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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 기쁘게 살아낸 나의 일 년
수전 스펜서-웬델 & 브렛 위터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지극히 평범하게 마흔을 넘게 살아온 내 삶의 어느순간 내게 근육이 하나씩 죽어가는 질병이 닥치게 된다면 나는 어떤 마음이 될까? 죽음을 기다리며 좌절하고 절망하며 슬퍼하고 괴로워 남은 시간들을 눈물로 보내게 될까? 아니면 내일 종말이 와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농담같은 이야기처럼 평소처럼 살아가게 될까! 분명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는 없을것이다. 그렇지만 나의 선택이 내게 어떤 죽음을 가져다 줄지를 생각케 해주는 감동적인 책이다.
수전 스펜서는 40여년의 세월동안 세 아이를 키우고 자신의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 왔지만 어느날 루게릭병에 걸리게 된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때는 좌절과 실망으로 괴로워했으며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순간 그녀는 자신에게 남겨진 1년정도의 삶을 세렌디피티의 삶이라 여기며 기쁘게 살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그녀는 후회가 남지 않을 기쁘고 행복했던 그 1년의 삶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 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책의 부제인 '기쁘게 살아낸 나의 일년'이라는 제목이 딱 어울린다.
루 게릭 병에 걸려 자신의 야구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야구선수 루게릭보다는 자신이 더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순간 세렌디피티(뜻밖의 기쁨 혹은 행운)의 삶이 그녀 앞에 놓이게 된다. 어쩌면 루 게릭이라는 병때문에 그녀는 생모를 찾게 되기도 하며 루게릭으로 굽은 손이 아이폰의 받침이 되어준다는 등 삶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그녀에게 일어나는 모든일들이 뜻밖의 기쁨이며 삶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또한 움직일 수 있는 단하나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있어 아이폰을 터치하며 이 책을 펴낼 수 있기도 하다.
루 게릭병을 더욱 부추긴다해도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속도를 늦출수 없다고 여긴다. 친구들과 가족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으 보내기 위해 집 마당에 오두막을 짓고 딸아이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싶어 멀리 웨딩샵에 날아가 드레스를 입혀 보고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영구히 남기기 위해 영구 화장 문신을 하는등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남은 삶의 시간들을 온통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채우고자 한다.
나는 번개에 후려 맞을 확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ALS에 후려 맞을 확률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중요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일어 날 수 있다. 번개는 천국의 한 복판에서도 친다. ALS는 유명한 야구선수도 쓰러뜨리고, 노인도, 아들도, 딸도, 삶의 절정에 있는 엄마도 쓰러뜨린다. 나는 이미 받아 들였다. 나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본문중에서
손수건 한장이 부록으로 들어 있는 이 책은 수전의 기쁨을 고스란히 전해 받게 되면서 그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게 되는 책이다. 나는 지금 질병이 닥치지도 않았으며 남은 생이 수전보다 길겠지만 그녀보다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고 있는걸까? 수전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쓴것이 아니라 자신의 글을 보고 웃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한다. 그녀가 움직일수 있는 단하나의 엄지손가락으로 전해주는, 삶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내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리고 내게 남겨진 세렌디피티의 삶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