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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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참 단순한 그림체지만 그래서 더 이야기에 집중을 하게 되고 만화속 캐릭터에게 빠져들게 되는것 같다. 

항상 여자들만의 이야기를 하던 그녀가 이번엔 서점에서 일하는 남자 스치다를 주인공으로 남자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여잔데 남자의 일상을 그려 나간다니 남자들이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싶은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이름처럼 정말 스치듯 그렇게 사는 남자 스치다! 그의 일상을 살짝 들여다 보니 보통의 평범한 서점 직원이 맞다. 

하지만 그런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을 남자가 아닌 나조차 공감하게 되다니 이건 또 무슨 조화?ㅋㅋ


보통의 우리책과 달리 마스다 미리의 책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책장을 넘겨가며 봐야한다. 

늘 습관처럼 넘기던 책장을 이번엔 반대로 넘기며 보는 느낌도 참 새롭다. 

[수짱의 연애]편에 등장한 스치다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수짱은 언제쯤 등장할까 몹시 궁금했는데 아주 살짝 나온다. 

그리고 마스다 미리의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라는 수필을 읽다보니 

자신의 만화속 캐릭터와 직접 만나는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바로 이 만화속에서 스치다와 만남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아무튼 자신을 만화속에 직접 등장시키기까지 하는 마스다 미리는 보통의 여자는 아니라는 생각도 문득 든다. 


스치다의 일상은 늘 서점에 출근해서 책 정리를 하고 책을 찾는 사람에게 책이 있는 곳을 안내하고 

혼자서 쓸쓸히 점심을 먹고 저녁조차 혼자서 해결하게 되지만 뭔가를 맘껏 즐기며 사는 남자가 아닌 참 알뜰한 회사원이다. 

서점 경력 10년째지만 그닥 존재감이 많지 않은 스치다는 문득 책의 순위를 매기는 핸디터미널로 자신의 순위를 매겨보고 싶어 하고

늦게 퇴근하는길에 늦어진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남아 있기를 희망하기도 한다. 


서점의 도서전 행사가 하나씩 진행되면서 에피소드를 남기게 되는 손님들을 통해 왠지 가슴 뭉클해짐을 느끼기도 한다. 

도서전에 따라 그 주제에 맞는 책을 찾다 보니 그에 관련된 책을 찾아 내기도 하고 어릴적 책에 다시 빠져들기도 하는데

이미 죽은 손녀에게 줄 선물로 손녀가 좋아했던 만화책을 찾는 할아버지를 통해 따뜻한 도서전을 기획하게 되고

어린아이와 함께 책을 보러 오는 아줌마 손님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책을 즐겁게 읽을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기도 한다. 

회사 동료가 주선한 미팅에 입을 옷을 고민하고 죽이 잘 맞는 여자와 기분좋게 미팅을 하지만 퇴짜만 맞고 

자신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 옆에 있던 여자와의 만남을 새롭게 가지게 되는 스치다의 일상이 참 소소하지만 행복해보인다. 


큰아버지와의 이야기에서는 괜히 울컥해지기도 하는 이 만화 참 괜찮다. 

스치다의 책장 리스트에 있는 책들중 [개같은 내인생][백만번 산 고양이][새클턴의 위대한 항해][창가의 토토]는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스치듯 만나게 되는 수짱과 스치다는 어떤이야기를 하게 될지 다음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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