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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메리카노 어쩌면 민트초코 - 달콤 쌉싸래한 다섯 가지 러브픽션
사토 시마코 외 지음, 강보이 옮김, 한성례 감수 / 이덴슬리벨 / 2013년 12월
평점 :
우리는 사랑을 이야기할때 꼭 달콤 쌉싸름하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또는 사랑은 쓰다느니 달달하다느니 하는 말들도 종종 한다. 그 이유가 뭘까? 가슴설레는 연인을 만나 달콤하니 좋은 기분이거나 내 사랑을 몰라주는 연인때문에 쌉싸레함을 느끼기 때문일까? 어쩌면 그런 사랑을 커피나 초콜렛의 맛에 비유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일본의 네명의 여류작가가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커피 한잔 한잔에 담아내고 있다.
한낱 길가에 핀 들꽃 하나에도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것들이 있다. 형 테오와 동생의 이야기에서는 커피꽃의 전설 이야기를 듣는듯한 기분이 든다. 커피꽃을 든 그림을 본 어느날 영감을 얻어 화가가 되겠다고 나선 형을 물심 양면으로 도와주던 동생, 허나 운명의 장난처럼 형이 아닌 동생의 그림이 오히려 상을 받게 되고 실의에 빠진 형의 죽음을 막으려다 그만 자신의 손마저 잃은 동생은 형의 커피꽃을 찾아 길을 나선다. 그리고 동생은 풍랑에 휩쓸려 그렇게 한송이 커피꽃으로 피어나게 되는 이야기를 보며 형제의 우애가 어떤것인지를 돌이켜 보게 된다.
불가사의한 것들을 몇개쯤 지니고 골목을 지키고 있는 허름한 카페, 바토라는 카페 이름의 유래를 정확히 모르는데다 뒷마당에 출현하는 사람을 경계하는 검은 고양이의 실체, 그리고 재개발 바람에서 30년넘게 살아남게 된 배경등 미스터리한 느낌의 여러가지 것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이야기가 참 신비롭다. 카페를 늘 지키듯 하는 사람과 카페를 운영하는 자매지간의 이야기가 하나둘씩 베일을 벗기듯 그렇게 드러나게 되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여겨진다.
언제나 생선가게를 지나갈때면 자신을 마드모아젤(아가씨)라고 불러주어 부러 찾아가기도 하는 어느 한 여인, 모카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를 내리는 그 모습과 향에 빠져 그 남자를 사랑했던 한여자의 이야기를 쭉 따라가다 보면 시간을 초월해 변해버린 지금 현재의 모습앞에 서게되는 결말에 이르게 된다. 마치 작가에게 속은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그러나 우리는 가끔 그런 착각속에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리고 인터넷상에서 알게 된 사람과의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를 인연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이 알던 어느 커피숍의 이름과 똑 같은 이름을 딴 사강의 커피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게 되는 이야기등 책속의 각각의단편들이 한편 한편 흥미진진하지 않을것이 없고 미스터리하지 않은것이 없다. 사람의 인연이란, 그 사람들의 사랑이란 달콤쌉싸름하지 않은것이 없다. 각각의 단편하나하나 읽는 재미를 주고 사람들의 특별한 인연에 나의 인연까지 엮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야기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