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변함없이 마음 편한 집 앞 골목처럼, 언제나 함께 웃을 수 있는 친구처럼, 항상 돌아보면 거기서 따스한 위로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가 이번에는 외로운 모두를 위해 '함께 이야기하기'에 대한 소설을 펼쳐 보인다.

고독한 사람들 사이에서 떠도는 비밀의 홈페이지 '도토리 자매'. 두서없는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누고 싶은데 말할 상대가 없는 우울한 날, '도토리 자매'에게 메일을 보내면 반드시 답장이 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처음으로 올려다본 파란 하늘의 상쾌함부터 저녁 식탁에 올릴 따끈한 수프 한 그릇의 온기까지. 아무리 소소한 이야기라도 마음을 담은 대답이 있으면 외로움이 사라진다. 사소한 사건도, 의미 없는 사연도 함께 나누면 이야기가 된다.




2014 뉴베리 상 수상작으로,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의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작품이다. 사랑 얘기 따위 바보 같다 여기는, 천성이 냉소적인 소녀 플로라와, 동네 평범한 다람쥐였다가 하루아침에 초능력을 갖게 된 다람쥐 율리시스의 모험을 담고 있다.

그동안 디카밀로의 작품들이 내보인 사랑, 기적 등 인간이 지니는 소중한 키워드들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이 탄탄한 스토리텔링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만화처럼 구성된 K.G. 캠벨의 삽화가 더해져 디카밀로의 작품 중 단연 시원스러운 유머가 돋보인다.




따뜻한 화풍과 재치 있는 유머로 인간의 삶을 경쾌하게 그려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삽화가 장 자끄 상뻬. 이 책은 그가 회상하는 유년기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들어 볼 수 있는 인터뷰집이다. 

따뜻한 화풍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따뜻한 적이 없었다. 그림 속 인물들에게서 얼핏 느낄 수 있는 외로움과 고단함은 그의 가난했던 가정 환경과 힘들게 독립하여 스스로 성장해야 했던 어린 시절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팬들의 상상과 달리 그의 유년기는 비참한 기억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낸 그가 어떻게 그리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그릴 수 있는 걸까? 상뻬는 그것이 자기 치유의 한 형태인 것 같다고 말한다. 비참함 속에서도 작은 기쁨을 꼭 움켜쥐는 그의 순수함이 없었다면, 그리고 가난을 이유로 그림을 포기했다면, 우리가 과연 지금처럼 그의 그림을 볼 수 있었을까? 이 책에는 그가 제일 처음 신문에 게재했던 그림부터 그의 유년기의 기억을 투영한 듯한 그림들 총 2백여 점이 수록되어 있다.








작고 심플할지라도, 좋아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집의 힘은 막강하다. 행복할 때뿐만 아니라 침울할 때에도 집은 가족을 치유해주는 존재가 될 것이며, 집과 사람의 관계가 인생의 동료와도 같은 관계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나를 닮은 집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집짓기이며, 이것이 바로 집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메시지이다.






재하는 친할머니와 함께 캐나다에 있는 고모네를 방문한다.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에 조금은 불편한 여행길. 또래인 사촌 에디를 만날 설렘도 잠시, 에디를 만나고 보니 왠지 서먹하다. 한편, 고모가 오로라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고, 혹독하게 추운 날씨와 긴 여정 속에 재하는 한국에 있는 가족이 그립다.

오로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일행. 여기서도 재하와 에디의 묘한 신경전은 계속된다. 개썰매와 얼음낚시 등 신나는 놀이를 해도 재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게다가 아무리 기다려도 오로라는 볼 수 없고, 결국 재하 일행은 돌아가는 버스에 오른다. 바로 그때, 마법처럼 오로라가 펼쳐지는데….








강 노인은 어린 시절 추억과 상처가 남아 있는 산동네 백 번지로 들어온다. 동네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저택인 백 번지 집은 삼십 년 전부터 강 노인 소유가 되면서 '그 상태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 강 노인은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결혼도 하지 않은 싱글남으로, 뇌종양 판정을 받고 이 집으로 들어왔다.

'거인의 집'으로 불리는 이 집은 마을 뒷산과도 이어져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집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늘 하던 대로 이 집 뒤뜰을 통해 산을 오르내리고, 아이들은 뒤뜰에 닭을 키우고, 할머니 한 분은 텃밭을 가꾼다. 강 노인은 이방인인 채로 하루하루 집과 뒤뜰, 창고를 탐색하며 어린 시절 상처를 곱씹는다.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이외수 작가가 2005년 장편소설 <장외인간> 이후 9년 만에 출간하는 소설집으로, 풍부한 언어적 감수성과 예민한 감각이 살아 있는 10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생활 40년을 관통하는 다양한 작품들로 원고지 30매 분량의 「새순」부터 100매가 넘는 「청맹과니의 섬」, 「파로호」 등이다.

문장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수십 번의 퇴고를 거듭한 작품들은 작가 특유의 감수성으로 생동하고 있다. 예민하게 요동치는 심리묘사가 탁월한 「청맹과니의 섬」, 그날의 날씨와 대기의 미묘한 냄새까지 느껴지는 「완전변태」, 그리고 「파로호」에도 낚시꾼 손끝에서부터 오는 입질의 전율이 어김없이 전해진다.

그의 소설은 환상을 그려내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사실적이다. 또한, 작가는 제 기능을 상실한 존재들을 과감하게 원고지 위에 올림으로써 독자들에게 통쾌감을 선사하고 있다. 작가의 따끔한 시선은 무뎌진 양심을 깨우고, 그가 전해주는 감성은 독자로 하여금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하여 감수성을 키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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