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길 찾기 푸른도서관 68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할머니와 단 둘이 살며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럽게 자란 소희, 엄마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선택적 함구증을 앓던 바우,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갑작스럽게 달밭마을 시골생활을 시작하게 된 미르가 각자의 부족함을 서로의 우정으로 채워나가며 진실한 친구가 되었던 [너도 하늘 말라리아]라는 책을 읽을때의 감흥이 사라지려 할때쯤 할머니의 죽음으로 친구들과 헤어져 서울에 사는 친엄마와 갈등을 겪으며 결국 새로운 가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소희의 성장을 담은 [소희의 방]을 통해 세아이들의 달밭 마을 시골 생활을 추억했듯 이번 책에서는 도시 아이가 된 소희의 삶이 부러워 질투어린 마음으로 갈등하는 미르와 첫사랑에 설레어 갈팡질팡하는 바우의 이야기를 통해 두 아이보다 좀 일찍 성장통을 겪었던 소희의 이야기를 담은 [소의의 방]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하면서 소희를 만나게 된 미르는 외모가 너무 달라진 소희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초라한 삶이 자꾸 비교가 되고 소희가 가진것과 가정 환경과 그리고 외고에 가겠다는 다부진 꿈까지 질투가 나서 자신 또한 꿈에도 생각해 본적도 없는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예고에 진학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순간 미르가 소희를 만난다는 이야기에 함께 동행했던 바우는 소희가 떠나고 난 뒤 소희의 빈집이 너무 쓸쓸해 보여 뒷 마당을 꽃으로 가꾸며 지냈던 자신의 감정이 어떤것인지를 깨닫게 되고 무척 당황스러워 한다. 그리고 미르는 진짜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학교 연극 동아리부의 오디션에 참가해 주인공역할을 하게 되고 바우는 소희의 뒷마당을 가꾸며 원예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쌓게 되는가 하면 아토피때문에 시골로 전학온 재이의 부탁으로 연극제 배경을 진짜 꽃으로 장식하기 위해 애쓰게 되면서 재이와 점 점 가까워지게 된다.


비록 잘나가는 친구에 대한 질투심으로 친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뮤지컬이라는 꿈을 자신의 목표로 삼은 불손한 시작이었지만 무대위에 올라 연기를 하면서 짜릿한 전율을 느꼈던 그 순간만큼은 거짓이 없었던 미르나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원예에 빠져 누구보다 열정을 다해 꽃을 가꾸었고 그것으로 자신의 꿈을 삼게 되는 두 아이의 이야기는 참 건강한 성장이야기다. 질투에 눈이 멀었던 잠깐의 감정들이 친구와의 더 깊은 우정으로 옅어지게 되는 미르와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을 알게 되면서 첫사랑 소희에 대한 마음 때문에 새롭게 다가오는 사랑에 고민하는 바우의 이야기 또한 참 꾸밈없고 순수한 성장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아토피때문에 아픈 상처를 안고 시골로 내려와 누구보다 연극에 열정을 쏟았던 재이의 이야기 또한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나무둥치를 떠나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길들이 대신 대답하는 것 같았다. 주저하고 고민하며 머물러 있기만 해서는 어떤 길도 찾을수 없다고, 인생이란 자기 앞에 펼쳐진 길들 중 자신의 길을 찾아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그게 우리 삶에 주어진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이라고!' ---p225


이금이 작가의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참 인간적이고 그래서 참 매력적이다. 혼자 시골로 내려와 딸을 키우는 미르의 엄마나 아들 하나 잘 키워 보겠다고 애쓰는 바우의 아빠도 그렇고 아토피가 심한 딸을 위해 시골 생활을 하게 된 재이의 엄마 아빠, 그리고 엄마와 아빠를 이혼하게 만든 미르의 새엄마는 미워할 수 없는 대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커다란 느티나무 또한 빼놓을수 없는 주연이다. 느티나무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아이들이 여러갈래로 놓여진 길에서 어떤 길로 가야할지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숨은길 찾기를 하는 이야기의 끝은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하듯 우리 아이들 또한 기대와 희망으로 자신의 숨은길 찾기를 시작하기를 희망해 본다. 카르페 디엠!


참, 이 책을 읽으며 책속에 소재로 쓰여진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와 [한여름밤의 꿈]을 다시 찾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전작인 [너도하늘말나리야]와 [소희의 방]도 함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