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죽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누구에개나 이미 예정된 죽음이지만 죽기 직전까지도 죽는다는 생각보다 살기위해 악착같이 애를 쓰는게 인간이다.
그런데 죽음을 결심하는 아빠라니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던 책 제목.
하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아빠의 구구절절한 변명의 글을 읽다보면
이 글들은 아빠의 딸에 대한 사랑고백이며
자신이 살아가기위한 강렬한 구원의 손길을 필요로하는 글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만지면 부서질까 불면 날아갈까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부터 아빠에게 딸은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된다.
언제까지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겠다던 아빠의 약속은
아이엠에프를 맞아 실직을 하고 점 점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살갑게 마주하지 못하는데다
아내까지 잃고 나니 점점 그 약속은 희미해져가고 무기력해져
딸아이가 좋은 남자와 만나 결혼을 하고나면 죽기로 결심하게 되면서
유서 아닌 유서를 일기처럼 써내려가며 편지로 남기게 된다.
딸을 너무도 사랑했던 아빠의 딸과의 추억을 더듬고
서로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려
쓴 절절한 사랑고백같은 편지를 통해
아빠가 오래전부터 죽을 준비를 하고 있었단 사실을
결혼을 하루 앞둔 딸이 우연찮게 알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충격적인 일일까?
자신이 죽는것은 결코 불행해서가 아니라고
그러니 제발 자신의 죽음을 불행하게 여기지 말아 달라고 말하는 아빠의 글을 과연 얼마나 이해할 수 있게 될까?
하지만 딸은 아빠의 편지를 통해 그동안 아빠가 얼마나 힘겹고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왔는지를 알게되고
언제나 늘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주겠다던 아빠에게 그 약속을 지켜 달라며
'저에게는 여전히 아빠가 필요해요'
라는 강력한 한마디로 모든것을 녹아 내리게 만들고 만다.
'있을때 잘해' 라는 말을 하지만 결국 떠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고
'박수칠때 따나라' 라는 말도 있지만 살아가는일이 바빠 그 순간을 놓치고 마는게 삶이 아닐까?
죽음을 준비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면 그 삶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까?
어차피 죽을거라면 죽을때 죽더라도 살아갈때는 더 할 나위 없이 살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