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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 한국 대표 소설과 애니메이션의 만남
김유정 외 원작, 연필로 명상하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책이 작고 얇아서 가지고 다니며 되새겨 읽어보기 참 좋은 책이다.
사실 우리 한글로 쓰여 있지만 많이 변화된 말을 쓰는 요즘 우리들로서는 금방 이해가 안가는 문장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처음엔 좀 더디게 느릿느릿 읽히지만 그맛이 책읽는 맛을 더해주는 소설이랄까?
그렇게 느릿느릿 읽어야 제맛이 나는 우리나라 대표소설 세개! 메밀꽃필무렵, 운수좋은날, 봄봄!
어디선가 한번은 들었을 법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책 제목은 두세번은 듣고도 남을 책들,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더못읽고 가서 아쉬운 마음이라면 젊은 우리들에게는 옛사람들의 정서를 이어받게 해주는 소설이다.
그만큼 두고두고 읽어도 좋을 세대를 뛰어넘어도 명작으로 남을 소설들을 다시 읽는 기분이 은근 좋다.
소금을 뿌려 놓은것 같은 하얀 메밀꽃밭에서 읽고 싶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은 마치 한편의 미스터리 소설 같기만 하다.
독신으로 홀로 늙어가던 장돌벵이 허생원이 하얀 메및꽃이 피는 꽃 밭을 자신의 피붙이 일지도 모를 젊은 동이와 걸어간다.
그리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 서로의 인연의 끈이 닿아 있음을 깨닫게 되는 허생원, 그들은 정말 어떤 관계인걸까?
끝까지 숙제를 풀어주지 않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의 열린 결말은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게 하는 재미가 있다.
이상하리만치 운수가 좋아 연달아 손님을 태우고 돈도 짭짤하게 벌어들이게 되는 운수좋은날의 김첨지!
스스로 어쩐지 너무 운이 좋다라는 낌새를 채고서도 욕심을 버리지 못해 아내의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아내가 먹고 싶다하던 설렁탕을 손에 들고 왜 먹지 못하냐고 타박을 하는 김첨지의 말이 가슴을 콕콕 찌른다.
세 이야기중에서도 가장 시골스럽고 풍자의 맛이 가득한 소설은 김유정의 봄봄이다.
특히나 순수한 우리말의 맛을 살려 시골의 순박함을 담뿍 담아내고 있는 이 소설은 되새겨 여러번 읽고 싶은 책으로
글속에 묘사된 장면들을 상상하고 있으려면 괜히 웃음이 난다.
점순이에게 장가들러 데릴사위로 왔지만 3년을 넘게 일하고도 아직 점순이 어리다는 이유로 장가를 못가고 있는 봉필!
점순은 도무지 자랄생각을 않고 장인은 자꾸만 혼례를 미루고 있으니 애가 탈만도 하다.
급기야 장인과 싸움판을 벌이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봉필이 어지간히 애가 달았나 싶어 웃음이 난다.
과연 봉필은 점순이에게 장가갈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멋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함께 출간된 소설이다.
점점 옛것과 멀어져가는 우리 삶에 옛것들을 되새겨주는 이런 책들이 종 종 나와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