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입시
미나토 가나에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모성]이후로 두번째 만남이다. 그녀는 특별히 사람들의 심리를 참 잘 다룬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좀 독특한 구조로 지금의 입시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미스터리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내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사실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다루다 보니 살짝 지루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 책이 사실 드라마 대본 도전작 소설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한편의 드라마를 본다는 생각으로 빠져들수 있다. 


처음엔 문장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짧은 한줄짜리 문장이 누군가의 핸드폰 대화인거 같았는데 알고보니 입시의 상황들을 누군가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는 인터넷 게시판 글이다. 그래서 이 문장이 처음 글을 읽는데 방해가 되기도 했지만 실시간 중계를 직접 듣는것 같이 점 점 빠져드는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사람을 헛갈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냥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가다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누구의 이야기인지 저절로 가늠하게 된다. 사실 이야기에 앞서 이야기를 더 잘이해하도록 인물구조도를 그려 놓기도 했다. 


미래를 보장받는 고교진학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명문고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특히나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만큼 어느 고등학교 출신인가에 따라 사회적 지휘를 보장받는 사회라면 더더욱 그럴수 밖에!이치고, 이 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탄탄한 미래를 보장 받는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입시 경쟁이 치열하다.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입시가 자칫 누군가의 실수로 무너질수도 있으므로 그래서 해마다 입시에 대한 만반의 대비로 선생님과 학교는 초 긴장 상태! 그런데 입시 하루 전날부터 [고교입시를 짓밟아버리자]라는 대자보가 붙는가 하면 여러가지 불길한 징조가 보이기 시작한다. 


설마 그럴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선생님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입시날을 맞게 된다. 시험장에는 학생이외에는 누구도 맘대로 드나들수 없고 핸드폰 또한 수거한다. 그런데 누군가 수업시간중에 핸드폰을 울리게 되고 그로 인해 잠깐의 소란이 벌어지게 되는데 그 뿐만이 아니라 누군가 백지 답안지를 제출했으며 또 어느 답안지에는 컨닝사실을 고발하기까지 한다. 쉬쉬하며 사태를 수습하고 무마하려던 학교측은 동기회장과 핸드폰 문제를 일으킨 학생 엄마의 난입으로 당황하게 되고 더우기 100점짜리 답안지를 들고 나타난 동기회장때문에 쉽게 일이 무마되지 않는다. 


그리고 하나씩 드러나게 되는 고교입시제도의 문제점과 이런일을 주동하게 된 누군가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물론 이야기를 듣다보면 짐작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전혀 의외의 인물을 접하게 되는데 그들 각자에게도 제각각의 사연이 있어 그 사연 또한 간과할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결국 누군가의 좌절된 꿈때문에 벌어지게 된 이 사건은 그 일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선생님이 책임을 지게 되고 모두가 또다른 자리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간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며 우리 또한 이 소설과 다르지 않은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소설을 통해 빤히 들여다 보게 된다. 


고교입시 전날과 당일날의 시시각각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작가의 글솜씨와 마지막 장의 에피소드가 참 좋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