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 - 파격과 야성의 요리사 열전
후안 모레노 지음, 미르코 탈리에르초 사진, 장혜경 옮김, 박찬일 감수 / 반비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분명 이 책은 요리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하지만 한펴의 액션스릴러를 읽는 것처럼 무척 흥미진진하다.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요리 레시피도 등장한다. 그런데 그 레시피조차 평범하지 않다. 터프한 문체에 거침없고 솔직 담백한 그들의 이야기는 의외로 드라마틱하고 아슬아슬한 느낌마저 준다. 마피아에 포르노 저리가라할 정도의 거의 벗은채로 요리를 하는가 하면 마약으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라니, 아무도 생각조차 하지 못한 대담한 사람들을 불러 모아 놓은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단 한장의 요리사가 찍힌 사진조차도 무척 스릴이 넘친다.

 

 

 

 

보통 요리사 이야기라고 하면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의 아름다운 장식을 담은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이 책의 요리사 이야기는 막 도마위에 올려진 갓잡은 생선같은 치열한 삶을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다. 결코 그들의 이야기가 미화되지 않고 돌려말하지도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편집되지 않은 그들의 삶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약간의 거부감을 줄수도 있겠다. 사진조차도 어쩌면 너무 위협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꾸미지 않은 진짜 요리사의 삶을 들여다 보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마피아의 무대가 되었던 레스토랑을 꾸려가고 있는 요리사, 텍사스 교도소의 사형수를 위해 마지막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 알프스 게스트 하우스의 텃밭에서 직접 기른 야채와 방목되어 길러진 산양으로 요리를 하는 요리사, 거의 벗은거나 매한가지인 옷을 입고 올린 동영상으로 수만명의 클릭을 받을만큼 인기를 끄는 요리사, 사람을 먹는다는 소문이 날정도로 악랄한 우간다 폭군의 전속 요리사, 나이로비 최대의 쓰레기장에서 천막을 치고 그곳에서 사는거나 마찬가지인 사람들에게 요리를 만들어 파는 요리사, 시위대기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등장해 백인분 이상의 요리를 하는 요리사, 암스테르담의 마약을 넣어 만든 요리를 하는 요리사, 미슐렝의 별 세개로 세계의 돈을 끌어 모으는 요리사등 열일곱명의 요리사 이야기가 등장한다.

 

왠지 위험천만으로 여겨지는 마피아, 마약, 총, 시위등등의 것들이 정말 아무렇지 않게 등장을 하고 그런 환경속에 살아온 그들이 어떻게 요리사가 되어 요리를 하게 되었는지를 아주 생생하게 들려준다. 결코 요리를 위한 요리사가 된것이 아니라 그들 모두는 자연과 평화, 그리고 자신들이 가진 꿈을 위해 요리를 하는 요리사다. 요리사처럼 요리를 잘 할수는 없지만 각자 자신들의 삶을 담아 맛이 있건 없건 한가지 이상의 요리를 할줄 안다. 그러므로 우리 또한 이 책속의 주인공 못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요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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