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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평점 :
헤르만 헤세라고 하면 그가 쓴 문학 작품때문에 혹은 시 때문에 그 가치를 높게 이야기하곤 한다. '세대를 넘어서도 읽히는 훌륭한 문학작품을 만들어 낸 헤세의 사랑은 또 얼마나 로맨틱할까?'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헤세에게 사랑은 글쓰기와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다. 어쩌면 그는 제대로된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한데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들과의 상처로 인한 심리적 충격이 무척이나 방랑적인 사랑을 하게끔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헤르만 헤세는 너무도 무책임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첫번째 부인 마리아는 헤세보다 10살 이상의 나이차가 나는 연상의 여인으로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온 헤세에게 반해 온갖 구애의 편지를 쓰며 헤세와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헤세는 더부담을 느껴 결혼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되는데 결국엔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늘 가정으로부터 떠나 여행길에 오르기가 다반사. 심지어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낳았음에도 아이를 성가셔하기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년이나 헤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했던 마리아는 도대체 어떤 여자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정신병까지 얻어 헤세와 이혼에 이르게 되는데 그무렵 헤세는 성악가인 루트벵거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하게 되지만 결국 2년여의 짧은 결혼 생활에 지친 뱅거는 이혼을 결정하게 된다.
두번의 이혼으로 결혼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 헤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자신의팬이 한참이나 연하인 유부녀와 결혼하게 되는데 사이사이 헤세와 그와 관계된 사름들, 아이들과 아내의 편지를 통해 헤세의 심리 상태라던지 그의 작품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있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언제나 헤세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여자들과 쉽게 사랑에 빠지지만 늘 결혼을 하고 나면 무책임하게 여행을 떠나거나 오히려 무관심해져 버린다. 예민한 성격을 핑계삼아 평탄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지 못했던 헤세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사랑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책은 헤르만헤세의 결혼에 대한 여정을 아주 세밀히 적어 놓고 있어 반복적인 이야기가 좀 많다는 사실만 빼면 약간은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어 흥미롭게 읽힌다. 어쩌면 사랑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거 같은 헤르만 헤세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들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