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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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친필 사인본을 받으니 남다른 기분이다. 




사랑은 어쩌면 그곳에 늘 그렇게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늘 그곳에 있는 사랑을 찾아 늘 방황하는걸까? 처음으로 어느작가와 인연이 된다는 건 독자들에게는 책을 읽는 일 말고 얻게 되는 또 하나의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다 그 작가의 문체나 이야기가 속속 와닿는 다면 즐겨찾는 작가에 또 한명의 이름을 올리게 되니 그보다 좋은일이 또 있을까? 임경선 작가의 문장을 처음 접하는 나는 이야기도 물론 좋았지만 그녀가 쓰는 문체가 참 맘에 와 닿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저 평범하게 쓰여진거 같은데 뭔가 꽉차 있는것 같은 그런 그녀의 문장들속에 숨겨진 소설속 캐릭터들의 속내를 알아채게 되는 느낌이 참 좋았다. 내밀한 그들의 속내를 나 혼자만 살짝 알게 된것만 같은 그런 비밀스러운 것을 공유하게 되는것 같은 느낌 말이다. 





어린시절, 자신의 사랑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한 여동생과 어머니의 죽음은 늘 해인을 괴롭힌다. 그래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이별을 통보해도 해인은 그녀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그냥 떠나보내는 그런 성격이된다. 그리고 어린시절과 청소년기에 겪어야했던 아픈 기억과 상처들을 하나씩 끄집어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교수가 되어 뉴욕으로 가게된 부모를 따라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된 해인은 자신과 같은 또래의 야무진 안나라는 소녀를 만나 성장하게 되지만 그때는 그런줄도 모르고 그녀를 떠나보내고 만다. 안나 또한 어딘지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자신이 의지할 수 있을거 같은 해인을 만나 마음을 열어보려 하지만 자신의 성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해인을 발견하고 그를 떠나보내게 된다. 


소설속에는 해인의 어머니 혜진의 이야기와 안나의 어머니 정인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이 되는데그녀들에게도 자신들이 선택한 삶을 잘 살아내야만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저 사랑하고 사랑받고 살아가고자 했던 그녀들의 삶이 결국 해피한 결말을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그런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해인과 안나는 자신들의 삶을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인연의 끈이 닿지 않아 서로 이별해야했던 해인과 안나는 훗날 뉴욕의 어느 거리에서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그동안의 묵은 감정들을 자신들의 십대를 보낸 학교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풀게 된다. 


두 사람의 이야기들 쫓아 가다보면 뉴욕의 도서관이나 어느 카페에서 그들을 마주하게 될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아마도 이별에 불안해하는 해인과 사랑에 목말라하는 안나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그렇게 갈등하고 이별하고 상처입으며 살아가는 그 삶이 바로 사랑 그 자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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