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드리언 몰의 비밀일기 1 - 13과 3/4살
수 타운센드 지음, 김한결 옮김 / 놀(다산북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13살하고 6개월된 남자 아이의 비밀일기장에는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이 쓰여 있을까?

몹시도 호기심이 이는데다 조앤 롤링이 작가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던 책이라니 더더욱 기대가 된다. 

그런데 이 책이 무려 30년전에 쓰여진 책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더 놀랍고 작가가 여자라는 사실 또한 놀랍다. 


애드리언 몰은 턱에 난 뾰로지가 무척이나 신경에 거슬려 매일 매일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그런데다 엄마는 가족을 위해 식단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애드리언의 뾰로지는 관심조차 없다. 

보일러 외판원 아버지는 매일 매일 술을 너무 먹어대니 알콜 중독자 같기만 하고 

엄마가 애정하는 개는 자꾸만 말썽을 부려 애드리언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 

그런데다 첫사랑 판도라는 자기가 아닌 단짝친구 나이젤과 사귀고 설상가상으로 반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어쩌면 이렇게나 애드리언의 주변 환경은 좋은 것이 없을까?

키우던 개조차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배속에 온갖 잡동사니를 넣고 다니다 병원 신세를 지고 

아빠와 엄마는 어쩐지 위태위태한 분위기를 풍기고 착한 사마리안의 날에는 괴짜 할아버지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되는데 

친구에게 돈을 상납하기 위해 신문돌리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사춘기 성의 첫 징후인 몽정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물건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어 몇센티나 자랐는지 키만큼 신경쓰느라 피곤한 애드리언의 삶은 

늘 재수가 없고 되는일이 없으며 늘 '인생이 다 그렇지 뭐!' 라는 체념의 말들로 가득 채워진다. 


그래도 애드리언은 엄마가 보는 책이라던지 아르바이트로 돌리며 보게된 잡지라던지 

참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하게 되고 어딘지 철학적인 생각을 하는것 같기도 한데 

가끔 전혀 엉뚱한 생각을 해 책을 읽는 독자들을 웃게 만들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보면 꼬마 니콜라가 언뜻 떠오르기도 한다. 

아직은 성장하는 사춘기 소년이다보니 어른들의 세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은 참순수해 보이기도 하고 

엄마도 아빠도 전혀 자신에게 신경써주지 않지만 스스로 독립적으로 척척 해 내는 모습은 대견하기까지 하다. 


책 제목이 비밀일기인만큼 이 책은 애드리언 몰의 무척 사적인 글쓰기 공간이다. 

어떻게 이렇게 남자 아이, 그것두 사춘기 소년의 마음을 잘 들여다 보고 글을 썼는지 

작가가 남자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애드리언 몰의 주변 캐릭터들이 모두 개성을 넘치고 독특한 존재들이어서 애드리언이 그렇게 엉뚱할수 밖에 없는건 아닐까?

이미 사춘기를 지나온 어른들에게도 이제 막 사춘기를 치르거나 치르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애드리언몰의 솔직하고 엉뚱한 비밀일기는 흥미진진하게 읽히리라 생각된다. 


사실 남의 일기를 훔쳐 보는것만큼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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