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미리 경고한다. 이 책의 첫번째 시리즈인 [눈알 수집가]와 이 소설은 독립적으로 쓰여진 소설이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첫번째 소설과 아주 강력하게 관계를 맺고 있으니 이 책을 읽고 첫번째 소설을 읽게 된다면 그리 흥미진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경고한다. 그러니 뭐 [눈알수집가]부터 읽으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책부터 읽는다고 해서 뭐 그렇게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는것은 아니다. 하나 이소설을 읽고보니 첫번째 [눈알수집가]의 이야기를 먼저 읽어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는 한다. 이 소설은 그 뒷 이야기를 하고 있으므로!
경찰청 출입기자 초르바흐는 눈알수집가의 마지막 살인을 막는 대신 자신의 아내를 잃고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머리에 방아쇠를 당긴다. 그리고 또 한명의 여자, 알리나! 그녀는 눈알수집가의 마지막 범죄를 막을수 있도록 도움을 준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능력을 지닌 맹인 안마사다. 눈알 수집가는 자수를 하고 자백을 했지만 여전히 초르바흐의 아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 시신조차 찾아내지 못해 다시 한번 알리나를 통해 율리안에 관한 어떤 것들을 알아내고자 한다. 그러나 그 살인마는 전혀 엉뚱하게도 알리나의 눈을 볼 수 있게 해 주겠다며 그녀에게 헛된 희망을 품게 만들거니와 거래를 하려 한다.
알리나는 눈알수집가를 마사지 하면서 조만간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길거라는 사실을 예감하게 되고 죽은줄로만 알았던 초르바흐를 만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깊은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예감했던 그 미래의 희생자가 자신이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다. 눈알 수집가는 그녀를 납치해 또 다른 희생자의 눈으로 그녀의 눈을 이식하려 한다. 참혹한 암흑속에서도 알리나는 그녀와 함께 갇혀 있는 또다른 희생자와 탈출을 도모하게 되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언젠가 자신을 찾아왔던 사라졌다던 여자의 딸이다. 그리고 눈알수집가에게는 공범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아들을 죽인 살인마를 잡으려 그를 뒤쫓게 되는 초르바흐는 자신의 아들과 살인마와의 관계를 알게되는가 하면 눈알수집가에게 붙잡혀 있는 알리나와도 만나게 된다.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자 눈알수집가는 알리나의 과거를 들추며 자신에게 향해 있는 초르바흐의 원망의 화살을 알리나에게 돌려 그에게 주어진 방아쇠를 당기게 만든다. 그리고 점 점 드러나게 되는 사건의 진실과 살인마의 정체는 참으로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사건의 종결로 눈알 수집가는 죽게 되지만 그의 뒤에 있던 눈알 사냥꾼은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작가는 독자들이 바라는 희망적인 마지막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 비록 우리가 바라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상처입은 이 사람들에게 삶이 진행형인것처럼 희망 또한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