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동쪽 작은 역사 4
전우용 지음, 이광익 그림 / 보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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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도읍지가 된 한양이 지금의 서울이 되기까지 육백년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수많은 일들이 한양땅을 거쳐 지금의 서울로 거듭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건 땅이 남겨놓은 흔적과 사람들이 남겨놓은 역사적 사료가 한데 어우러져야 알 수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림출판사의 서울의 동쪽이라는 이 그림책은 단지 그림책에 불과한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가 일일이 다 이야기해줄 수 없는 서울의 역사를 참 잘 일러주고 있다고 해야겠다. 


그냥 서울이라고 하면 왠지 막연한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파고 들어야할지 막막할텐데 서울의 동쪽이라는 한구역을 정해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으니 조금 더 쉽게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물론 옛 사진이나 친근하게 전해져 오는 그림 또한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서울이 솟은 울,솟울에서 변한말로 하늘과 가까운 으뜸가는 도시 수도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서울에 산지가 어언 40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도 아직도 이렇게나 서울을 모르고 살고 있다는 사실이 참 ,,,




서울의 동쪽은 한반도의 지형과 달리 낮은 형태로 되어 있어 전체적인 모양새가 태극무늬를 닮아 명당 자리란다. 옛 선조들은 풍수지리에 의해 집을 짓곤 했는데 지금도 그런 명당자리를 무시 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숱한 외적의 침입에도 끄덕하지 않고 수많은 고난과 핍밥속에서도 지금껏 서울이 지켜져 온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의 편리에 의한 개발로 인해 지형의 변화가 생겼으니 이제는 그 풍수지리 또한 새롭게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서울의 동쪽 낙타산은 낙타의 등 모양을 닮아 낙타산, 혹은 타락산이라 불려졌으나 100여년전 경운궁의 석조전을 짓느라 낙타산의 돌을 빼다 쓰는 바람에 낙타의 모습이 사라져 지금의 낙산이 되었으며 낙산 성곽길은 요즘 걷기 좋은 길이 되어 계절에 한번씩 찾아가게 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봄 가을 낙산 성곽길을 걸을때면 세월의 흔적에 시커멓게 변해버린 성벽을 보며 조상의 숨결을 느끼기도 한다. 




서울의 사대문중 동쪽의 대문은 흥인문이었지만 서울의 지형이 동쪽이 낮은 지형이다보니 동대문 앞에 따로 성벽을 더 쌓아 옹성을 만들고 산맥의 형태를 닮은 갈지자를 넣어 문의 이름을 흥인지문이라 했다.이 또한 풍수지리에 의해 외적의 침입이나 액운을 막기 위한 방편이지만 지금 동대문은 옹성의 흔적도 사라졌으며 그 옆에 만들어졌다는 오간수문 또한 남아 있지 않으니 조상님이 지금의 동대문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동쪽의 아차산 넓은 자락에 말 목장을 두어 말을 길렀으며 군사 훈련과 임금의 사냥터가 되기도 했다는데  면목동, 마장동, 장안평, 자양동등의 말과 관련된 마을 이름에서나 그흔적을 찾아볼수 있을뿐 지금 서울에는 말이라고는 동물원이나 가야 볼 수 있을뿐 오래전에 말을 키웠다는 사실을 상상하기도 힘겹다. 물론 요즘은 옛시대의 것들을 재현해 낸다고 수문장교대식등을 하기도 하지만 하나의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으니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말을 타고 달리며 군사훈련과 사냥을 했다는 사실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외국에 의한 침략으로 나라를 개방하고 부터 급속하게 변화하기 시작한 우리 서울은 서대문에서 출발해 동대문을 거쳐 청량리에 이르는 전차를 만들어 타고 다녔다는데 지금은 자동차와 지하철이 교통수단으로 남아 있을뿐 전차의 흔적을 찾을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외세의 침략에 굳건히 버텨 냈던 우리 민족이 일제의 침략에 의해 나라를 빼앗기고 625전쟁등을 겪으며 민족이 반으로 쪼개지는 고통을 겪어낸 우리 조상들이 지금 이렇게나 발전된 나라를 건설한지 고작 60여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얼마전까지 스포츠 경기가 펼쳐지던 동대문 운동장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그곳에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라는 꽤나 우주적이고 현대적인 건물이 들어서 관광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대문에 성벽을 쌓고 나라를 편안하게 돌보고자 했던 임금님이 보신다면 그야말로 놀랠 노자!


한권의 그림책을 보며 600년 서울의 역사를 땅과 사진과 여러가지 자료들에 의해 들여다 보고 있으려니 신비한 느낌이 든다. 지금 내가 밟고 서 있는 이 곳이 바로 600년전부터 살아온 선조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서려있는 땅이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땅의 역사 또한 훗날 후손들에게 어떤 감동을 주게 될지 은근 설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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