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심청을 다읽고 이제야 몇자 적게 되네요.
ㅠㅠ
`이 시대를 울린 사랑의 대서사시, 새로운 국민문학의 출현!`
이라는 띠지에 박힌 문구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었던거 같아요.

효녀심청이 어떻게 연인심청이 되었을까 하는 그런 기대를 한 탓인지...
뭔가 좀 로맨틱하고 애틋한 그런 이야기를 상상했거든요.
로맨스가 있긴 한데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효녀심청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감추고 싶은 뒷이야기를 쓴 듯한 느낌을 준 소설이에요 .
뭔가 좀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해서 고전이 아닌 근현대 소설로 재탄생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섞어 놓은거 같기도 하고
역시 불교적인 색채를 벗어나지 못하는 소설이더라구요.
우리 옛 전래동화를 읽어보면 윤회니 업보니 전생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이 소설도 그런 구조의 이야기를 벗어나지 못하네요.

청은 나면서부터 어미없이 젖동냥으로 길러지면서
자신의 안위는 뒤로한채 앞못보는 아버지를 위해
그리고 생계를 위해 온갖 수고스러운 일들을 마다하지 않죠.
청의 어머니 또한 글공부하는 서방님을 위해 참 힘겹게 살다 결국 청이를 낳고는 생을 마감하고 말았던건데
청이 또한 어머니의 길을 기대로 답습하고 있어 참 답답한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다 이 소설속의 심학규는 여색을 밝히고 식탐이 늘어가는 제 분수를 모르는 그런 부류로 묘사해 놓았어요.
어째 심학규를 이다지도 처참하게 만드나 싶게
청이가 몸을 팔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던 돈을
기생과의 몇날 며칠을 뒹굴고 도박을 하는 데에 탕진하다 못해 결국 사기를 당하고 성병에까지 걸려 비참한 말년을 맞이하게 되는 등
뭐 이렇게까지 막장으로 끌고가나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ㅠㅠ

청이는 결국 인당수에 몸을 던져 용왕님께 받쳐지는데
여기서 또 흔히 쓰이는 전생에 죄를 짓고 쫓겨난 선녀의 이야기가 등장해요.
자신의 죄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지 못하고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환생하게 된다는...
문제는 청이는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는데 사랑하는 이가 아직 전생의 업보를 씻지 못해 다시 인간의 세상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거에요.
그래서 한송이 연꽃으로 재등장!
그리고 진귀한 꽃이라는 이유로 임금님께 바쳐지고 왕비가 되고 봉사들을 위한 잔치를 벌이고 아버지를 찾아 눈을 뜨게 만든다는 이야기!
옛 이야기와 똑같은 구조죠?

그런데 이야기속에 청이의 감추어진 속내와 로맨스가 첨가되어 있어요.
청이도 여자인데 러브스토리 하나쯤 왜 없겠어요.
또한 그 오랜 새월 아버지의 뒤치닥거리가 좋을수만은 없죠.
그래도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윤상오라버니.
서자로 태어나 아버지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윤상 오라버니의 한과 설움을 보듬어 주고 싶어하지만
결국엔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가 하면
급기야는
아버지와 연인의 목숨을 놓고 선택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청은 결국 아버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운명으로 그려져요.
이 두사람의 이야기가 좀 색다른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드네요.

옛이야기속 그저 순수한 마음에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몸을 팔고
다시 살아나서도 아버지를 찾아 눈을 뜨게 해준 진정한 효녀로 그려졌던 감동적인 그 효녀심청의 속내를 들여다 보고 나니 씁쓸한 기분이에요.

설화같은 이야기와 너무도 현실적인 이야기의 결합이 그렇게 좋게 여겨지지만은 않지만 다분히 불교적인 색채를 풍기며 인간적인 속내를 며사하고 한남자의 목숨을 아끼지 않은 사랑은 또 하나의 설화를 남기게 하는듯!
순수한 한남자의 목숨만 억울한 죽임을 당하게 되는 연인심청이든 효녀심청이든 심청은 끝까지 효녀로 남는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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