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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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종말이라느니 말세라느니 하는 그런 이야기가 나올때에는 꼭 누군가 나타나서 인류를 구제해준다는 예언서가 등장하곤 한다. 비취록이란 다름 아닌 백년 천년을 내다본 선조들의 지혜를 모아 놓은 예언서로 민초가 뿌리 내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담은 책이기도 하다. 그런 비취록의 등장과 함께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게 되고 그를 추적하게 되는 강명준 교수와 오형사의 이야기와 일제강점기에 성행한 민족 종교집단 보천교의 명맥을 이어 예언을 실현시키려 사건을 일으키는 스님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계룡산 자락 쌍백사라는 절을 찾아간 해광 스님은 쌍백사라는 절의 의문을 파헤치려다가 그만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의 뒤를 이어 경준 스님과 유정 스님이 차례로 쌍백사에 발을 들이게 되지만 결국 그들마저 죽음에 이르게 되고 만다. 그 와중에 비취록이라는 고서를 들고 고서 감정을 해달라고 찾아온 정체불명의 남자를 만나 자신이 못다 이룬 출세의 꿈을 펼쳐보려 했던 강명준 교수는 엉겹결에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예언이니 뭐니 하는 것에 대해 불신의 마음을 가지고 있던 오형사를 도와 점 점 사건의 중심으로 다가가게 된다. 그리고 예언의 문구들을 하나둘 풀이해가면서 쌍백사의 백광과 형암이 계획하고 있는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데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일제강점기때의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 일제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보천교를 추적하게 된다.

강명준교수, 오형사, 백광, 유정 등등의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둘 들려주면서 살인사건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는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들을 담고 있다. 어려서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속세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던 백광은 그저 따뜻한 세상을 꿈꾸었을 뿐이며 강명준은 교수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논문 표절이라는 덜미에 잡혀 그 해결책으로 비취록을 찾아 나섰으며 오형사는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버린 아내에 대한 원망으로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사연을 안고 비취록을 둘러싼 사건과 사고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된다. 

누구든 자신의 마음을 의지하고 믿어온 것들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기 마련인데 특히 종교에 있어서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더욱 더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드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부패한 정치와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려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사람들이 어느새 하나의 종교를 만들어 예언서를 둘러싸고 똘똘 뭉치고 있는 이 이야기는 그저 소설속에만 등장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불평등이 없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든다는데 어느 누군들 마다하게 될까? 하지만 그것을 누군가에 대한 복수심으로 사용하려 든다면 분명 어그러진 믿음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예언서에 적힌 문장들을 하나 둘 풀이해가는 과정과 스님들이 사건을 일으키려는 그순간을 포착해나가는 장면들이 시시각각 좁혀들어가는 과정들이 무척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고 있어 책을 쉽게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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