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의 만찬 - 한식 문화로 본 우리의 아름다운 음식 이야기
이영애.홍주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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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로 방영했던 이영애의 만찬이 책으로 출간된다는 소식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막상 손안에 들어온 책은 판형이 큰 한권의 우리 음식 관련 전문서적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산소같은 여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영애라는 배우가 결혼을 하고 연예계를 떠나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고 일구어 나가는 와중에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다시 티비로 나오게 만들었을까? 그건 다름 아닌 바로 이 음식이다. 자신이 손수 만든 음식으로 아이들과 남편을 먹이고 싶은 마음과 대장금을 찍으며 가졌던 여러가지 추억들을 더듬어 이 우리 음식문화를 들추어내는 다큐멘터리에 동참한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작금의 시대상황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기도 하리라.


어느새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일구어 나가게 되면서 식구들의 건강을 챙기려 먹거리에 신경을 쓰게 되고 어릴적 먹었던 엄마의 음식들이 그리워진다. 집밥이 좋다는 이야기를 종 종 듣게 되니 엄마의 맛을 내보려 시도해 보지만 그맛을 내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몇차례의 실패를 겪고도 결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엄마의 그 손맛! 그런데 점 점 더 나이가 들고 주부의 내공이 쌓아지고 우리집 식구들이 내 음식맛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보니 나만의 음식맛을 만들어 왔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손맛과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그리워하게 되는 그 엄마의 손맛은 같을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영애는 바로 그 자신만의 엄마의 손맛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좀 거창하게 한다. 


우리 음식 문화에 대해 자신이 촬영했던 대장금 이야기를 간혹 들려주면서 우리 음식문화가 담긴 고서적을 뒤적이고 전통 음식을 전수해오고 있는 요리사에게 요리법을 전수받는가 하면 손수 음식을 차려 이웃을 초대하고 외국 손님들을 맞이해 우리 음식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교류하기에 힘쓴다. 그냥 단순히 요리 하는 과정을 촬영하고 티비로 방영하는 것으로 그치는 이야기였다면 그닥 감흥이 없었겠지만 이 책속에는 이영애라는 배우가 우리가 몰랐던 우리 음식문화를 공부하고 옛 조상님들의 요리법을 배우고 스스로 학습하고 요리를 연습하고 실습한 그 모든것들이 담겨져 있어 감동적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나아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좀 더 음식에 대한 성찰을 깊이 있게 하고 이웃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 


임금님의 밥상이 그저 화려하고 상다리 부러질듯 차려지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참 소박하기 그지 없다. 여러 지방의 특산품으로 만들어지는 밥상을 앞에 두고도 그저 맛있게 먹는것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어느 지방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가늠해내고 백성들을 다독이려는 임금님의 밥상을 생각해볼때 지금 우리의 밥상은 너무 지나치게 많은것들로 채워져 있는거 같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이영애와 함께 우리음식을 배우면서 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만들며 우리집 식탁위에 올라오기까지의 그 수고로움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함을 느끼게 된다 . 시대에 따라 그 음식맛과 차림새는 변하게 되지만 음식문화로 이웃과 나라와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것 또한!


역시 예쁜 사람은 뭘해도 이쁘다고 이영애라는 배우가 들려주고 보여주는 우리 음식문화는 뭔가 더 특별함이 숨어 있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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