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는 처음부터 다 읽는 그 순간까지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 소설이다. 세상을 향해 힘찬 도약을 하는 파릇파릇하게 푸르러야 하는 청춘인데 고작 30대인 주인공의 생은 이미 한평생을 살아온 사람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많고 평탄하지 못하다. 그것두 스스로의 잘못이 아닌 부모의 잘못으로 인해 그녀는 빚에 쫓기는 신세가 되어 세상 온갖 알바란 알바는 다 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이 소설이 참 다행인것은 온갖 시련을 다 겪으면서도 결코 좌절하기보다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요령이 생기게 되는가 하면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를 만났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재산이 하나도 없는데 빚을 잔뜩 지게 되면 파산신청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빚쟁이들에게 쫓겨 다녀야했던 주인공은 다행히 이 파산친청을 하게 되고 약간은 시달림에서 벗어 나게 되는데 그래도 여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대학졸업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채 단기 알바나 특수 알바같은 일들을 마다하지 않고 해 나가야만 한다. 파산 신청으로 이미 모든 빚을 다 청산했음에도 자신의 월세 보증금을 노리는 빚쟁이가 등장하자 주인공은 그에 관련된 법을 공부해서 그에 맞대응하고 나서기도 한다.


부모님의 파산신청으로 쫓겨다니는 신세는 면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면서 어떻게든 살아가려 발버둥치는 그녀가 참 안쓰럽고 서글프게 다가오게 되는데 추운 겨울, 그녀는 지금 상가수첩을 봉지안에 넣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사당동을 시작으로 신림동, 청담동, 신당동, 개포동등에 이르기까지 봉고차 한대로 상가수첩과 수첩 배달알바와 수첩포장알바가 종일 돌려야할 물량을 다 돌려야 일이 끝나는 알바다. 그런 과정중에 자신의 푸르른 청춘의 날에 했었던 알바들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흥미로운것은 어느 동으로 움직일때마다 그 동 이름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주인공이 그곳에서 했던 알바에 대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할거 같은 주인공의 알바 경력은 정말이지 알바의 달인이라고 해도 될 지경이다. 이야기의 주를 이루는 상가 수첩 알바를 배경으로 서빙, 고시원 총무, 만두가게 점원, 백화점 근무, 카페 홍보 인형, 사탕 포장, 텝스 스텝, 좌담회 알바등 알바라는 알바는 마다하지 않고 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경력이 화려해진 지금 그녀의 청춘을 탄탄하게 만들어 준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서 그녀는 사람처럼 사는 법을 터득해 가고 있는듯 하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끝까지 지켜주려 애쓰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세상 어떤 알바도 끄덕없이 해 낼 수 있는 경력이 있으며 게다가 스스로 힘든 일들을 헤쳐나갈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할 줄 아는 그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로운 청춘이라 칭찬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