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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전민식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가끔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듯한 섬뜩한 느낌을 받을때가 종 종 있다. 그런데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면 어떤기분이 될까? 내몸속에 칩이 내장되어 내가 가는곳 어디든 나를 그림자처럼 쫓고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하나도 빠짐없이 관찰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보고서로 작성하고 있다면 정말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무섭고 끔직할것만 같다.
고아원 출신으로 보육원을 나와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대학에 진학해 성실하개 살아가려 애쓰는 재황, 그리고 그런 재황을 24시간 감시하듯 관찰하는 수인이라는 여자와 두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진행되는 방식의 소설이다. 처음엔 그저 그를 따라다니며 관찰하는 일을 직업적으로 하던 수인은 점 점 그에게 동화되어가는 자신을 느끼고 불안해하는데 재황은 그 즈음 자신의 삶의 궤도를 훼방 놓는 보육원 친구의 연락을 받게 된다.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고 하루 한끼를 해결하려 성실히 살아가던 재황이 친구로 인해 점 점 망가지는 모습을 보던 수인은 그에 대해 더 많은것을 알기위해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등 원칙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고 재황은 어떻게든 친구에게서 벗어나려 해보지만 갑작스럽게 돌변한 친구로 인해 어안이 벙벙해진다.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재황의 출생에 얽힌 비밀은 듣고도 믿기 어려운 참으로 당황스러운 이야기다.
불법사찰이나 신상털기등 나도 모르게 나를 감시하고 내 정보를 뺏는등의 말도많고 탈도 많은 지금 시대상을 바탕으로 나도 모르게 나의 삶이 혹시 누군가에게 노출되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다. 서술형식의 세밀한 상황묘사와 수인과 재황의 심리적인 변화들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책을 읽게 된다.