하고 있는 단어들을
어른들은 다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말을 안하고 살수는 없으니 눈치보지 말고 말하고 살았으면 싶다.
베스트를 조끼라고 하고 레깅스를 쫄바지라고 하고
아웃도어를 등산복이라고 한다고 누가 뭐랄 사람 있나?
있어도 할 수 없는 일.
알아듣기만 하면 된다.
이런게 바로 나이 먹은 티를 내는건지도...ㅋㅋ
그런데 아직도 레깅스와 쫄바지가 확실히 구분이 안된다는...ㅠㅠ
삼십대든 사십대든 모조리 뭉뚱그려서 `아줌마`였던 젊은 날이 저 멀리 떠나버렸음을 절절히 실감했던 과일 디저트 전문점애서의 미팅.찬찬히 살펴보니 바로 코앞에서 핫케이크에 포크를 찔러넣는 그녀들의 선끝은 무척이나 싱그럽고 윤기 넘쳤다. 버석버석 메마른 내 손을 바라보다 문득 나이는 끄트머리에서부터 드러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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