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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건축이다 - 인간이 만든 최고의 아름다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4년 3월
평점 :
지난해 여동생이 스페인으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곳의 낭만과 열정을 사진속에 가득 담아와 가우디가 어쩌고, 타일이 어쩌고 하며 열에 들떠 이야기하는 여동생을 보며 나 또한 스페인 여행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는데 마침 스페인을 소재로 가우디의 건축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근사한 책 표지를 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10여젼전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라 할 수 있을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던 저자의 이 책은 단지 건축에 관한 지식을 들려주는 책이 아닌 스페인의 역사와 숨결이 살아 숨쉬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건축예찬이다. 생생한 사진과 함께 그 서술 방식이 마치 눈앞에 펼쳐지듯, 손에 잡힐듯 그렇게 감성적으로 다가와 내가 지금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알카사르의 야경
'사방을 한눈에 굽어보고 있는 알카사르는 시대의 창과 방패로서의 한 시대를 풍미하고
이제는 톨레도의 시간으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있다.' --- p86
알람브라 궁전
'지나치게 아름다운 존재는 손을 많이 타는 법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오히려 파괴할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 p147
구엘공원
'지붕위 마당에 올라서면 제일 먼저 바르셀로나 시가지가 손에 잡힐듯 눈 아래 펼쳐진다.
놀라운 눈길을 잠시 잡아당기면 발아래 아름다운 곡선이 들어온다.
곡선을 따라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 벤치는 자유로운 곡선에 생명을 불어 넣으려는듯
현란한 타일이 빛을 받아 뱀의 비늘처럼 번쩍거린다.' --- p218
살라망카
'이곳에서 나의육체는 지나가는 행인의 일부이자 주변 건물의 장식으로 밤과 낮을 관통하며 훌렀다.' ---p274
도심속 밀림속에 숨어 있는 장엄한 오아시스 같은 마요르 광장을 거닐고, 마드리드 최고의 번화가 살라망카에 머물렀다는 저자의 다락방으로 오르는 삐걱대는 계단을 오르고, 파괴되어 스페인 통일후 다시 지어진 톨레도 대성당의 용서의 문을 열어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넋을 빼앗기고, 톨레도의 심장 알카사르 오새에 서서 사방을 한눈에 굽어 보고, 알바이신 언덕에서 밤 하늘아래 조명등을 밝힌 알람브라 궁전을 바라보며, 가우디의 상상력이 파도치는 카사밀라에 잠시 머물러 온듯 그렇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저자가 머물렀던 그 순간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를 감성적으로 전해준다. 저자가 어떻게 자신의 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설계를 다시 하게끔 했다는 이 스페인의 건축은 그의 가슴속에서 살아 펄떡이듯 어느새 내 가슴속에 파고 들어 내 심장을 쫀득하게 만든다. 스페인에 대한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그 심장속에 파고들 책이다. 정말 일생에 한번은 꼭 가보아야할 스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